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그녀의 이름이 곧 레이블, Saskia Diez

몇 달 전, 필자의 리포트를 통해 HAY 의 선택을 받아 디자인을 리드했던 슈테판 디아즈 (Stefan Diez)를 다뤘다. 뮌헨 중심가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그의 커다란 (?) 작업공간을 만나기 전, 또 다른 이름의 디아즈 작업실을 만날 수 있다. 


 

(이미치 출처: gekko-group.de/en/saskia-diez/)


슈테판 디아즈의 아내인 사스키아 디아즈 (Saskia Diez)의 Showroom 이 그것. 국내에는 그리 친숙하게 알려진 이름은 아니지만, 이미 뮌헨, 독일 나아가 유럽의 쥬얼리 디자인 씬에서는 선명한 이력을 써나가고 있는 사스키아 디아즈를 소개한다. 


 

(이미치 출처: WELT / welt.de/wirtschaft/bilanz/article172309414  © Sigrid Reinichs)



쥬얼리 디자인에 비해 비교적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가구/조명 분야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는 남편의 성공기가 사스키아 본인에게 도움이 되었을지 혹은 걸림돌이였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예전의 디아즈라는 이름은 슈테판을 떠올리게 했다면, 점점 사스키아가 그 이름에 가진 지분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속세공과 산업디자인 공부를 마친 그녀는 전통적이라는 가치로 과대포장된 보석 산업에 맞서고 싶었다고 한다. 산업디자인 관점에서 보석도 충분히 단순하지만 명료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 그녀의 작업은 멀리 일본에서 먼저 환영받았다. 실제로 일본의 미니멀리즘에 매료된 사스키아는 눈에 띄기 위해서 과하게 드러나는 보석/장신구의 표현 방법을 단순화한 작업을 선보인다. 그 중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며 사스키아를 스타 쥬얼리 디자이너의 반열에 올린 작업은 일본 (동양)의 매듭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KNOT 시리즈이다. 

 


 

BIG KNOT necklace No1 - gold (이미치 출처: saskia-diez.com  © Saskia Diez)

 

 

BIG KNOT bracelet - gold (이미치 출처: saskia-diez.com  © Saskia Diez) 



그녀의 작업은 단순히 보석과 장신구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디자이너로써 생겨나는 영감들을 그냥 두기는 힘들었는지, 남은 치약이나 크림 등 튜브형 컨테이너를 짤 수 있는 열쇠모양의 ‘Cream Squeezer’, 선글라스 등의 패션 소품, 종이로만 만들어진 가방 등을 연이어 선보이는 행보를 보인다. 


 


 Bunny Tube Key (이미치 출처: saskia-diez.com  © Saskia Diez)

 

 

Papier big (이미치 출처: designboom.com/design/saskia-diez-papier-bags/  © Saskia Diez &  DuPont™Tyvek®) 



듀퐁 (DuPont)과 함께 한 작품인 종이 가방을 살펴보면, 재생과 친환경에대한 그녀의 관심을 짐작할 수 있는데, 그녀가 본인의 웹사이트에 한 꼭지를 할애하여 밝히고 있듯이, 세상을 향한 투명성 (Transparency)는 단순/명료와 함께 사스키아의 디자인 철학 중 하나이다. 


투명함을 실천하기 위해서 그녀는 주로 뮌헨 혹은 최대한 뮌헨 주변의 소도시에 있는 소수의 금세공인들과 협업/생산하고 있다. 생산을 위해 필요한 이동과 지출을 줄이고,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본인의 성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상생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불필요한 재료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귀금속의 90%를 재활용 하는데, 생산하고 남은 자투리 재료 혹은 오래 사용한 귀금속을 녹여서 다시 새것으로 만든다고 한다. 스마트툴링, 3D 드로잉/프린팅 기술을 활용해서 불필요한 마찰로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고, 포장재료도 상품 포장에 꼭 필요한 크기의 종이의 사용 및 재활용을 통해 기존 종이 사용량을 70%나 줄였으니 엄청난 효과라고 하겠다. 모든 인쇄용지 역시 재생용지만을 사용하고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플라스틱 역시 잔디를 활용해 만든 재생 플라스틱을 쓴다고 한다. 


이쯤되면 환경운동가인지 쥬얼리 디자이너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환경을 향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사스키아는 지나치게 (불필요하게) 보수적이고 낭비가 많은 보석 디자인의 전통에서 벗어나 비주류의 길을 걸었지만, 그 묵묵한 걸음이 지금의 그녀를 가장 창의적임과 동시에 가장 존경받는 디자이너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사스키아의 작업 책상 (이미치 출처: alltheprettybirds.com/fashion-after-covid-19-with-munich-designer-saskia-diez/)



본인의 작품에 그리고 작품을 통해 책임지는 사스키아 디아즈는 스타 디자이너 슈테판 디아즈의 부인이 아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건강한 철학을 가진 디자이너 디아즈가 되었다. 뮌헨의 도심 가운데 번쩍이는 명품 거리가 아닌, 좁고 조용한 골목 어귀의 낡은 작업실에서 화려하지 않지만 강한 생명력의 디자인을 하고 있는 사스키아 디아즈를 만나길 바란다.  


 

참고 사이트 / 자료 

drhauschka.de

welt.de

saskia-diez.com





 

designdb logo
양성철(독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이 곧 레이블, Saskia Diez"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