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주요 일곱 도시에서 2021년부터 7백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한 풍선 뮤지엄이 싱가포르에 열었다. 이번 체험형 전시 ‘팝 에어POP AIR(부제: 예술은 확장할 수 있어요 Art is inflatable)’는 공기를 매개로 하는 확장형 설치물을 현대미술 전시같이 또렷한 테마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진행 중인 ‘팝 에어POP AIR(부제: 예술은 확장할 수 있어요 Art is inflatable)’ / 사진@Balloon Museum
풍선뮤지엄은 총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그 중, ‘팝 에어Pop Air’는 로마, 파리, 밀라노, 마드리드, 나폴리, 바르셀로나, 베를린에서, ‘우리 날아봐요 Let’s Fly’는 뉴욕, 아틀란타,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 라스베가스, 오스틴에서, ‘감정적공기EmotionAir’는 런던, 뒤셀도르프, 브뤼셀, 샌프란시스코에서, ‘유포리아Euphoria’는 로마와 파리에서 진행했다. 풍선뮤지엄을 아시아에서 연 것은 싱가포르가 처음이다.

'10 아고스토AGOSTO’는 이탈리아, 성 로렌조의 밤에서 영감을 얻은 동역학 설치물로, 천상의 유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디자인@하이퍼스튜디오Hyperstudio & 엘레나 레이몬디Elena Raimondi, 음악@빈센조 피지Vincenzo Pizzi
거대한 원형 구조물에 22개의 그네가 매달려서 움직이며, 별똥별과 같은 역동적인 불빛의 움직임을 선보인다. 빛, 음악, 움직임이 조화되며 자아내는 마법 같고 신기한 경험은 별자리로 빼곡한 성 로렌조의 밤을 닮았다.

‘에이다ADA’는 19세기 영국 수학자이자,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마 ‘에이다 러브레이스Ada Lovelace’에서 영감을 얻은, 인공지능 작품이다. /디자인@카리나 스미글라-보빈스키KARINA SMIGLA-BOBINSKI
헬륨을 가득 채운 초콜릿 바 같은 형태의 PVC 구가 실내를 떠다니며, 관람객들의 움직임에 반응한다. 관람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네SWING’은 원기둥 형태의 추가 구 형태의 천장에서부터 내려와, 관람객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디자인@모토레피니코MOTOREFISICO
공간 안에서 튕기며, 소용돌이처럼 회전하는 원형 구조물은 단순한 설치 미술로 채워진 근엄한 전시장이 아닌, 장난스러운 유희의 공간으로 바꾼다. 관람객과 설치물 사이의 신뢰, 즐거운 불확실성 사이의 균형을 실험해 보는 플랫폼인 셈이다.

‘스피리투스 소나타SPIRITUS SONATA’는 감각과 힘을 활용한 대중 설치물로, 영과 살아있는 숨, 음악적 조화를 표현한다. /디자인@이네스ENESS
어린이 관람객들을 위한 보들보들한 솜털 같은 공간으로, 귀여운 캐릭터의 코에서 나는 소리가 겹치며 부드럽게 진동하는 공간을 자아낸다.

‘다각형을 향한 열정적 사랑CRAZY LOVE FOR POLYGONS’은 기하학적 세계를 거대한 확장 구조물로 추상적이고 재미있게 표현했다. /디자인@시릴 랜서린CYRIL LANCELIN
강렬한 빨간색의 다면체 구조물 사이를 관람객이 탐험하며, 단단하게 고정된 형태가 아닌 말랑말랑하고 살아있는 것 같은 기하학을 느껴본다.

‘하이퍼코스모HYPERCOSMO’는 이번 팝 에어 전시의 핵심이다. 자연환경의 위아래 생태계와 가운데에 존재하는 사람을 총체적으로 표현했다. /디자인@하이퍼스튜디오HYPERSTUDIO
하늘과 바다는 지구의 삶의 순환적 연속성을 신기술로 표현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모양과 크기로 확대된 풍선과 방문객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한다. 풍선뮤지엄은 절대 고정되지 않아, 만지고, 경험하고, 공유하는 게 가능한 사회적인 예술 경험을 표방한다. 예술을 대하는 전통적이지 않은 접근법은 어른과 어린이 구분 없이 내면에 자리 잡고 있지만 발산하지 못한 호기심과 열정을 분출할 기회를 제공한다. 풍선뮤지엄은 공기라는 생명의 요소를 예술의 지평을 확장해, 대중 미술적 시각 자극을 주는 독특한 공간 디자인으로 방문객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실험적인 전시 장소다. 전시 큐레이터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이 전시 프로젝트의 테마를 도시별 컨텍스트에 맞게 디자인하는데, 현재까지 개발된 테마는 1) 팝 에어Pop Air, 2) 우리 날아봐요 Let’s Fly, 3) 감정적공기EmotionAir, 4)유포리아Euphoria로, 총 네 가지다.

‘팝 에어POP AIR’ 외의 세 가지 전시 테마 / 사진@Balloon Museum
이번 싱가포르 전시는 ‘팝 에어Pop Air’로, 참여한 아티스트는 ENESS, Karina Smigla-Bobinski, Cyril Lancelin, Hyperstudio, Pepper’s Ghost, Pneuhaus & Bike Powered Events, MOTOREFISICO, Quiet Ensemble, Max Streicher, Rub Kandy, Filthy Luker, Ultravioletto, Jimmy Kuehnle, Lindsay Glatz와 Curious Form이다. 철학적, 수학적, 과학적, 건축적 주제를 디지털 아트와 확장형 구조와 인터랙티브 아트, 비디오 코너로 다뤘다.
예전에는 관람객에 예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지적이고 감정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했지만, 이제는 관람객의 현존이 공간의 중심이 되고 작품의 주인공이 되도록 예술의 위계를 낮춘 것이 체험형 전시의 특징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최근에 프로젝션이나 기체 확장 시설물을 적극 활용하는 체험형 전시가 자주 보인다. 예술품 안의 진실보다는 예술의 양식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즉시적인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행위가 요즘 관람객의 마음을 더 끄는 것이다. 미술과 디자인에 대한 벽을 허무는 말랑말랑한 풍선뮤지엄은 내달 말까지 연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 PLUS Collaboratives 경험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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