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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에서 만난 핀란드 디자인_3days of design 2026

매년 6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3daysofdesign은 세계 디자인계가 주목하는 대표적인 디자인 페스티벌 가운데 하나다. 

2013년 시작된 이 행사는 현재 400여 개가 넘는 브랜드와 수백 개의 전시 및 프로그램이 도시 전역에서 펼쳐지는 북유럽 최대 규모의 디자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의 주제는 ‘Make This Moment Matter’, 즉 '지금 이 순간을 의미있게' 라는 덴마크인의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주제이다. 디자인 페스티벌에서는 제품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디자인이 사람과 사회, 그리고 일상 속에서 어떤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 3daysofdesign

올해 행사에서 특히 주목할 만했던 것은 핀란드 브랜드들의 접근 방식이었다.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기보다, 놀이, 문화, 대화,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전시가 많았으며, 여러 브랜드가 함께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협업 프로젝트가 두드러졌다. 

 

 

 

 

놀이에서 시작된 핀란드 디자인 'PLAYROOM'

올해 핀란드를 대표하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는 PLAYROOM이었다. 핀란드 브랜드 Durat, Finarte, Johanna Gullichsen가 함께 기획한 이번 전시는 Helsinki PartnersFinnish Design Info가 협력해 선보였다. 

 


사진: 3daysofdesign 

 

 전시의 출발점은 알바 알토가 남긴 한 문장이었다.

 

“Don’t forget to play.”

 


사진: 3daysofdesign

 


사진: 3daysofdesign

 

PLAYROOM은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놀이 공간이 아니라, 실험과 호기심, 창의성을 디자인의 핵심 가치로 바라보는 핀란드 디자인 철학을 공간으로 풀어낸 프로젝트다. 관람객은 가구를 직접 만지고 움직이며 공간을 능동적으로 경험하도록 구성된 전시를 통해 결과보다 과정과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핀란드식 디자인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었다.

 

 

 

 

코펜하겐 도심 한가운데 세워진 Iittala 파빌리온

 


사진: Iittala

 

올해 행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설치 작품 가운데 하나는 Iittala의 프로젝트였다.

브랜드는 알바 알토가 디자인한 알토 유리 화병(Aalto Vase)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코펜하겐 오펠리아 광장에 높이 약 7m의 Aalto Pavilion을 설치했다.

 

  

사진: Iittala

단순한 대형 조형물 설치를 넘어 관람객이 내부로 들어가 빛과 소리,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이번 프로젝트는 오랜 디자인 아이콘을 하나의 건축적 경험으로 확장한 사례였다. 제품을 전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브랜드의 역사와 디자인 유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공예와 디자인의 경계를 잇는 Lokal Gallery

 헬싱키의 로칼 갤러리는 덴마크 핀란드 문화원(Finnish Cultural Institute in Denmark)과 함께 'A Prima Vista'라는 그룹전을 개최했다.


사진: Lokal Gallery

 

 


사진: Lokal Gallery

‘A Prima Vista’는 음악 용어로 ’초견 연주(first sight reading)’를 의미한다. 전시는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이어지는 계절의 생명력을 주제로 디자이너와 공예가, 예술가 17명의 작품을 한 공간에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큐레이터 카트야 하겔탐Katja Hagelstam의 기획 아래, 공예와 예술, 디자인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 들며 핀란드 디자인 특유의 감성과 장인정신을 보여주었다. 작품뿐 아니라 공간 연출을 통해 핀란드의 라이프스타일과 공예 문화를 함께 소개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제품을 진열 하기보다 공간이 하나의 공예 전시를 보는 듯했다. 특히 작품 사이의 충분한 여백과 자연광을 활용한 공간 연출은 각각의 재료와 질감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가구를 둘러싼 대화를 전시한 Vaarnii

 

핀란드 가구 브랜드 Vaarnii는 스웨덴 러그 브랜드 Kasthall과 함께 DESIGN/DIALOGUE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사진: Vaarnii

행사 기간 동안 전시장 카페에서는 매일 아침 Breakfast Chats가 열렸으며, 디자이너와 브랜드 관계자들이 함께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토론의 주제는 One-thingness, Taking the Long View, Perfectly Imperfect였다.

 

번 프로젝트는 제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자인을 둘러싼 담론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지향했다. 지속가능성, 장기적인 관점, 자연 소재가 지닌 불완전성 등 오늘날 디자인이 고민해야 할 주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제시하며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함께 이야기했다.

 

 

 사진: Vaarnii

 

 

 

조용한 공간으로 전한 핀란드의 미학

 

핀란드 가구 브랜드 Nikari는 코펜하겐 중심부의 Odd Fellow Palace에서 쇼룸을 운영했다. 전시장에는 Secto Design의 조명과 Woodnotes의 러그 및 텍스타일이 함께 배치되며 하나의 조화로운 공간을 완성했다. 화려한 연출보다 핀란드산 목재와 자연 소재의 아름다움을 차분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이번 쇼룸은 북유럽 디자인이 지닌 절제된 미학과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의 가치를 전달했다.

 

  

 사진: Nikari

 

핀란드 대사관에서 열린 북유럽 협업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는 Scandinavian Design Embassy였다.

이 프로젝트는 2022년 시작된 Finnish Design Embassy를 기반으로 스웨덴과 노르웨이까지 참여 범위를 넓혀 발전한 북유럽 공동 플랫폼이다.

올해는 주덴마크 핀란드 대사관저에서 개최됐으며, 핀란드에서는 Finarte, Mifuko, Lapuan Kankurit이 참가했다.

 

행사는 국가별 브랜드를 소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북유럽 디자인이 공유하는 가치와 지속가능성, 장인정신을 함께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연 소재를 활용한 제품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그리고 일상의 아름다움을 제안하는 브랜드들이 한자리에 모여 북유럽 디자인의 정체성을 입체적으로 전달했다.

 

 

 

 

제품보다 ‘문화’를 보여준 핀란드

 

3daysofdesign에서 핀란드는 새로운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기 보다 디자인이 만들어내는 문화와 경험에 주목했다. PLAYROOM은 놀이를 통해 창의성을 이야기했고, Lokal은 공예와 공간을 연결했으며, Vaarnii는 대화를 디자인의 일부로 제안했다. Scandinavian Design Embassy는 국가 간 협업을 통해 북유럽 디자인의 공통된 가치를 보여주었다.

 

밀라노 디자인위크가 신제품 발표와 브랜드 경쟁의 장이라면, 3daysofdesign 디자인이 사람과 도시, 문화 속에서 어떻게 작동 하는지를 보여주는 축제에 가깝다. 올해 핀란드의 참여는 화려한 연출보다 자신들만의 디자인 철학을 차분하게 전달하는 초점을 맞췄으며, 이러한 접근은 오늘날 북유럽 디자인이 지향하는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https://www.3daysofdesign.dk/

 

 

서정애(핀란드)
-Aalto대학 Masters of Arts and Design, Product and Spatial Design 졸업
-아에오 AAA 식경험 디자인 컬렉티브 운영
-Juneinwinter 대표 (제품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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