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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예술행사 Documenta, 논란의 중심에 서다

 


1955년 시작해 매 4-5년마다 독일 Kassel (카셀)에서 개최되는 국제 현대 미술 전시회 Document (도큐멘타)는 개최 시기 (4-5년)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예술가들이 참여한다는 이유로 예술계의 올림픽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왔다. 나치 독일에 의해 선정적이고 퇴폐한 미술이라는 박해를 받으면서도 ‘독일인들에게 예술을 즐길 권리’, ‘전세계에 독일의 예술을 알릴 기회’, ‘전세계의 (현대)예술을 한 자리에 모으는 방법’으로 명맥을 이어온 도큐멘타는 2022년 올해 15회를 맞아 커다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Documenta fifteen poster (이미치 출처: documenta-fifteen.de @documenta)



팬데믹의 정점을 운좋게 비켜가서 올해 6월 중순 개막한 15회 도큐멘타의 주제는 지속사능성 (sustainability / nachhaltigkeit) 이다. 따라서 초청된 작품들이 주로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지속가능성에 관한 것이었어야 했지만, 몇몇 초대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이 표현하는 메시지가 행사의 취지와는 사뭇 다른, 정치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었고, 6월 18일 행사의 시작과 함께 여론과 언론의 비판이 쏟아졌다.







  


개막식을 앞두고 people's justice의 배너를 벗겨내는 모습

(이미치 출처: tagesspiegel.de/kultur/antisemitische-figuren-auf-kunstwerk-ein-desaster-fuer-die-documenta/28443244.html @DPA/Swen Catekeeper)




인도네시아의 예술 그룹 Taring Padi의 대형 풍자 벽화 “People's Justice (민중의 정의)”에는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다윗의 별’ 문장과 이스라엘 정보국 Mossad (모사드) 라는 단어를 새긴 돼지를 닮은 얼굴의 군인이 등장한다. 그의 뒤로는 핵미사일이 날아가고, 군인들의 행렬을 박수치며 환영하고, “Don’t worry. Be happy.”라고 말하며 피흘리고 쓰러져 죽어가는 사람들을 조롱하듯 웃고 있는 또 다른 돼지 얼굴의 사내가 서있다. “반전”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편의 대중이 있는가하면, 반유대주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대중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 사건은 개막전에 공개된 바 있는 팔레스타인의 예술가 그룹 TQoF의 이스라엘 군대에 대한 풍자 작품의 사례에 더해져서 네오나치 (Neo-Nazis)로 추정되는 우익 극단주의자들의 불법적인 위협 낙서가 도시 곳곳에 등장하는 사태로 번지게 되었다. 






people's justice의 에서 가장 문제가 된 표현

(이미치 출처: tagesspiegel.de/kultur/antisemitische-figuren-auf-kunstwerk-ein-desaster-fuer-die-documenta/28443244.html @DPA/Uwe Zucchi)





반유대주의적 성향의 작품들이 거리에 전시되고, 유대인 탄압의 상징이었던 네오나치 등의 무분별한 낙서 테러가 이어지자, 이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항의도 이어졌다. 그들은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거리로 나와 반유대주의를 조장하는 도큐멘타를 비판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논란과 다툼 속에서 카셀 시장과 도큐멘타측은 공식적인 사과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문제가 되었던 작품들은 모두 철거되었고, 5년만에 성대하게 열렸던 도큐멘타는 공식 일정을 중단하고 재정비 이후 6월말 재공개를 선언했다. 




Documenta 행사장에서 반유대주의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모습

(이미치 출처: tagesspiegel.de/kultur/antisemitische-figuren-auf-kunstwerk-ein-desaster-fuer-die-documenta/28443244.html @IMAGO/Hartenfelser)




축제는 잠시 멈췄지만, 여전히 예술이 가진 표현의 자유와 인종차별과 정치적 메시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아마도 해답을 찾기 힘든 논란일 것이다. 꼭 반유대주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예술이라는 장르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이어질 문제일 것이다. 예술이 지향하는 표현의 자유와, 그것이 지닌 메시지와 힘이 가진 책임은 저울의 양쪽 끝에서 서로의 거리를 좁히기 힘들어 보인다. 





 

 

 

참고 사이트 / 자료 

document-fifteen.de

tagesspiegel.de

네이버 지식 백과



 

양성철(독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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