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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켄스탁 (Birkenstock)이 걸어온 길

 

 

“독일인들 모두 한두켤레는 가지고 있을껄?”

“거실에서도, 정원에서도, 차고에서도, 마트 갈 때도 다들 그걸 신지.”

“어렸을 때 친구들 사이에서 슬리퍼라는 말 안썼어. 그러고보니 지금도 그러네. 버켄이지.” 

 

버켄스탁 (Birkenstock)에 대한 독일인 동료들의 설명이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독일인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집 안 어디에도 심지어 사무실에도 있는, 적어도 독일에서는 포스트잇 (Postit)처럼 브랜드가 제품 자체가 되어버린 버켄스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  



버켄스탁의 역사는 17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으로부터 246년 전, 한국은 조선이었고, 중국은 청나라, 프랑스는 루이 15세에서 16세로 왕권이 넘어갔으며,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혁명이 시작되었다. 먼저 이 시기에 시작된 브랜드가 긴 시간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경의를 표한다. 대부분의 오래된 독일 브랜드들이 그러하듯, 버켄스탁 역시 설립자의 성을 따왔다. 요한 아담 버켄스탁 (Johann Adam Birkenstock)은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른 나이에 구두 장인의 길을 택했고, 신발은 버켄스탁 가문의 가업이 되었다. 246년이 넘도록 말이다. 4세대 가업을 이어가게 된 콘라드 (Konrad Birkenstock)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발바닥 모양을 본떠 신발 안창 (insole)을 만들기 시작했고, 15년간의 연구 끝에 가장 이상적이라고 평가되는 안창을 선보이게 되었다. Fussbett (Fuss: 발 / Bett: 침대)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이것이 버켄스탁을 세계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은 슬리퍼로 만들어준 코르크 재질의 안창이다. (실제로는 4겹의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Birkenstock 초기 광고: Fussbett (발을 위한 침대: 좌), Orthopadie auf gesunden Füssen (건강한 발을 위한 정형외과: 우) (이미지 출처:birkenstock.com/de/1774/dior/)




버켄스탁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발바닥에 가장 편한 안창을 만들려고 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부상에서 복귀한 군인들은 정형외과적 지원을 통해 버켄스탁을 접하게 되었고, 잦은 부상으로 발바닥에 무리가 안가는 편한 신발을 필요로하는 운동선수 (특히 체조 분야)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게 되었다. ‘발 건강을 위한 신발’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독일 전역에는 버켄스탁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졌고, 세대를 걸쳐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독일인의 국민성이 오랜 성공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로 독일인들의 브랜드 충성도는 대물림되는 성향이 강하다. 디자인적으로도 스마트한 기능으로도 앞선 삼성이나 엘지의 세탁기가 독일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대물림되는 밀레 (Miele)에 고전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이후 버켄스탁은 독일을 너머 미국과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고, 모델별로 유명 도시의 이름을 따서 부르는 전통이 생겼다. 밀라노와 보스턴, 아리조나 등이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모델이다. 전후 자유주의, 히피 문화와 어우러져서 "자연으로의 회귀"를 인생의 지표로 삼았던 젊은 세대들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Birkenstock Milano (이미지 출처:birkenstock.com/de/1774/dior/)

 





 

Birkenstock Boston (이미지 출처:birkenstock.com)





유명인사들이 공식적인 자리에 버켄스탁을 신으면서 서양을 넘어서 아시아 국가들에도 전해지게 되었고, 독일의 국민 슬리퍼는 전세계인의 슬리퍼가 되었다. 역사상 가장 많이 그리고 널리 판매된 슬리퍼 버켄스탁은 명품으로 분류되는 “하이패션”과의 콜라보를 통해서 희소성있는 명품 슬리퍼 라인들도 가지게 되었다. 대표적인 콜라보 제품으로는 Jil Sander, Valentino, 그리고 올해 발매된 Diro와  Adererror 등이 있다. 





 

Dior by Birkenstock (이미지 출처:birkenstock.com/de/1774/dior/)





 

Adererror by Birkenstock (이미지 출처:birkenstock.com/de/1774/ader-error/)





2019년 (9월 말 기준)에만 7억 2,150만 유로의 매출, 2,400만 켤레의 신발을 전세계에 팔아서 1억3,000만 유로의 흑자를 기록한 버켄스탁은 2021년 초 프랑스의 하이패션 그룹 LVMH (루이비통, 디오르, 지방시, 겐조, 펜디 등 다수의 명품브랜드 소유)에 인수되었고, 이를 계기로 더 많은 하이패션과의 콜라보를 기대하게 한다. 최근 1774 (설립연도)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스페셜 에디션들을 선보이는 등 공격적이고 신선한 기획과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 버켄스탁의 또 다르 도약을 기대한다. 





 

 

 

참고 사이트 / 자료 

birkenstock.com/de/1774

forbes.com


 

양성철(독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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