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디자인리포트
인스타 아이콘 인쇄 아이콘

피스카르스 아트&디자인 비엔날레 2026_물의 감각

핀란드 남부의 작은 철공 마을 피스카르스(Fiskars) 올해 여름 디자인와 공예, 현대미술이 만나는 마을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1649 설립된 제철소에서 출발한 이곳은 현재 100 명이 넘는 예술가와 디자이너가 활동하는 창작 공동체이며, 오래된 공장과 창고는 전시장과 공방이 공존한다.

  

 

올해 열린 피스카르스 아트&디자인 비엔날레 2026 주제는 '(Water)'이다. 전시는 메인 전시 〈물의 감각(Sense of Water) 물방울DEW, 그리고 알토대학교 학생들이 참여한 Material Flow 중심으로 구성된다. 그중 가장 인상적 이었던 전시는 곡물 창고(Viljamakasiini) 1층에서 열린 물의 감각〉이었다.

 


 

큐레이터 리카 라트바-솜피(Riikka Latva-Somppi) 전시를 통해 "우리는 물을 어떻게 감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인간과 물의 관계는 과학적 지식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식, 감정, 그리고 행동이 함께 작동할 비로소 만들어진다 말한다. 이러한 관점 아래 디자인, 현대미술, 과학 연구, 개인의 경험을 하나의 공간 안에 배치하며, 관람객이 물과 자신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도록 이끈다.

 


 


 

전시를 둘러보며 흥미로웠던 점은 '' 직접 표현한 작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대신 흙과 유리, 해조류, 플라스틱, 목재처럼 서로 다른 재료를 통해 물과 연결된 감각과 기억을 이야기한다. 물은 하나의 소재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을 이어주는 매개로 존재한다.

 

 

 

마리 이소파흘라(Mari Isopahkala) SYNKRO였다. 서로 다른 형태와 색을 가진 유리 볼에 같은 높이까지 물을 채운 작품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입구가 넓은 용기는 빨리, 좁은 용기는 천천히 물이 증발하면서 처음의 수평선은 서서히 무너진다. 작가는 "우리 모두의 몸에는 같은 물이 순환하는데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가치 있게 여겨지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주 단순한 자연 현상을 통해 평등과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작품의 일부가 된다는 역시 설치 작업의 중요한 특징이다.


  

 

바다를 새로운 재료로 바라보는 시도도 눈에 띄었다. 율리아 로만(Julia Lohmann) 안나 데르 레이(Anna van der Lei) 영상 설치 Echoes of Undercurrents 선보였다. 작품은 영상과 함께 실제 해조류, 해조류 기반 바이오 소재를 함께 설치한다. 알토대학교 교수인 로만은 오래전부터 해조류를 미래의 디자인 재료로 연구해 왔으며, 2013년에는 해조류 연구 공동체인 Department of Seaweed 설립했다. 작가는 해조류를 단순한 친환경 소재가 아니라 생태계와 인간을 연결하는 존재로 바라본다. 바다는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재료와 지식이 태어나는 장소가 된다.


 

 


 

 

 

가장 시적인 작품은 조에 브뤼아(Zoé Bruhat), 아시아 포모르스카(Asia Pomorska), 빌마 사이니오(Vilma Sainio) 공동 제작한 Ulva intestinalis였다. 작품은 언뜻 보면 작은 나무 벤치처럼 보이지만, 관람객에게 풍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작가들은 "발트해는 인간이 이용하는 자원이 아니라 함께 존재하는 살아 있는 "이라고 말한다. 관람객은 벤치를 원하는 위치로 직접 옮겨 앉을 있으며, 자연스럽게 시선은 수평선에서 발아래의 모래와 이끼, 곤충, 물속을 떠다니는 해조류로 향한다. 벤치 표면에는 녹조류(Ulva intestinalis) 미세한 구조가 CNC 가공으로 새겨져 있어 손끝으로도 자연의 질감을 느낄 있다.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자연을 바라보는 몸의 자세를 디자인한 작품이었다.

 


 

 

 

환경 문제를 다루는 작업 가운데서는 스페인 디자이너 알바로 카탈란 오콘(Álvaro Catalán de Ocón) Plastic Rivers 눈길을 끌었다. 전시장에는 100% 재활용 PET 제작한 대형 러그 Ganges Rug 설치되어 있었다. 작품은 스페인 텍스타일 브랜드 GAN 협업으로 제작되었으며, 버려진 플라스틱을 새로운 생활 오브제로 다시 순환시키는 프로젝트다. 폐기물을 단순히 줄이는 것을 넘어 새로운 재료로 전환하는 디자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른 도자 작업인 발라 부흐트(Vala Boucht) The Waiting Urn 바다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알토대학교 졸업 연구에서 발트해 바닥에서 채취한 점토와 갈대를 이용해 자신의 어린 시절과 발트해의 관계를 탐구했다. 이번 작품 역시 바다에서 준설한 점토와 갈대를 사용해 제작되었다. 그에게 흙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기억을 담고 있는 장소이며, 자연 물질이 인간의 손을 거쳐 새로운 재료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매개다. 바다를 이용해야 자원이 아니라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존재로 바라보는 태도가 작품 전반에 담겨 있다.

 


 

 

이번 전시를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환경 문제를 직접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많은 지속가능성 전시가 위기와 해결책을 제시하는 집중한다면, 물의 감각〉은 관람객이 물과 새로운 관계를 맺도록 유도한다. 유리 속에서 천천히 증발하는 물을 바라보고, 해조류를 새로운 재료로 만나고, 발트해의 풍경 앞에 잠시 앉아 머무르는 경험을 통해 물은 이상 추상적인 환경 문제가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감각이 된다. 

디자인은 언제나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비엔날레에서는 디자인이 우리의 감각과 시선을 바꾸는 일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물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바라보고, 손으로 만지고, 관계를 다시 만들어가는 경험을 제안하고 있었다.

서정애(핀란드)
-Aalto대학 Masters of Arts and Design, Product and Spatial Design 졸업
-아에오 AAA 식경험 디자인 컬렉티브 운영
-Juneinwinter 대표 (제품회사)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피스카르스 아트&디자인 비엔날레 2026_물의 감각"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