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LEMAIRE EBISU'

 

 

@Nils_Edstrom

패션 브랜드가 단순히 옷을 팔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라이프 스타일’, 철학’,’세계관’을 조화롭게 욱여 넣어 옷과 함께 판매한다. 비싼 가격으로… 똑똑해진 소비자는 아무거나 사지 않는다라고 소비자의 지위를 끌어올린듯한 착시을 만들어내며 확장된 소비의 왕국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이러한 현상은 자본주의가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거스를 없는 진화의 과정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패션 브랜드들은 이제 조원학(造園學)과 생물학과 같은 학문적 영역의 사람들까지 적극적으로 브랜딩에 참여시켜, 우리가 거주하는 지구’라는 환경적 맥락을 핵심 요소로 포함시키고 있다. 2024 11월에 오픈한 도쿄 에비수의 'LEMAIRE' 플래그십 스토어는 이러한 경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스토어는 정원을 포함시켜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자연과의 교감을 이끌어내는 장소로 변모해 'LEMAIRE' 플래그십 스토어만의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 

 


@
LEMAIRE

 

'LEMAIRE' 플래그십 스토어는 1960년대에 개인주택으로 지어진 목조 가옥을 개조하고, 가옥 자리한 정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공간이다. 정원의 설계를 맡은 것은 조경 듀오 ‘veig(ヴェイグ,베이그)’이다. 도야마현에서 3대째 조경사업을 하는 집안의 YOSUKE NISHIO[요스케 니시오]는 도쿄 농업 대학 조원 과학과에서 조원학을 배워 정원 설계나 시공, 랜드스케이프 디자인을 해왔다. 다른 한명인 KOSUKE KATANO[코스케 카타노]는 고등학교 재학 DNA 메틸화 연구에 참여했고, 졸업후 MIT 미디어 랩과 Broad Institute에서 게놈 분석 기법 개발에 참여했다. 귀국 Sony CSL 시네코컬처(Synecoculture)그룹에서 사막 재생과 도시 생태계 평가 등의 확장 생태계 연구를 진행 했으며, 현재는 환경 부하 저감형 제품 개발, 그린 파이낸스 컨설팅, 임업,농업,분자생물학 관련 사업 자문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시네코컬처(Synecoculture)는 "Synecology (공생생태학)" "Agriculture (농업)" 결합에서 나온 용어로 자연 생태계의 자생적 조직 능력을 활용해, 다양한 식물들이 혼합되고 밀집된 상태로 자라도록 하는 농업 방식이다. 인위적인 투입(비료, 농약, 경작 등)을 최소화하면서, 오직 씨앗과 묘목만으로 자연 상태에서 식물 본연의 특성을 최대한 이끌어내 생태적으로 최적화된 환경에서 실용적인 작물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Sony CSL (Computer Science Laboratories)에서 개발한 개념이며, 아프리카에서 실제 환경에서 검증중이며, 2019 도쿄 롯폰기 힐즈의 실험을 통해 도시 증강 생태계(Augmented Ecosystems)라는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2021년에는 SynecO, Inc. 설립해, 생태계 복원,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 도시 공간 인프라 강화, 차세대 교육 플랫폼 구축, 고령화 사회의 건강 복지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증강 생태계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프로젝트의 깊이를 더하는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의 협업과 자연에 대한 존중은 에비수의 'LEMAIRE' 플래그십 스토어 정원의 특별한 가치를 만들어 냈다. 니시오와 카타노는 조경학과 생물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연의 법칙을 따르되 인간의 손길로 섬세하게 다듬어진 공간을 창조했다. 저택에 깃든 역사를 계승하되 ‘LEMAIRE' 핵심가치중 하나인 단순함을 조경에 녹여내기에 난관이 있었다. 다양한 수종이 혼재되어 있어 통일감을 주기 어려웠던 것이다. 고민 끝에 니시오는 그곳의 나무들이 공통적으로 방향으로 약간씩 기울어져 있다는 기세(氣勢)'를 발견하고 이를 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활용했다. 나무가 자연스럽게 기울어진 방향성을 존중하며 새로운 식재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인위적인 디자인이 아닌 자연의 필연성이 드러나는 공간을 완성해 나갔다. 

 

"나무의 방향은 햇빛, 바람 방향, 지형 같은 환경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거기에는 필연성이 있습니다. 조경 용어로 '기세(氣勢)'라고 하는데, 정원에는 이미 방향성이 있었습니다. 기세를 살리면 일체감이 생기고, 하나의 환경으로 성립시킬 있습니다. 그래서 기세에 맞는 나무를 남기고, 새로 심은 것들도 같은 방향으로 기울였습니다. 손질할 때도 기세에 맞춰 전정을 합니다.”

 

'LEMAIRE' 플래그십 스토어 정원은 단순한 미적 공간을 넘어 생태학적 사고가 녹아든 살아있는 환경이다. 일본 전통 요소와 현대적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며, 자연의 속도와 인간의 개입 사이의 균형을 추구한다. 전통적인 석회 마감, 대나무 차양, 종이문과 같은 일본 고유의 요소들이 ‘LEMAIRE' 시그니처 가구들과 어우러져,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정집의 온기를 동시에 느낄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낸다. 또한 불규칙한 석재 배열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식물들의 모습은 방문객들에게 자연의 역동성을 전달하며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옷을 걸치는 행위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하나의 의식처럼 느껴지는 공간 - ‘LEMAIRE EBISU(르메르 에비스)’

 


@LEMAIRE



@LEMAIRE

 

 

 

https://www.lemaire.fr/pages/lemaire-ebisu-flagship

 

https://www.lemaire.fr/pages/lemaire-ebisu-house

https://www.sonycsl.co.jp/tokyo/407/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38-018-0026-4

 

 

박혜연(일본(고베))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영국 왕립예술대학원 제품디자인 석사 졸업
-생테티엔(프랑스)비엔날레 참여작가
-스왈로브스키 본사(오스트리아)협업작가
-런던디자인뮤지엄레시던시 작가
(현) 프리랜서 디자이너 / 작가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Tag
##LEMAIRE
"'LEMAIRE EBISU'"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