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일부터 일본에 ’특정소형원동기부착자전거(特定小型原動機付き自転車)’라는 차량 구분이 생겼다. 이 구분은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된 전동 킥보드가 도로에서 운행될 수 있도록 합법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https://www.mlit.go.jp/jidosha/jidosha_fr7_000058.html
특정소형원동기부착자전거로 구분되는 소형 차량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최고 속도: 20km 이하
• 정격 출력: 0.6kW 이하
• 차체 크기: 길이 1.9m 이하, 폭 0.6m 이하
• 이용 가능 대상: 16세 이상 무면허 이용 가능
• 이용 가능 장소: 차도와 자전거 도로
이 구분의 차량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도로교통법에 따른 안전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번호판을 부착하고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https://young-machine.com/2023/10/06/491529/photo/491638/
이 새로운 차량 구분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정부가 킥보드를 합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번호판 부착과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그러나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다양한 모빌리티 컴퍼니로의 변혁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법령과 기준은 새로운 차량 개발의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예를 들어,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는 고령자 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에 따라 고령자에게 자동차 운전면허 반납을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이나 대중 교통인프라가 원활하지 못한 지역에 사는 고령자에게 자동차는 필수적인 생활 도구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특정소형원동기부착자전거가 하나의 돌파구로 보인다.
소형 원동기(50cc미만)를 운전하려해도 면허가 필요한 일본에서 운전 면허를 반납한 고령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자전거와 제한 속도 6km의 시니어카뿐이다. 운전을 하다보면 도로 한복판에서 시속 6km로 달리는 시니어카를 가끔 보게 되는데, 볼때마다 가슴이 철렁인다. 고령자에게 자전거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지만, 연령에 따른 체력 저하, 날씨, 지형 등의 한계가 있다. 특정소형원동기부착자전거는 페달 없이도 모터의 힘으로 최대 20km 속도로 이동 가능하며, 다양한 모빌리티를 제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https://www.suzuki.co.jp/car/entertainment/mobilityshow/2023/#/pages/area2

@https://newsroom.toyota.eu/land-hopper/
2023년 일본모빌리티쇼(Japan Mobility Show)에서 다양한 특정소형원동기부착자전거라는 분류하에 다양한 모빌리티들이 대거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토요타가 제안한 ‘랜드 호퍼(LAND HOPPER)’와 스즈키가 제안한 ‘스즈-라이드(SUZU-RIDE), 스즈-카고(SUZU-CARGO)’등 있고, 이 모델들은 앞으로 양산형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러한 새로운 법적 기준과 시장의 변화는 기존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신생 스타트업과 전동 자전거를 개조한 혁신적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들어 그래핏(Glafit)과 같은 기업은 전동 자전거를 개조하여 새로운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안함으로써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핏(Glafit)은 제1종 원동기 부착 자전거(최고속도 30km/h, 면허 필요) 타입인 GFR 02와 X-SCOOTER LOM, 그리고 특정소형 원동기 부착 자전거인 NFR-01을 발표하며 자사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래핏(Glafit)은 전동 자전거가 자전거처럼 인도와 차도를 모두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이들은 차량 번호판을 접는 시스템을 설계하여 인도에서는 전동을 꺼서 자전거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법률을 준수하면서도 제품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정부와 관공서의 까다로운 규제를 충족하며 인도와 차도를 이용할 수 있는 영리한 설계로 평가받고 있다.

@glafit.com

@glafit.com ( 보행도로에서 운행시, 차량 번호판을 폴딩시스템안으로 넣어 합법적으로 달릴 수 있게 디자인했다. )
이와 같은 변화는 고령화 사회에서 발생하는 교통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고령자의 운전면허 반납을 장려하는 일본 사회에서, 특정소형원동기부착자전거는 고령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모빌리티 솔루션은 지방이나 낙후된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자들의 이동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영국 왕립예술대학원 제품디자인 석사 졸업
-생테티엔(프랑스)비엔날레 참여작가
-스왈로브스키 본사(오스트리아)협업작가
-런던디자인뮤지엄레시던시 작가
(현) 프리랜서 디자이너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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