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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인가, 재생인가 - 단게 켄조의 명작 건축물 ‘배 모양 체육관’



전환 설계로 살아나는 일본 근대 건축의 유산, 민간 주도의 보존·활용 시나리오 발표

‘일본 근대 건축의 아버지’이자 제9회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단게 겐조(丹下健三, 1913–2005)가 설계한 명작, 이른바 ‘배 모양 체육관’으로 널리 알려진 구 가가와현립체육관이 호텔과 복합문화시설로 재생될 계획이 제안되었다. 단게는 마에카와 쿠니오(前川國男)의 제자이자, 르코르뷔지에 계보의 현대건축을 일본적 맥락에 맞게 계승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메타볼리즘(Metabolism)’ 운동을 선도하며, 콘크리트라는 현대 재료를 전통 목구조의 조형성과 공간 개념 안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방식으로, 일본 건축의 지역성과 근대성의 접점을 탐구했다. 이와 같은 철학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가가와현청사와 더불어, 이번에 재생 논의가 이뤄지는 구 가가와현립체육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구 가가와현립체육관  All images ⓒ 旧香川県立体育館再生委員会

 

1964년 준공된 이 체육관은 단게 건축의 대표작 중 하나로, 구조미와 조형성이 뛰어난 공공건축물로 주목받아왔다. 내부 인테리어는 일본 모던 디자인의 선구자 켄모치 이사무(剣持 勇)가 맡았으며, 외부 조경은 세계적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와의 협업으로 잘 알려진 이즈미 마사토시(和泉正敏)가 참여했다. 전후 일본 디자인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함께한, 전인미답의 공공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하지만 건물 노후화 및 내진 성능 부족 등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이 체육관은 2014년 9월 폐관 되었다. 이후 여러 차례 활용 방안이 논의 되었으나 뚜렷한 결실을 보지 못했고, 결국 가가와현은 2023년 2월 해체 방침을 공식화했다. 올해 2월에는 약 12억 엔의 해체 예산(공사비 약 11억 엔 포함)까지 책정되며, 건축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구 가가와현립체육관 재생위원회는 해체가 아닌 민간 자본을 활용한 재생 시나리오를 제안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자 했다. 지난 7월 23일, 체육관이 내려다보이는 호텔 객실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을 통해, 두 가지 형태의 재생안 '북 라운지형 호텔'과 '단일 건물형 호텔'이 발표되었으며, 관련 내용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 되었다.

 

 

재생안 중 하나인 ‘북 라운지 병설 호텔’ 이미지

 

‘문화 + 숙박’을 융합한 새로운 공간 제안


재생위원회는 이 건물을 호텔을 포함한 복합문화시설로 전환하는 방식을 통해, 단게의 또 다른 대표작이자 국가지정중요문화재로 등록된 구 가가와현청사(본관 및 동관)와 연계하고, 세계적인 예술섬 나오시마로 향하는 관문 도시 다카마쓰의 맥락 안에서 국내외 관광객 유입 및 지역 수익 창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실현하고자 한다.

 

두 가지 안 중 하나인 북 라운지형 호텔은 상대적으로 소규모이지만, 연간 약 1억 엔의 영업이익이 가능하다는 현실적 모델로 제시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도시재생, 리노베이션, 부동산 개발 분야의 경험을 지닌 민간 전문가들과의 협업으로 구체화되었으며, 리파이닝 건축의 선구자로 불리는 건축가 '아오키 시게루(青木 茂)'의 기술 자문 아래, 내진 보강과 구조 안정성에 대한 해법 또한 마련된 상태다.

 

호텔 입구 이미지

 


호텔 객실 이미지




 

세계적 보존 요청, 그리고 민간의 실행력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재생 제안에 대한 국제적 반응도 함께 소개되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건축물 보존을 촉구하는 서한이 도착했으며, 그 번역문이 현장에서 낭독되었다. 이는 단게 겐조의 건축 유산이 국내외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프로젝트는 디자인 전문 기업 노무라 공예사(乃村工藝社)를 비롯한 복수의 기업이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 현실적인 실행력을 확보하고 있다. 단순한 ‘보존’을 넘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지역의 근대 건축 유산이 민간의 창의성과 실행력을 통해 재생되는 이번 시도는, 단순한 건물 활용을 넘어 새로운 공공 가치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 ‘배 모양 체육관’이 다시금 시간의 흐름을 넘어 되살아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기대된다.

 

구 가가와현립체육관 건축 개요

・대지 면적: 6,640.00㎡ 

・건축 면적: 1,519.00㎡ 

・연면적: 4,459.00㎡ 

・층수: 지상 3층 

・높이: 19.89m 


・준공일: 1964년 의장
・설계: 단게 겐조 + 8 도시 건축 설계 연구소 / 집단제작 건축사무소 

・구조 설계: 오카모토 건축 설계사무소
・설비 설계: 건축 설비 연구소
・현장 감리: 가가와현 토목부 건축과
・시공(건축): 시미즈건설


관련 사이트
https://mag.tecture.jp/business/20250729-132960/


강지연(일본(도쿄))
-Tama Art University 정보디자인학과 미디어 예술 학사 졸업
-GARDE Co.,Ltd.(ASIA PACIFIC 사업부 기획개발 본부 플래너)
(현) Apollo&Char Company inc. 크리에이티브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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