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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유로로 독일 어디든, 9 Euro Ticket

 

COVID 19로 인한 판데믹이 우리 생활을 멈추게 한 지도 햇수로 4년을 지나고 있다. 그동안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규율이 이전의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했지만, 그 중에서도 ‘격리’, ‘거리두기’, ‘인원 제한’ 등 사람들의 이동에 관련된 제한들은 가고 싶은 곳으로 마음껏 다닐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소중했었는지,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한게 아닌 것이 되어버린 지금, 새삼 감사하게 된다. 





마스크로 호흡기를 가린 승객들 / 함부르크 지하철 (이미치 출처: urban-transport-magazine.com/en/corona-medical-masks-in-public-transport-mallorca-bans-passengers-from-talking/) 




이동과 관련한 세상의 모습은 또 어떻게 바뀌었을까? 가장 큰 변화는 대중교통의 이용 빈도이다. 아무리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쓴다고 하더라도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거나, 법적으로 제한이 풀린 곳도 많다.), 다수의 사람들과 접촉할 수 밖에 없는 대중교통의 이용을 피하고, 이동을 해야하는 경우,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도 있겠지만, 경기 침체에 대비해서 가계 소득의 일정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교통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이동이나 여행 자체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는 것은 크게 새롭거나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이렇게 단거리뿐 아니라 장거리 여행의 대중교통의 사용이 줄어드는 것은 여행 산업에 큰 타격을 입히고, 또 다른 경기침체를 야기시키기 때문에 모든 나라의 정부는 ‘안전을 위해 이동의 제한을 풀어줄 지’ 혹은 ‘경기 회복을 위해서 이동과 여행관련 소비를 장려할 지’ 큰 딜레마에 빠져있다.

 

 

 

빈 승강장에서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베를린의 Sbahn 지하철 (이미치 출처: cleanenergywire.org/news/corona-crisis-shakes-shift-sustainable-urban-mobility @J.Donath)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어.’ 라고 말한 다소 오글거리는 드라마 대사와 비슷하게, 단 돈 9유로만 있으면, 독일 내에서 어디든지 갈 수 있다면 어떨까? 독일 정부가 지난 6월부터 8월 말까지 3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마법의 티켓, 9 Euro Ticket (9유로 티켓)을 소개한다. 



 

뮌헨 교통청 MVG의 9유로 티켓 광고 (이미치 출처: mvg.de/mvg/services/aktuelles/9-euro-erstattung-semester.html)




말 그대로다. 단 돈 9유로로 한달 간 독일의 전국, 모든 도시 안에서 이동하는 모든 교통수단 (단 고속열차 IC, ICE 제외)을 시간, 횟수, 거리에 상관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통행권이다. 이용객의 감소로 엄청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중교통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고, 여행 장려를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려는 자구책이다. 이 티켓은 국적에 상관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에 철도나 도로를 통해 연결되어있는 유럽연합 내 많은 외국인을 포함한 비유럽권 여행객들의 독일 방문을 늘려서 외국인의 독일 내 소비를 늘리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 




 

9유로 티켓 (이미치 출처: tagesschau.de/wirtschaft/verbraucher/69-euro-ticket-103.html @tagesschau)

 




 

별도의 어려운 증명 없이 독일내 모든 기차, 지하철 역, 버스나 트램 (경전철) 내부에서도 구매가 가능하고, 온라인을 통해서도 미리 발권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행객들도 손 쉽게, 미리 저렴한 교통권을 획득할 수 있다. 사용기간은 발권한 해당 월 내내 유효하다. 이 마법 티켓의 영향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 독일내 이동/여행 인구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예상대로 관광수익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9유로 티켓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철도 여행객

(이미치 출처: tagesspiegel.de/berlin/bahn-chaos-wegen-9-euro-ticket-ueberfuellte-zuege-ungeplante-stopps-starker-andrang-wegen-rueckreisen-erwartet/28401170.html @DPA/MONIKA SKOLIMOWSKA)




물론 언제나 득이 있으면 실도 있는 법. 판데믹 상황을 겪으며 축소된 운행편과 인력에 대비해서 갑작스럽게 증가한 이용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곳곳의 역에서는 여핵객들이 원하는 열차를 타기 못하고 다음 열차를 기다리느라 승강장을 가득 메운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 많은 이동이 있는 만큼 코로나 확진도 증가하고 있으며, 도시에서 도시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번지는 광역적 확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다고 있다고 한다. 또한 막대한 재정 지원으로 인한 정부의 지출이 이후 독일 국민들에게 증세라는 이름으로 돌아올 것 이라는 우려섞인 예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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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제도, 시스템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의 궁핍과 생존을 해소해주기 위한 제도는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을 넘어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9유로 티켓의 명암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경제를 살리고 코로나 이전 시대처럼 자유로운 이동/여행을 가져온다. 그 이면에 존재하는 과세와 질병의 확산, 지연과 연착 등의 문제들을 기억해야 한다. 코로나 종식이 아직은 멀어보이는 지금, 너무 일찍 열어버린 샴페인으로 인해 2차, 3차 대유행을 가져왔던 과오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이라는 시간동안 한시적으로 진행한 이 실험(?)의 결과를 토대로, 다음에 시행될 제도들은 그만큼 철저한 대비와 소통을 통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완벽에 가까운 제도가 되길 바란다.   




 

 

참고 사이트 / 자료 

tagesspiegel.de

tagesschau.de

mvg.de

cleanenergywire.org



 

양성철(독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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