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가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전 세계 기술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첨단 제품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이 박람회는 올해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모빌리티,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홈, 디지털 헬스 등 다양한 분야의 신제품들이 대거 공개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일본 기업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는데, 범용 AI 로봇 ‘Mi-Mo’(Jizai)는 인간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모방하는 기술로 큰 주목을 받았고, Penetrator의 부동산 거래 지원 서비스 ‘WHERE’ 글로벌 버전 출시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또한, 복잡한 기능 대신 감성적 동반자를 표방하는 로봇 ‘MIRUMI’는 따뜻한 시선과 직관적인 상호작용으로 호평을 받았고, 일본 화장품 기업 코세이(KOSÉ)가 선보인 MR(Mixed Reality) 메이크업 시뮬레이션 ‘Mixed Reality Makeup’은 뷰티와 기술의 접목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혁신 기술로 주목받았다.

@ユカイ工学

복잡한 기능 대신 따뜻한 시선으로 '감성적 동반자'를 표방하는 ‘MIRUMI’

"전철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기의 미소처럼, 따뜻한 교감을 선사하고 싶었다.”

‘유카이공학[ユカイ工学]’이 개발한 인형 로봇 ‘MIRUMI(미루미)’가 CES에서 독특한 컨셉으로 주목받았다. ‘보다(見る,미루)'와 ‘인형(ぬいぐるみ,누이구루미)'의 합성어인 이 로봇은, 전철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기와 눈을 맞추며 미소 짓게 되는 그 순간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MIRUMI’의 가장 큰 특징은 실시간 ‘눈맞춤’ 기능이다. 푹신한 털로 덮인 이 작은 로봇은 가방에 착용할 수 있으며 내장된 센서로 주변 사람들을 감지해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리고 눈을 맞추며 때로는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한다. 이는 마치 혼잡한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강아지나 아이와의 눈맞춤처럼, 보는 이에게 따뜻한 감정과 '이 세상에 혼자가 아니다’라는 정서적 교감을 선사한다.

유카이공학의 아오키 슌스케 CEO는 MIRUMI의 개발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특별한 기능은 없다. 다만 주변 사람들에게 작은 행복을 전하고 싶었다.”. 그는 "1인 가구가 증가하는 현대 사회에서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존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접근은 일본의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다. 2024년 기준 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은 40%를 넘어섰으며, 고령화와 맞물려 정서적 고립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혼자 사는 이들의 정서적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는 감성적 동반자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복잡한 기능이나 화려한 기술 대신, ‘눈맞춤’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교감에 초점을 맞춘것이 특징인 ‘MIRUMI’는 ‘이 세상에 혼자가 아니다’라는 안도감을 전하며 수많은 첨단 기기들이 놓치고 있는 인간의 정서적 필요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카이공학은 올해 가을 일본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MIRUMI를 판매할 예정이며, 외로움 해소에 대한 현대인의 니즈가 높아지는 가운데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https://mirumi.ux-xu.com/

@Penetrator

부동산 거래 지원 서비스 "WHERE" 글로벌 버전 출시 (Penetrator)

JAXA(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출신 스타트업 ‘Penetrator’가 온라인 거래에 특화된 위성 데이터 기반 부동산 거래 플랫폼 'WHERE'의 글로벌 버전을 2025 CES에서 공개했다.

‘WHERE’는 인공위성 이미지에서 토지 유형과 개발 현황 등을 분석해 이를 공식 등기와 연동시켜 데이터화 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부동산 사업자들이 인맥에 의존하거나 현장 실사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던 기존의 부동산 ‘매입’ 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부동산의 조건을 ‘WHERE’에 입력하면, 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합한 매물이 자동으로 추천된다. 용도지역이나 인구 동향 등 평가 정보를 통해 대상을 좁히고, 법무국 시스템과 연계하여 최신 소유자 정보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등기부 기재사항의 변경, 상속, 철거 등의 변동 정보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위성 이미지 분석을 바탕으로 토지 개발이나 건물 철거 등의 동향도 신속하게 감지할 수 있다.

주요 사용자인 부동산 사업자와 개발업자들은 매물이 시장에 나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지금까지는 일본 국내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이번 글로벌 버전 출시로 미국 전역의 부동산 소유자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향후 ‘Penetrator’는 영국, 호주, 싱가포르 등 부동산 거래 규모가 큰 국가들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https://pntwhere.com/

@Jizai

범용 AI 로봇 「Mi-Mo」(Jizai)

주위 환경에 따라 자율적으로 걷는것을 학습하는 독특한 외관의 로봇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Jizai가 개발한 범용AI 로봇 ‘Mi-Mo(미-모)’의 프로토타입은 전기 스탠드를 얹은 원형 테이블의 모습을 한 6족의 기계다. 카메라나 센서의 데이터에 근거에 복수의 AI모델이 협력하여 주위를 인식해 자율적으로 반응해 움직이는 구조이며 간단한 장애물을 피하는 임기응변의 능력도 갖추었다. Jizai의 담당자에 의하면, 방에 놓여 있는 물건들이나 바닥에 떨어진 물건들을 피하면서 걸어 다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설계 되었으며, 향후 자율적으로 물체를 인식해 집어 올리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주식회사 Jizai는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 및 노동력 인구 감소 등의 과제에 대응해 AI솔루션,AI SaaS사업, AI로봇 사업 등 생성 AI·로봇 영역의 사회적 구현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멀티모달 AI에 의한 제어와 과업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하드웨어를 연구 개발함으로써 범용 AI 로봇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

*멀티모달[Multi Modal] : 시각, 청각을 비롯한 여러 경로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것을 말하는 개념이며, 이렇게 다양한 채널의 모달리티[Modality:양식,양상]를 동시에 받아들여 학습, 사고하는 AI를 ‘멀티모달 AI’라고 한다.

http://jizai.ai/

@KOSÉ

메이크업도 ‘MR’시대 - 코세이 실시간 가상 메이크업 기술

"메이크업이 서툰 분들도, 과감한 색상을 시도하고 싶은 분들도 부담 없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5에서 일본 화장품 기업 코세이(KOSÉ)가 MR(Mixed Reality) 메이크업 시뮬레이션 'Mixed Reality Makeup’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코세이 부스를 찾은 방문객만 1,400명을 넘었다. Mixed Reality Makeup기술의 핵심은 도쿄과학대학 공학원 와타나베 요시히로 연구실과 공동 개발한 초고속 프로젝션 매핑 기술이다. 초당 1,000장의 이미지를 투사할 수 있는 초고속 프로젝터와 적외선 센서를 결합해, 얼굴이 움직이는 동안에도 실시간으로 메이크업 매핑이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특히 얼굴에 투영되는 메이크업 색상은 정교하게 보정되어 실제 화장품을 사용했을 때와 동일한 발색을 구현한다.

이번 CES에서 코세이는 두 가지 특색 있는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가부키 분장 등 20가지 드라마틱한 메이크업을 체험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부스'와 아이섀도, 립, 치크 등을 세부적으로 선택해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구현하는 '카운셀링 부스'다. 방문객들은 간단한 패널 조작만으로 원하는 메이크업을 순식간에 체험할 수 있었다.

체험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만족도 조사에서 5점 만점에 평균 4.8점을 기록했으며, 실제 메이크업 대비 간편성, 즐거움, 비교 용이성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메이크업이 서툰 사람에게 특히 유용하다", "평소 시도하지 않던 그린 아이메이크업도 부담 없이 체험해볼 수 있었다" 등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주목할 점은 이 기술의 확장성인데, 설문 응답자의 57%가 자신이 속한 업계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답해, 뷰티 산업을 넘어선 폭넓은 응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미 도쿄 긴자의 콘셉트 스토어 'Maison KOSÉ'에서 'COLOR MACHINE'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중인 이 시스템은, 이번 CES 출품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코세이 측은 "뷰티 산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자아 발견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뷰티 산업에서, 코세이의 MR 메이크업 시뮬레이션은 오프라인 매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제 제품 사용 없이도 정확한 메이크업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이 기술이 뷰티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https://maison.kose.co.jp/mixedrealitymakeup/

https://corp.kose.co.jp/ja/news/8902/

https://www.ces.tech/

박혜연(일본(고베))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영국 왕립예술대학원 제품디자인 석사 졸업

-생테티엔(프랑스)비엔날레 참여작가

-스왈로브스키 본사(오스트리아)협업작가

-런던디자인뮤지엄레시던시 작가

(현) 프리랜서 디자이너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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