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자동차 브랜드가 그러하듯, 다가오는 미래의 이동수단 (Future Mobility)의 청사진을 그리는 컨셉카 제안은 매년 정해진 중요한 과제이다. 당장 거리를 달리는 신차들이 (현실적인 판매고를 통해) 지금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간다면, 경험하지 않은 미래의 예상 시나리오에 맞는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란 브랜드가 나아갈 내일의 방향성을 나타내기에 당장의 수익성과 연결되지 않더라도 분명 중요하고 중요한 일이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당장 팔리지도 않는 컨셉카의 평가에 따라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 하기도 한다.

독일의 아우디 (Audi)는 몇해 전부터 ‘XXX+Sphere’라는 이름의 미래형 컨셉카 라인의 매년 제안해 왔다. 입체에서 ‘구’를 뜻하는 ‘Sphere’는 공간, 영역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때문에, 아우디가 설명하는 “In the future, we’re not just building vehicles. We are building experience spaces.” (미래에는 우리는 자동차만을 디자인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공간이 가진 경험을 디자인합니다.) 라는 모토와 맞닿아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Sphere 컨셉은 총 세가지. 미래의 스포츠카를 제안하는 Skyspherer, 고급 세단의 진화형 모델인 Grandsphere, 도시에 최적화된 운송수단인 Urbansphere 이 그것이다. 이 라인업에 네번째 형재 컨셉이 발표되었다. 아웃도어와 스포츠형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Activesphere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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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아우디의 신차나 컨셉카의 발표는 실제 작업에 참여한 리더급 디자이너들이 등장하는 여러편의 영상으로 진행된다. 보다 생생한 발표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자. LINK

Audi ActiveSphere (이미지 출처: progress.audi/progress/en/concept-cars)

전반적인 외관의 느낌은 스포츠 SUV의 그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눈에 띄는 것은 좌우 도어 하단과 전면부 범퍼 하단으로 투명한 유리재질의 외관이다. 밖에서는 차량 내부가 보이고 실내에 앉아서는 외부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도로, 오프로드, 사막과 산악, 설원과 빗길 등 다양한 자연을 누비는 차량의 특징을 살려 외부와의 연결을 디자인에 적용시킨 듯한 느낌이다. 

Audi ActiveSphere (이미지 출처: progress.audi/progress/en/concept-cars)

기존의 유리창을 통해서 뿐아니라, 차량의 하단부를 통해서도 바깥의 자연을 공간 속으로 끌어들여와 두 세계를 연결 시키는 이 컨셉은 차량 내부에서의 HMI (Human Machine Interaction)에도 적용된다. 이 컨셉카의 가장 놀랄만한 특징이기도 한 그것은 기존에 사용되어온 디스플레이를 모두 지워버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차량의 정보는 어떻게 탑승자에게 제공되는가. 모두 내장된 AR 글라스를 통해서다. 차량 내부와 외부를 새로운 시각으로 연결해서, 늘 제공되어 왔던 고정된 디스플레이가 아닌 사람의 시선이 닿는 모든 곳에 시각적 정보를 제공해서 두 세계의 연결지점 중심에 언제나 탑승자가 있게 한다. 운전석은 조형 핸들이 사라졌다 나타나는 움직임을 통해서 수동과 자율 주행 모드로 바뀌고, 각각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시각정보와 컨텐츠를 AR 그래픽으로 제공한다. 

Audi ActiveSphere (이미지 출처: progress.audi/progress/en/concept-cars)

다양한 노면을 달리는 이 컨셉카의 외관적 특징 또 한가지는 오프로드 변속이다. 속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오프로드를 달릴 때 차체가 타이어를 기준으로 위로 올라가면서 오프로드형으로 차량의 속성이 변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서스펜션을 튜닝한 오프로드형 차량과 같은 높은 시야의 운행 경험이 가능해진다. 

Audi ActiveSphere (이미지 출처: progress.audi/progress/en/concept-cars)

외부 활동을 즐기려면 다양한 준비물들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산악용 자전거, 골프채와 캠핑 장비들, 드론이나 물놀이 장비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유려한 외관을 가진 이 컨셉카에는 그것들을 보관할 공간이 없어 보인다. 이때 마법이 일어난다. 트렁크가 열리면서 커다란 개방형 카고가 생기는 픽업트럭 형태의 차량으로 변신한다. 이 위에 아우디 산악용 바이크 두대와 여분의 타이어가 모두 수납된다. 시나리오 영상을 보면 더욱 생생한 시각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Audi ActiveSphere (이미지 출처: progress.audi/progress/en/concept-cars)

아우디가 그리는 미래의 이동형 경험 공간의 아웃도어 확장판인 Activesphere는 그동안 발표된 세가지 컨셉카 중에서도 가장 기술적 진화를 선보인다. 모션센싱을 이용한 제스쳐 컨트롤은 물론이고, 디스플레이를 통한 제한된 시각경험을 시선이 머무르는 모든 곳으로 확장한 과감한 시나리오에도 분명 기술적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를 잘 정리해서 다음 세대의 양산형 차량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다음 주자들이 할 일이리라. 그 간극이 최소화될 수 있기를 가슴 졸이며 기다려야 겠다. 

참고 사이트 / 자료 

이미지: audi-mediacenter.com/en/press-releases/the-audi-activesphere-concept-15161

audi.com/en/innovation/concept-cars.html

progress.audi/progress/en/concept-cars/audi-activesphere-concept.html?pid=bc:concept-cars:audi.com:teaser:n:activesphere:o:ai~conceptx23_en

양성철(독일)

imaginemade@gmail.com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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