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오디오 브랜드 Genelec이 2026년 국제 AV 산업 시상식 ‘Inavation Awards’에서 ‘지속가능 비즈니스 어워드’를 수상했다. 시상은 2월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Integrated Systems Europe 2026(통상 ISE 2026) 쇼 개막 갈라 행사에서 발표됐다. ‘통상 ISE 2026은 프로페셔널 AV(오디오·비주얼)와 시스템 통합 업계를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B2B 트레이드 쇼이다. 이번 수상은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과를 넘어, 기술 중심 제조 기업이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설계 단계에서부터 구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미지:Genelec

통상 ISE2026에 참여한 기업의 부스 이미지:Genelec
‘친환경’이 아닌 ‘설계 구조’로서의 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은 이제 많은 기업이 사용하는 단어이다. 그러나 Inavation Awards의 평가 기준은 단순한 이미지나 캠페인이 아니다. 제품 디자인, 제조 공정, 서비스, 기업 문화까지 포함해 장기적으로 환경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Genelec의 접근은 비교적 명확하다. 이 기업은 1978년 설립 이후 오래 쓰는 고성능 스튜디오 모니터를 제작해왔다. 빠르게 교체되는 전자기기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드는 것이다. 지속가능 전략은 개별적인 친환경 장치의 집합 이라기보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구조적으로 내장된 시스템에 가깝다. 이 기업은 스피커 내부 앰프와 전력 관리 시스템을 설계할 때부터 에너지 효율을 핵심 변수로 고려해왔다. 대기 전력을 최소화하고 필요 이상의 전력 소비를 억제하는 설계는 사용자의 체감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누적되어 환경적 영향을 줄인다. 이는 단순히 전기를 덜 쓰는 제품을 만든다는 차원이 아니라, 장비를 장시간 사용하는 스튜디오, 공연장, 기업 환경 전체의 에너지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접근이다.

사진:Genelec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 스피커 인클로저 사진:Genelec
또한 Genelec의 제품은 빠른 교체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장기간 사용을 기본값으로 설정한다. 시간이 지나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부품 선택과 구조 설계가 이루어지며, 사용자가 필요할 경우 핵심 부품을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제품 구조가 열려 있다. 수리 가능성과 모듈화는 결과적으로 제품의 생애 주기를 연장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전략으로 이어진다.
외형에서도 이러한 철학은 드러난다. Genelec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다이캐스트 알루미늄 스피커 몸체(인클로저)는 단순한 디자인 아이덴티티 요소가 아니다. 알루미늄은 튼튼하고 가벼운 동시에,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다. 형태적으로는 공진을 줄이고 음향 성능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소재 차원에서는 순환 가능성을 내포한다.
Genelec은 핀란드 중부지방 이살미(Iisalmi)에 위치한 본사를 중심으로 생산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브랜드 정체성 차원이 아니라, 공급망 관리와 품질 통제를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선택이다. 지역 기반 생산은 물류 이동을 줄이고, 기업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20년에 확장된 공장은 전체가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만으로 운영된다. 사진:Genelec

공장 확장을 통해 지붕에 450개 이상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연간 전력의 약 30%를 태양광으로 충당하게 됐다. 사진:Genelec
이러한 구조는 북유럽 디자인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가치와도 닿아 있다. 기능 중심, 절제된 형태, 그리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 Genelec의 지속가능 전략은 이 전통을 기술 산업 안에서 실천한 사례라 할 수 있다.
Genelec의 이번 수상은 기술 기반 제조 기업이 디자인을 통해 환경적 책임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친환경 이미지를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설계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식이다. 좋은 디자인은 오래 남는다는 말은 이제 미학적 표현이 아니라 환경적 선언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Genelec의 사례는 기술 기반 산업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