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위기 지역 고령자를 위한 이동수단, 온디맨드 교통 ( On-Demand Trans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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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윌리엄 깁슨( ‘뉴로맨서 (Neuromancer)’의 저자이자 ‘매트릭스’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소설가)은 이렇게 말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The future is already here. It’s just unevenly distributed.)'
일본에서는 도심 외 지역의 공공 교통 인프라 붕괴로 인한 고령자들의 낮아진 이동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중이다. 일본에서는 매년 약 1000km에 달하는 버스 노선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운임수입 감소와 운전자 부족으로 발생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택시조차 운영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온디맨드 교통’이다.
온디맨드 교통은 이용자의 요청에 맞춰 실시간으로 운행되는 교통 서비스이다. 사용자는 앱이나 전화로 차량을 호출할 수 있으며, 최적의 경로와 배정을 통해 효율적인 이동이 가능하다. 주로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에서 도심보다 더 유용하며, 여러 이용자가 같은 차량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비용절감과 환경 보호를 도모한다. 고정된 시간표없이 유연하게 운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초이소코(チョイソコ)’
일본 내 온디맨드 교통 시장의 선두 주자는 도요타 계열사인 아이신(アイシン)이 운영하는 ‘초이소코(チョイソコ)’다. ‘チョイソコ’는 ‘ちょっとそこまで'라는 말의 구어체 줄임말로, ‘잠깐 거기까지’ 혹은 ‘잠깐 저기까지’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즉 일상적인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2024년 7월 기준으로 66개의 지자체에서 도입하고 있다. ‘초이소코’는 민간 기업이 주체가 되어 지자체, 지역 스폰서, 이용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모델로, 이용료는 평균 100-300엔정도이지만(미취학 아동은 대부분 무료이고 초등학생,장애인은 150엔) 각 지역의 슈퍼, 은행, 병원등에서 협찬금으로 운영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각 지역의 사정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하며 지자체별 추가 도입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아이신의 스기야마 진(杉山仁) 실장은 "고령자들에게 외출할 계기를 제공하고, 지역 교통 불편을 해소하며, 건강 증진을 도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성공 사례, 도요아케시
도요아케시는 가장 성공적으로 온디맨드 교통을 도입한 사례로 꼽힌다. 2019년부터 기획정책자와 철도,버스,택시 회사 관계자,국토교통성 담당자, 학자등이 모여 이용 규칙을 협의해 가며 운행한 결과 실증 2년만에 성과를 인정받아 많은 고령자들이 이 서비스를 통해 외출할 수 있게 되었다. 도요아케시의 하야카와 게이스케 씨는 "온디맨드 교통만으로 이동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만, 고령자들의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hitachi-community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히타치시
히타치시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조금 더 복합적인 개념의 온디맨드 교통을 운영하고 있다. 2008년 11월부터 ‘지역 모빌리티’라는 이름으로 교통이 닿지 않는 ‘라스트 원 마일’의 대책으로 시행되고 있었다. 고령자의 면허 반납을 촉진하여 사고 방지를 도모하는 동시에 이들에게 이동수단이 되어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 삭감, 지역 사회의 환경 배려에 공헌을 목표로 한다. 가네자와학구 커뮤니티센터가 자원봉사자들을 중심으로 콜센터 역할을 맡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이 운전사로 활동하고 있다. 히타치시의 오소노에 요시에이 씨는 "커뮤니티센터가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온디맨드 교통이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히타치시는 온디맨드 교통이 고령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수단임을 강조하며, 각 제도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본의 온디맨드 교통은 고령화 사회에서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고령자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익 중심 구조에서 협력과 공존을 중시하는 ‘상생’의 사회 시스템 디자인의 필요성이 점점 중요해 지고 있다. 이곳에 이미 펼쳐지고 있는 모두를 위한 이동권에 대한 노력의 미래가 한국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참고 사이트
https://www.aisin.com/jp/news/2024/006258.html
https://bravo.etoday.co.kr/view/atc_view/15749
https://www.choisoko.jp/
https://kanesawa.hitachi-community.jp/mobility/
https://www.city.hitachi.lg.jp/mayor/1011155/shichodiary/1009848/1011078.html
박혜연(일본(고베))
bbakke330@gmail.com
(현) 프리랜서 디자이너, 작가
영국 왕립예술대학원 제품디자인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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