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늙는다. 새로운 길도 대차게 운전하고 다니던 젊은 날이 저물고, 인정하기 싫지만, 어느덧 몸의 반응 속도와 인지 능력이 감퇴해, 운전면허증을 반납할 때를 맞는다. 싱가포르에서는 산업디자이너이자 디자인교육자 ‘돈 고Donn Koh’와 싱가포르의 63~90세 사이의 노인 여섯 분이 디자인 AI 툴을 이용해서 ‘시니어를 위한 자율 주행 자동차’ 디자인 안을 만들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중, 노인들이 자기 자신들을 위해 디자인한 평화롭고 정적인 안을 두 가지 소개한다.

디자이너들과 노인들과의 대화에서 디자인 니즈를 디자인 단서로 추출하고, AI 툴 안의 이미지 트리거와 아이디어 가식화 장치를 활용하여 함께 디자인 안으로 도출해 내는 과정은 미래의 운송기기 디자인 개발에서도 적용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컨셉 1) 반려 동식물과 함께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 자연보호소 Nature Sanctuary

반려 동식물과 함께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 컨셉 / 디자인@유니스 장Eunice Chang(90세)와 케이트린 푸Caitlin Foo, 큐레이션@돈 고Donn Koh

미래형 자율 주행 자동차 안에서는 긴장감을 가지고 도로와 주변 차량을 항상 주시하고 있지 않아도 될 테다. 자동차 내부는 외부의 소음과 복잡함으로부터 독립된 특별한 보호소로 기능할 수 있다. 프로젝트 시작부터 노인은 유년기 친구들과 난초를 즐기던 때를 추억한다. 본인의 자동차 안에 난초와 공중 식물과 약간의 그늘이 드리워진 모습으로 디자인했다.

반려 동식물과 함께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 / 디자인@유니스 장Eunice Chang(90세)와 케이트린 푸Caitlin Foo, 큐레이션@돈 고Donn Koh

관련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H4nUV4N_JgE

컨셉 2) 야외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나만을 위한 자동차, 바람 깔대기Wind Funnel

야외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나만을 위한 자율 주행 자동차 / 디자인@안젤린 총 유엣 메이Angeline Chong Yuet Mei(67세)와 조이 챈Zoey Chan, 큐레이션@돈 고Donn Koh

자신보다 훨씬 고령의 어머니를 위해, 인체공학적으로 더 편하고 친근한 거동 장치로서의 자율 주행 자동차를 상상했다. 사람 구경을 좋아하시는 엄마를 위해, 단순한 주행 도구보다는 외부로 나가서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쉼터이자, 사람들과의 연결점이 되는 다목적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야외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나만을 위한 자동차 / 디자인@안젤린 총 유엣 메이Angeline Chong Yuet Mei(67세)와 조이 챈Zoey Chan, 큐레이션@돈 고Donn Koh

관련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8Bhzuk3_zls

왼쪽부터 차례대로: ① 유니스 장Eunice Chang(90세)와 케이트린 푸Caitlin Foo, ②안젤린 총 유엣 메이Angeline Chong Yuet Mei(67세)와 조이 챈Zoey Chan / 사진@돈 고Donn Koh

참고로, 돈 고는 이번 프로젝트에 활용된 AI 디자인 툴, ‘하이퍼스케치Hypersketch’의 창작자이자, 스턱 디자인STUCK Design의 공동창립자, 싱가포르국립대학교 th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에서 기술혁신, 산업디자인, AI를 가르치고 있는 수석 강사다. 이번 프로젝트 영상에 사용한 음악도 AI 프로그램(Suno)을 활용해서 만들었고, 영상 제작에도 AI 편집 도구(Luma Dream Machine)을 사용했다. 작업물의 결과가 아무리 빼어나도, AI를 활용했다고 하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저작권을 적극적으로 인정해 주지도 않는다. 이번 프로젝트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음에도 가치를 인정하게 되는 까닭은 ‘미래형 자율 주행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과정 전반에, 미래에 가장 많은 인구층이 될 노인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은 것과 괜찮은 디자인을 하게 될 수 있기까지의 교육과정과 기술 습득의 문턱을 낮춘 점이다.

차민정(싱가포르)

designforwhat@gmail.com

Konstfack, Experience Design Interdisciplinary Studies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PLUS Collabor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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