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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되는 배터리들: Powered by Audi X Nunam

 


유럽의 구시가를 거닐다보면 자주 만날 수 있는 전통(?) 교통수단은 단연 마차이다. 늠름한 덩치에 고혹적으로 잘 관리된 갈퀴를 가진 말 들이 끄는 마차에 올라타서 처음 와본 미지의 도시를 둘러보는 관광객들은 자동차의 이동속도를 바라지 않는다. 내연기관이 만들어내는 매연보다 더 심하게 코끝을 파고드는 분뇨냄새는 이국적인 유럽의 거리 풍경에 묻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구시가를 거니는 마차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Yasen Iliev) 




반대로 동남아의 많은 도시에는 영어표기로 Rickshaw (릭샤)라고 불리는 이동수단이 관광객들을 태우고 거리를 누빈다. Rickshaw는 일본에서 인력거를 부르는 ‘리키샤(力車)’가 영어식으로 변화되어 만들어진 단어인데 (참조: 두산 백과사전), 곧 중국의 인구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는 인도가 대표적인 Rickshaw의 천국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행된 ‘인력’을 이용한 Rickshaw 금지법의 영향으로 자전거를 이용한 Cycle-rickshaw 혹은 소형엔진을 장착한 Auto-rickshaw 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인도에서 Tuk Tuk (툭툭)이라고 불리우는 Rickshaq는 관광객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를 나르는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이며, 한국의 총알배송처럼 음식과 물건을 나르는 중요한 배송수단이 되었다. 



 

인도의 거리를 가득 채운 툭툭-TUK TUK  (이미지 출처: wired.com/story/india-sun-mobility-electric-rickshaw-bus-battery-swap/ @PRATIK CHORGE/GETTY IMAGES)



2020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도에는 약 2억1천만대의 툭툭이 존재한다. 이들 중 절반만 내연기관을 활용한다고 하면 여전히 1억대가 넘는 툭툭들이 매연을 내뿜고 탄소배출을 하면서 인도 이곳저곳을 달리게 되는 것이다. 무분별한 환경오염과 에너지 소비를 막기 위해서 그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 분명 마차는 아니다. 2억 마리의 말들이 풍기는 분뇨의 냄새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대안은 바로 전기 툭툭. 2019년 초, 인도의 SUN Mobility (sunmobility.co.in)는 소형버스와 툭툭의 전기화를 선언하고, 배터리 교체형 소형 운송수단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SUN Mobility 전기 툭툭과 교체형 배터리 스테이션  (이미지 출처: twitter.com/sun_mobility/status/994898563082739712 @SUN Mobility)



교체가 가능한 배터리가 대중화되면서, 인도의 E-Rickshaw 시장은 2021년 11억 달러에 달했고, 2027년이 되면 28억 달러가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흐름이 이어져서 세계 최대 Rickshaw 시장인 인도는 전기화의 성공적인 과정 중에 있다. 



탈 내연기관, 전기화는 전세계 자동차 브랜드들의 목표이기도 한데, 아우디 (AUDI)의 대표적인 전기차  E-Tron의 테스트용으로 사용되어 전량 폐기되어 왔던 대량의 배터리를 재활용해서 인도의 전기 툭툭에 사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회사는 인도와 독일의 조인트 비영리 스타트업 Nunam (누남: www.nunam.com)이다. 



 

 

아우디와 누남의 전기 툭툭 (이미지 출처: autoevolution.com/news/audi-repurposes-e-tron-batteries-to-power-electric-rickshaws-191342.html @AUDI)



누남은 전세계에서 버려지는 수많은 배터리들을 모아 재활용함으로써 전력이 부족한 인도의 곳곳에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더이상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를 수거해서 미세하게 남아있는 배터리 잔량을 모두 사용하고, 다시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자원의 낭비,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것에, 나아가 열악한 환경에 전기를 공급하는 일은 망가져가는 지구를 살리는데 일조하는 대단한 일이다. 아무런 죄책감 없이 편안하게 플라스틱을 사용하게 된 인류가 이제는 역설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에 뒤덮혀 살고 미세플라스틱을 먹게 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것처럼, 전기화는 또 다른 산업 폐기물을 만들어 낼 것 이다. 너무나 당연한 순환을 막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더디 진행되도록 하는 커다란 발걸음이다. 


   

 

아우디와 누만의 전기 툭툭 (이미지 출처: autoevolution.com/news/audi-repurposes-e-tron-batteries-to-power-electric-rickshaws-191342.html @AUDI)


 

아우디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전기 툭툭은 2023년에 인도의 도로와 좁은 골목을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누만은 전기배터리 외에도 LED 라이트와 같은 다양한 파트들의 재사용도 계획 중이라고 한다. 아우디의 E-Tron 외에도 얼마나 많은 전기차의 테스트용 배터리들이 버려질지 생각해보면, 사업의 확장을 통해 버려지는 전기와 쓰레기를 줄이고, 전기부족국가에 남아도는 전기를 공급하는 아이디어에 많은 자동차 브랜드의 동참이 이뤄지길 바란다. 


 

 

 

참고 사이트 / 자료 

autoevolution.com

mordorintelligence.com

두산백과사전



 

양성철(독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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