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코르크를 만나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방법은 와인코르크 및 인테리어 제품을 사용할 때일 것이다. 주로 동남아시아, 중국, 남미 등에서 수입된 저렴한 제품들이 많다. 하지만, 최상급 퀄리티의 전통 있는 코르크 생산지는 포르투갈로 전 세계 수출량 60%를 담당하며, 코르크 숲 역시 34%가량의 면적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국가적 산업이다. 와인 산지로 잘 알려진 프랑스, 미국, 스페인 등 중상급 이상의 와인들은 포르투갈 코르크만 사용함으로써 와인의 향을 보존하고, 지켜줄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나무 자체의 밀도는 물론 부스러기도 없으며 제주 기술도 월등하다. 코르크를 제작하기 위해선 코르크나무의 껍질만 채취하여 만들며, 심지어 코르크나무의 껍질은 첫 채취에는 25년이 걸리지만 이후로는 8~9년 주기로 채취할 수 있으며 나무의 껍질을 벗겨내지 않을 경우 나무 자체가 죽는 만큼 사람과 자연이 상생할 수 있는 소재이다. 한국인들의 정서가 담겨있는 술이 소주와 막걸리라면, 미국에서는 와인이 대표적이다. 아주 저렴한 단돈 5달러짜리 와인부터 캔 와인까지 종류가 수도 없이 많이 판매되는 와인의 코르크는 미국에서 대중적으로 DIY 및 인테리어 소재로 만나볼 수 있다.

이런 코르크 제조사 중 세계적인 코르티세이라 아모림(Corticeira Amorim)이 미국 대표 디자인 학교 파슨스 디자인 스쿨(Parsons School of Design)의 학생들에게 코르크 제작방식을 가르쳐주고, 공장에서 도제로서 체험할 수 있는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코르티세이라 아모림은 이번 협업을 통해 줄어드는 코르크 장인들의 기술의 명맥을 이어 나가며, 미국 대표 디자인 학교 학생들에게 기술을 가르쳐줌으로써 향후 이들이 디자이너로서 사회에 진출했을 때 코르크가 가진 장점과 재료의 유연성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수업은 실제 뉴욕 파슨스 학생들이 45시간의 몰입형 이론-실습수업으로 구성되어 현지 아모림 코르크 공장에서 진행되며, 현지 코르크 장인들이 직접 참여 및 멘토링, 첨단 시설 및 기술 제공, 실험용 원료 공급 등을 통해 포르투갈 대표 산업 기술과 역량을 학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진행했다. 해당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코르크 가공 방법을 배우고, 장인들과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현재 천연 원료가 추출되는 방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지속 가능한 산업과 디자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장도 열렸다.

포르투갈에 머무는 동안 파슨스 학생들은 코르크 원료 사업부, 코르크 마개 사업부, 바닥 및 벽 덮개 사업부 및 단열 코르크 사업부를 방문해 코르크 산업의 통합된 비전, 해당 부문의 획기적인 발전, 그리고 모든 재료가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음을 직접 배웠다, 코르티세이라 아모림 회장 및 CEO인 안토니오 리오스 아모림(Ant nio Rios Amorim)은 “파슨스와 같은 세계 최고의 디자인 학교 중 한 곳에서 교육받은 디자이너들이 향후 사회의 패러다임 전환을 할 수 있는 올바른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코르크는 의심할 여지 없이 친환경적인 소재로서, 이 미래 디자이너들에게 좋은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파슨스 학장인 데이비드 루이스(David J. Lewis)는 이번 협업 수업에 대해 "우리 학생들이 코르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독특한 디자인을 생각해 낼 수 있는 영감과 환경 재생 및 순환에 대한 교육을 심화할 수 있는 코르티세이라 아모림과의 수업은 무척 의미가 남다르다.”라고 밝혔다. 이번 수업에서 제작된 코르크 작품들은 오는 2023년 5월에 개최되는 뉴욕시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전시될 예정이며, 다음 달 18~25일 사이 뉴욕 카날 스트리트 마켓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에서도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강기향(미국 / 뉴욕)

gihyangkang@gmail.com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패션디자인학과 졸업

(현) Meijer 아동복 테크니컬 디자이너(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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