이번 방콕 디자인 위크 2022(Bangkok Design Week 2022)에서 주목할 만한 디자인 프로젝트 중에 하나는 ‘파얀차나(Payanchana)’였습니다. 파얀차나는 태국어로 ‘태국어 자음’을 의미합니다. 태국어는 44개의 자음과 22개의 모음으로 이루어진 언어입니다. 그래서 세계의 다양한 언어 중에서 특히 학습하기에 어려운 언어 중 하나로 손 꼽히기도 합니다.

파얀차나는 태국어의 어려운 자음 문자를 그림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습니다. 특히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하여 단순한 일러스트레이션에서 벗어나 하나의 디자인 작품으로 완성시켰습니다. 태국인이라면 모두 어렸을 때 태국어 단어를 동물이나 물체의 형상에 빗대어 암기하도록 배웠습니다. 예를 들어 태국어 자음인 ‘꺼 까이’는 닭처럼 날카로운 입을 가지고 있는 형상으로 기억하는 방식으로 암기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글자가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총 44개의 글자를 모두 디자인하였습니다. 그리고 글자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여 기억하기 쉽도록 디자인하였고, 태국 문자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태국인과 외국인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학습과 상상력을 장려하기 위하여 카드 게임을 사용할 수 있는 44개의 글자 디자인을 엽서 형태로 제작하였습니다. 이는 태국인 뿐만 아니라 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에게도 굉장히 유용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이번에 방콕 디자인 위크에서 만난 파얀차나 카드를 만나게 되어 태국어 자음을 다시 한 번 복기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 엽서 세트는 2D 형태로 제작 되었고, 간결한 그림체를 통하여 직관적으로 태국어 자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파얀차나 Phayanchana https://www.facebook.com/Phayanchana

이미지 출처: 파얀차나 Phayanchana 전시 내 태국 통신원 직접 촬영

그리고 방콕 디자인 위크 현장에서는 엽서뿐만 아니라 태국어 자음을 실제 오브제로 형상화하여 작품화하였습니다. 달걀을 의미하는 ‘커 카이’ 자음은 닭의 형상을 세라믹 잔에 결합하여 표현하였습니다. 그리고 병을 의미하는 ‘커 쿠엇’은 실제 병의 뚜껑을 활용하여 표현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렇게 글자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는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하여 그 글자들을 입체적으로 제작한 부분이 흥미로운 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파얀차나 Phayanchana 전시 내 태국 통신원 직접 촬영

이에 대한 디자인 방법은 문자 디자인과 동일한 원리를 사용하였습니다. 비틀기, 기울기기, 늘리기, 두껍게 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이해하기 쉬운 모양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각각의 글자를 눈에 띄게 만들고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드는 데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파얀차나는 단순하게 디자인 작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태국의 정체성을 해외 곳곳에 알리는 데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태국어의 아름다운 형태가 더욱 더 알려지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https://www.bangkokdesignweek.com/bkkdw2022/program/8855

https://www.facebook.com/Phayanchana

이현경(태국 / 방콕)

orange0322@gmail.com

홍익대학교 광고홍보대학원 석사 졸업

(현) 태국 현지 브랜드 디자인 기획자, 한-태 출판문화 수출 코디네이터

(전) KAKAO WEBTOON 태국 디자이너, LG전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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