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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판을 닮은 재생 목재 패널

기후변화와 소비주의가 훑고 지난 지구의 숲은 황량하다. 너무나 쉽게 베이고, 이내 버려지는 건축용 목재 소비만 줄일 수 있더라도, 숲이 황폐해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지 않을까? 싱가포르에서는 기존의 건축용 목재의 대체제로, ‘샌드위치형 가변 계란 상자 구조(SVES: Sandwiched Variable Eggcrate Structure)’이 개발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의 ‘굿 디자인 리서치Good Design Research’의 연구 지원으로, 스마트한 나무 구조의 디자인 설계와 조립 마감으로 알려진 디자인 컨설턴시 ‘프로듀스PRODUCE’, '타입오 아키텍처Type 0’, ‘슈퍼스트럭쳐Superstructure’가 협업 중이다. 

 

 

 샌드위치형 가변 계란 상자 구조(이하 SVES: Sandwiched Variable Eggcrate Structure)는 CNC머신으로 깎아서 만든 계란판 구조의 틀에 얇은 재생목재를 여러 겹 끼워 넣어 성형한다. /@디자인: 판 이 쳉Pan Yi Cheng(PRODUCE/ TYPE 0/ SUPERSTRUCTURE), 촤 홍 지Chua Hong Zhi(SUPERSTRUCTURE), 쉥 웨이Sheng Wei(Type 0/ SUPERSTRUCTURE), 키스 서Keith Soh(SUPERSTRUCTURE), 새무엘 우Samuel Woo(SUPERSTRUCTURE)

 

 

 


‘굿 디자인 리서치Good Design Research’ 전시 중인 SVES의 단면
 /@디자인: PRODUCE, TYPE 0, SUPERSTRUCTURE

 

SVES는 열대 기후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생장하는 수종에서 추출한 재생 섬유를 계란판 형태의 구조물로 성형하는 기법이다. 통나무를 일단 잘라내고, 일정한 크기의 판재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목재 상당 부분을 버리는 ‘대량 생산 목재(MET: Mass Engineered Timber)’보다 시간과 자원의 낭비가 적다. 물론, 건축 과정에서 대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콘크리트, 철, 대량 생산 목재’보다 친환경적이다. 

 

 


SVES로 제작한 구조물 예시 /@디자인: PRODUCE, TYPE 0, SUPERSTRUCTURE

 

SVES는 침엽수보다 무른 성질을 가진 활엽수를 레진과 접착제로 겹겹이 붙여 틀에 넣고 성형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계란판 구조로 사이 공간을 규칙적으로 배치하면, 일반적 목재 구조보다 더 큰 압력을 견딜 수 있다. 더불어, 사용하기에 너무 작은 나무 조직도 계란판 구조에 활용할 수 있어, 낭비가 적다. 유럽 승인을 필요한 기존의 MET 목재들은 소규모 프로젝트에 활용하기에는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부담스럽지만, SVES는 인근 동남아 국가에서도 손쉽게 생산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강도 테스팅 과정 /@디자인: PRODUCE, TYPE 0, SUPERSTRUCTURE

 

 

‘대량 생산 목재(MET: Mass Engineered Timber)’는 겨울을 견뎌 단단한 수종의 유럽산 통나무를 가공하여 생산하기에, 싱가포르까지의 운송비를 고려하면, 중소형 건축 프로젝트의 경우는 목재 대신, 콘크리트나 철을 사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반면, SVES는 순식간에 자라는 싱가포르 인근의 열대 수종을 활용하여, 목재 생산에 드는 총시간이 적고, 운송 비용이 저렴한 이점이 있다. 더불어, 싱가포르의 중간 규모의 건축회사에서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평균 주 44시간 이상 근무, 월급 75만원 이하)를 보통 100여 명씩 고용하는데, 조립과 해체를 용이하게 하는 시스템도 동시에 개발하면, 건설 현장의 노동 강도와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다.

 

 


SVES를 확장하기 위해 개발한 연결 시스템. 나란히 놓은 판재 위에 쐐기를 박아 고정시키는 방식이다. /@디자인: PRODUCE, TYPE 0, SUPERSTRUCTURE

 

 

 


SVES 판넬이 직각으로 만나는 모서리를 마감하는 방식@PRODUCE, TYPE 0, SUPERSTRUCTURE

 

 

 



싱가포르산 재생 목자재 ‘원우드’를 활용하여 만든 유기적인 모듈(위)과 모듈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아키엑스포ArchXpo 2019의 ‘플루이드 넷 파빌리온Fluid Net Pavilion(아래)’@디자인: PRODUCE, Superstructure

 

 

SVES 사용한 목재는원우드Onewood’라고 불리는 싱가포르산 재생 목자재이다. 현재 연구팀은 건축 현장에서 손쉽게 사용할 있는 600mm, 900 mm 폭의 산업용 모듈을 순조롭게 양산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고, 국내외 판매 활로를 위한 각종 인증과 안전성 검사에 대비하고 있다. 재생섬유를 활용하는 SVES 안전성과 수명만 보장된다면, 무분별한 벌목이 일어나는 속도를 줄일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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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정(싱가포르)
Konstfack, Experience Design Interdisciplinary Studies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PLUS Collabor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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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목재 #지속가능성 #구조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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