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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을 '배달'하다

2026년 7월 22일, 일본 에히메현 마쓰야마시에 본사를 둔 주식회사 wead(대표이사 이가와 모모카, 2023년 8월 설립)가 이동식 자원순환 서비스 '모구쿠루'를 개시했다. 전시회, 이벤트, 축제 등의 현장에 차량으로 방문해 그곳에서 발생한 유기성 폐기물과 종이 자원을 그 자리에서 감용(減容)·자원화하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자원순환 설비는 공장이나 처리시설 등 고정된 장소에서 운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폐기물을 시설까지 옮겨 자원화하는 기존 구조에 대해, wead는 폐기물이 발생한 장소에서 곧바로 자원으로 바꾸는 모델을 제안한다. 설비를 필요한 장소로 옮겨 감용·자원화까지 수행함으로써 순환을 '배달한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wead

'모구쿠루'의 가장 큰 특징은 혼다의 상용 전기차 N-VAN e:를 이동수단이면서 동시에 전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차량에서 장치로 직접 급전하는 방식이어서, 상용전원을 확보할 수 없는 장소에서도 감용·자원화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다. 차량에 이미 실려 있는 배터리를 어디에 쓸 것인지 다시 정한 접근으로, 새로 더한 기술 요소는 없다.

현장 자원화가 그동안 확산되기 어려웠던 조건 가운데 하나가 전원 확보였다. 이벤트 회장, 공원, 하천부지, 지역 광장처럼 전기를 끌어오기 어려운 장소에서도 작동하게 되면서, 회사는 이벤트뿐 아니라 자치단체, 방재, 관광, 농업 등으로 활용 영역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동식 처리 자체는 이전부터 상정돼 있었다. greevy 소개 자료는 활용 장면의 하나로 이벤트 회장에서 나오는 사용 후 종이컵과 종이접시, 먹다 남긴 음식의 현지 자원화를 '모바일 처리'라는 이름으로 제시해왔다. '모구쿠루'는 여기에 전원 문제의 해법을 더해 하나의 서비스로 묶어냈다.



@wead

 

고속분해촉진제 'greevy'

실제 분해를 담당하는 것은 wead가 자체 개발한 고속분해촉진제 'greevy®'다. 커피 찌꺼기와 목분 등 자연 유래 폐기물을 독자적으로 배합한 발효 자재로, 폐기물에서 나온 자재로 폐기물을 처리하는 구조다. 지금까지 소각과 매립이 전제였던 난분해성 쓰레기를 빠르게 분해·감용해 자원으로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가 공개한 실증 결과는 세 가지다. 식물성 잔사 시험에서는 greevy 400L에 잔사 8,000L를 투입해 부산물을 최종 500L까지 줄였고, 그 가운데 약 400L는 greevy에서 유래한 양이다. 생분해성 종이컵은 투입 24시간 만에 분해와 퇴비화가 끝나 타사 대비 분해 기간이 약 90분의 1로, 종이 스푼과 포크, 접시 등 종이 커트러리는 약 180분의 1로 단축됐다. 종이가 분해되는 데 약 3개월, 종이 빨대는 1년 이상이 걸려 업사이클되지 못한 채 소각되는 현실을 놓고 비교한 수치다. 식물 잔사와 왕겨는 통상의 80분의 1에서 540분의 1 수준까지 감용된 사례가 보고돼 있다.

악취 저감도 함께 제시된다. 커피 찌꺼기는 활성탄의 약 8배 소취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고, 분해 시점과 분해가 끝난 뒤의 악취를 크게 낮춘다는 설명이다. 사람이 밀집한 장소에서 유기성 폐기물을 다루는 서비스인 만큼, 이 항목이 실현 가능성을 좌우한다.

같은 자재는 다른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분해와 퇴비화에 3~5년이 걸리던 왕겨를 48시간 이내에 분해해 퇴비화하고, 이를 '코메토코히(쌀과 커피)'라는 토양개량재로 상품화했다. 축산 부문에서는 깔짚(敷料) '기비코'와 함께 사용해 퇴비화가 어려운 사용 후 깔짚을 빠르게 처리한다. 사용 후 종이 기저귀를 분해·감용해 재생 펄프와 연료·퇴비 원료로 되돌리는 연구는 '레이와 7년도 에히메현 제로카본 비즈니스모델 창출사업'에 채택됐다.




@wead

 

'모구쿠루'라는 명칭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하나는 greevy에 포함된 미생물이 쓰레기를 '모구모구(우물우물)' 분해해 자원으로 되살린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쿠루마(車, 자동차)'로 순환을 실어 나르며 자원이 '쿠루쿠루(빙글빙글)' 도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분해 원리와 서비스 형태, 지향하는 가치가 짧은 의성어 하나에 함께 들어가 있다.

회사가 내건 미션은 "捨てる。を捨てる(버린다, 를 버린다)"다. 버리는 양을 줄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버린다'는 개념 자체를 폐기 대상으로 지목한 문장이다. 축산 자재와 농업 자재, 이번 이동식 서비스가 모두 여기에서 출발한다.






@wead

 

 

'모구쿠루'의 첫 실증은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FUJI ROCK FESTIVAL '26에서 이뤄진다.  회장 내 에코스테이션에서 분별된 종이 용기와 먹다 남긴 음식, 마시다 남긴 음료 등을 대상으로 greevy를 활용한 감용·자원화를 실시한다. greevy 자체는 스포츠 이벤트에서 사용된 종이컵을 회수해 분해·퇴비화하는 등 이전에도 현장 실증이 진행돼 왔으며, 이번에는 그 설비를 차량에 실어 전원 없는 환경에서 운용하는 방식이 검증 대상이 된다.

후지록은 오랜 기간 관객과 스태프, 자원봉사자가 함께 분리배출에 참여해온 일본의 대표적인 환경배려형 페스티벌로 알려져 있다. wead는 자사의 역할을 그 분별의 다음 단계를 맡는 것으로 규정하고,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현장에서 새로운 자원으로 연결하는 실증에 나선다. 이미 분리배출 문화가 자리 잡은 장소를 택함으로써 검증 대상을 자사 기술로 좁힌 구성이다.

회사는 이번 실증을 통해 '이벤트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그 자리에서 자원으로 만든다'는 순환 모델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이후 전국의 이벤트와 자치단체, 관광지, 농업 현장, 방재 현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모구쿠루'는 서비스로서 이제 첫 실증에 들어선 단계다. 차량 한 대가 감당할 수 있는 처리 용량, 현장에서 나온 산물의 품질과 활용처, 위생 및 폐기물 규제와의 정합, 기존 수거·운반 체계와 비교한 처리 단가 등은 앞으로의 데이터가 답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처리 설비의 위치를 조정 가능한 변수로 다뤘다는 점에서, 사례는 순환경제 영역에서 설계가 개입할 있는 지점을 하나 보여준다. 소재와 분해 용이성에 집중해온 논의 곁에, 처리가 이뤄지는 장소를 어디에 것인가라는 질문이 하나 더해진다.

 

 

https://www.wead-inc.com/

https://prtimes.jp/main/html/rd/p/000000003.000181726.html

 

 

박혜연(일본(고베))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영국 왕립예술대학원 제품디자인 석사 졸업
-생테티엔(프랑스)비엔날레 참여작가
-스왈로브스키 본사(오스트리아)협업작가
-런던디자인뮤지엄레시던시 작가
(현) 프리랜서 디자이너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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