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밀라노 디자인 위크 속 스웨덴 디자인
분야
등록일
작성자
조회수398
매년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전 세계 디자인 업계가 주목하는 최대 규모의 행사 중 하나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트렌드가 한자리에 모이는 무대다. 2025년 행사에도 이케아(IKEA), 카스트홀(Kasthall)을 비롯한 여러 스웨덴 기업이 참여해 북유럽 디자인의 정체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비전을 선보였다. 이들 브랜드는 기능성과 미학을 겸비한 디자인으로 현장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며 글로벌 디자인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스웨덴 기업 세 곳의 전시와 메시지를 더 자세히 살펴본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이케아 전시 (출처: 이케아)
이케아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매년 참가하는 스웨덴의 큰 기업 중 하나이다. 올해는 ’지속 가능한 변화를 위한 디자인’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특히 1985년에 처음 출시된 이케아의 대표 컬렉션 ‘스톡홀름’ 시리즈의 새로운 에디션이 단독 공개된 것이 가장 돋보인다. 이번 컬렉션은 역대 최대 규모인 96개의 제품으로 구성되었고, 세 명의 스웨덴 디자이너 Paulin Machado, Nike Karlsson, Ola Wihlborg—가 각자의 개성과 디자인 철학을 녹여냈다. 또한, 전시장 내부에는 이케아의 연례 리서치인 ‘라이프 앳 홈(Life at Home) 리포트’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기획된 공간도 마련됐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인의 36%는 집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건축가 미도리(Midori)와 공간 디자이너 에머존(Emerzon)은 'Eat', 'Play', 'Greenery'라는 세 가지 테마 공간을 구성해 집 안에서 즐거움을 재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카스트홀 전시 (출처: Kasthall)
다음으로 눈에 띄는 스웨덴 브랜드는 올해로 창립 135주년을 맞은 카스트홀(Kasthall)이다. 카스트홀은 Anemon이라는 새로운 러그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는 전 디자인 디렉터이자 스웨덴 텍스타일 디자인계의 아이콘인 구닐라 라게르헴 울베리(Gunilla Lagerhem Ullberg)가 1991년에 남긴 수채화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된 것이다. 그녀의 원작은 전시장 내부에 얇은 커튼 너머로 전시되어, 오랫동안 아카이브에 잠들어 있던 디자인이 마침내 봄꽃처럼 피어나는 감각을 연출한다. Ullberg의 작품은 브랜드의 유산 속에서 새롭게 피어난 창작물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스웨덴의 봄을 상징한다. Anemon은 블루, 코랄, 라일락 세 가지 색상으로 선보였으며, 블루 버전은 원작에 충실하고, 나머지 두 가지는 카스트홀 디자인팀의 현대적인 해석이 더해져 색다른 감각을 제공한다. 카스트홀의 스웨덴 키나(Kinna) 공장에서 제작된 이 러그들은 순모와 린넨을 혼합한 고급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섬세한 부클레 텍스처와 독특한 멜란지 효과가 특징이다.
LUSID x GAGGENAU (출처: LUSID)
마지막으로 소개할 전시는 룬드 대학교 산업디자인 석사 과정 학생들이 독일 프리미엄 주방 가전 브랜드 가게나우(Gaggenau)와 협업해 선보인 전시 LUSID x GAGGENAU이다. 이번 협업에서 학생들은 각자의 프로젝트를 통해 사물의 기능적 역할을 넘어, 음식, 공간, 문화적 정체성과의 관계에 대한 서사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실험했다. 어떤 작품은 불이라는 원초적 요소의 본질을 탐구하고, 또 어떤 작품은 주방을 단순한 조리 공간이 아닌 사회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의 장소로 정의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전시는 밀라노 포르타 베네치아 디자인 지구에 위치한 Ibis 호텔에서 열렸으며, 전시 공간 자체도 하나의 실험으로 여겨졌다. 로마 출신 건축가 루이지 모레티가 1940년대 후반 설계한 이 건물은 ‘하우스-호텔’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장소로, 이번 전시를 통해 학생들은 로비와 정원을 색다르게 구성한 것이다. 전통과 혁신, 그리고 인간 경험 간의 끊임없는 대화를 담아낸 이 프로젝트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세계 무대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인상적인 사례였다.
참고링크
https://www.voguescandinavia.com/articles/guide-to-salone-del-mobile-milan-design-week-2025
https://www.ingka.com/newsroom/ikea-announces-a-bustling-programme-of-new-design-music-and-food-for-milan-design-week-2025/
https://lusid.se/exhibition/lusid-x-gaggenau/
-연세대학교 정보 인터랙션 디자인 학사 졸업
-Umea Institute of Design 인터랙션디자인 석사 졸업
(현) 맥킨지디자인 디지털프로덕트 디자이너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