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이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유도하는 것’을 설계한다” _ 디지털 사이니지 기반 행동 디자인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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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이니지로 사람의 행동을 바꾼다
일본 미래관 '미래를 만드는 랩', 시각 착각 기술과 연동 영상으로 도시 공간 혁신 실증
광고판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이동 방향·보행 속도·심리 상태까지 조절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일본 최대 과학 문화 시설 중 하나인 일본과학미래관(Miraikan)에서는 NTT 커뮤니케이션 과학 기초 연구소와 도쿄대학교 대학원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실증 실험이 현재 진행 중이다. '미래를 만드는 랩(未来をつくるラボ)'의 이번 프로그램 「영상으로 변한다? 사람의 행동과 미래의 도시」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어떻게 도시 공간 디자인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시민들과 함께 직접 검증한다.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판에서 '행동 설계 도구'로
도심의 역사·공항·쇼핑몰 등 공공 공간에는 이미 수많은 디지털 사이니지(대형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장치들은 대부분 일방향 미디어 ( 광고, 공지, 뉴스 )를 송출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이번 실증 실험은 그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다. 연구팀은 '시각 착각(optical illusion)' 현상을 활용한 영상과 복수 화면의 연동 기술을 결합해, 사이니지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행동과 정서 상태가 실제로 변화하는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한다.
구체적인 목표는 역이나 상업 시설 통로에서의 혼잡 완화다. 영상 자극을 통해 보행자의 이동 방향이나 위치를 자연스럽게 분산시켜, 강압적 안내 없이도 군중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는 재난 시 대피 유도, 스마트 시티의 보행 환경 최적화 등 폭넓은 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연구다.
두 가지 체험: 행동과 감정의 이중 실험
체험 ① — 시각 착각으로 걸음을 바꾼다 (1월 29일 ~ 2월 15일)
첫 번째 실험은 미래관 1층 심볼존에서 진행된다. 다수의 사이니지에 착각 현상을 일으키는 영상을 동시 표시하고, 공간을 걷는 참가자들의 이동 패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관찰·수집한다.
착시를 이용한 군중 유도 연구는 VR 환경에서 이미 여러 실험이 진행됐지만, 실제 물리 공간에서 복수 디스플레이를 통해 대규모로 검증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 체험에서 참가자는 특별히 구성된 사이니지 복도를 직접 걸으며, 영상이 자신의 보행 경로나 속도에 영향을 주는지를 몸으로 확인하게 된다.
체험 ② — 연동 영상으로 감정을 조율한다 (2월 18일 ~ 3월 2일)
두 번째 실험은 1층 뮤지엄 숍 앞에서 열린다. 여러 대의 사이니지를 연동해 박력 있는 다이나믹 영상을 투사하고, 그 앞에 선 사람들의 심리 상태 (긴장·흥분·이완 등)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측정한다.
이 연구는 공간 경험 디자인의 차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업 공간·문화 시설·공공 광장 등에서 정서적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장소의 아이덴티티와 사용자 경험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연구 주체: NTT × 도쿄대학교 공동팀
이번 실험을 이끄는 두 연구자의 전문성은 이 프로젝트의 학제적 성격을 잘 보여준다.
후키아게 타이키 | NTT 주식회사 커뮤니케이션 과학 기초 연구소 주임 연구원. 박사(학제 정보학). 시각 과학에 기반한 미디어 기술 연구 전문가로, 인간의 시각 인지 메커니즘을 미디어 기술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NTT 커뮤니케이션 과학 기초 연구소는 감각·지각 과학, 인지과학, 인간정보처리 등의 기초 연구를 산업 응용과 연결하는 일본 대표 연구 기관 중 하나다. |
미카와 유리 | 도쿄대학교 대학원 정보 이공학계 연구과 시스템 정보학 전공 조교 겸 JST 사키가케(さきがけ) 연구원. 박사(정보 이공학). VR·AR 및 대형 공간 디스플레이 시스템 연구를 전문으로 하며, 가상 및 증강 현실 기술이 실제 도시 공간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JST 사키가케는 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JST)가 운영하는 선도적 기초 연구 지원 프로그램으로, 미래 사회에 필요한 혁신적 연구를 발굴·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두 연구자의 협업은 시각 인지과학(NTT)과 공간 디스플레이 엔지니어링(도쿄대학교)이 결합된 형태로, 기초과학에서 실제 도시 환경 적용까지를 아우른다. 또한 이 실험은 연간 약 100만 명이 방문하는 미래관을 생생한 리빙 랩(Living Lab)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학문적 실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래를 만드는 랩'이란?
일본과학미래관(Miraikan)은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국립 과학 문화 시설로, JST(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가 운영하며 연간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 '미래를 만드는 랩'은 미래관이 기업·연구기관·예술가·지자체와 함께 운영하는 개방형 실증 실험 플랫폼이다.
이 프로그램은 개발 중인 기술을 일반 시민이 먼저 체험하고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연구자와 시민이 함께 미래를 설계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2024년 말 첫 공모를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7건의 실증 프로그램을 채택해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디지털 사이니지 실험도 그 중 하나다.
참가자는 체험 후 연구팀과 직접 의견을 나누거나 설문에 응하게 된다. 이렇게 수집된 행동 데이터와 피드백은 혼잡 완화, 재난 시 대피 유도 등 실제 도시 관리 시스템 설계에 반영될 예정이다.
디자인·도시계획적 함의
이번 실험은 디지털 사이니지를 매체(medium)가 아닌 공간 조율 시스템으로 재정의한다는 점에서, 디자인 및 도시계획 분야 모두에 실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공간 경험 디자인의 관점에서 주목할 지점은, 영상 콘텐츠의 내용이 아니라 그 지각적 구조 즉, 움직임 방향, 화면 간 연동 타이밍, 착시 유발 패턴이 보행자의 행동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다. 검증이 완료된다면, 사이니지 시스템 설계는 콘텐츠 기획 단계를 넘어 인간 지각 특성을 반영한 공간 레이아웃 설계와 통합돼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도시계획 측면에서는 물리적 구조 변경 없이 군중 흐름을 조정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난 대피, 교통 허브 혼잡 관리, 대규모 이벤트 운영 등 기존에는 인력 배치나 시설 재구성으로 대응하던 문제를 디스플레이 시스템 운용만으로 부분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사회적 비용과 공간 유연성 면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이 연구가 채택한 방식( 공공 과학관을 실험 현장으로 삼아 일반 시민의 실제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는 구조)은 연구 방법론으로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통제된 실험실이 아닌 실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반복 검증이 가능하다는 점은, 실증 데이터의 대표성과 현장 적용 가능성을 동시에 높이는 접근이다. 국내에서도 디자인 정책 기반 실증 연구를 설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모델이다.
행사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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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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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29일(목) ~ 2월 15일(일) ※2월 3일·10일(화)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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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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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18일(수) ~ 3월 2일(월) ※2월 24일(화)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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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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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0:00 –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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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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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학미래관 1층 | 체험① 심볼 존 / 체험② 뮤지엄 숍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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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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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무료 참가) ※상설전·특별전·돔 시어터는 별도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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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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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T 커뮤니케이션 과학 기초 연구소 · 도쿄대학교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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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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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학미래관 '미래를 만드는 랩' 실증 실험 공모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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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관련 링크
• 일본과학미래관 이벤트 페이지: https://www.miraikan.jst.go.jp/events/202601294380.html
• 미래를 만드는 랩 소개: https://www.miraikan.jst.go.jp/lab/
• NTT CS연구소 인간 정보 연구부: https://www.rd.ntt/e/cs/team_project/human/

@miraikan

@miraikan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영국 왕립예술대학원 제품디자인 석사 졸업
-생테티엔(프랑스)비엔날레 참여작가
-스왈로브스키 본사(오스트리아)협업작가
-런던디자인뮤지엄레시던시 작가
(현) 프리랜서 디자이너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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