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이 유리 스즈키(Yuri Suzuki)와 협업해 선보였던 귀여운 로파이(Lo-Fi) 미니 레코드 커터 'PO-80 레코드 팩토리(Record Factory)'가 취미용 장난감에 가까웠다면, 이번에 공개된 APC-2는 무게만 약 140kg(308파운드)에 달하는 견고한 산업용 장비에 가깝다. 분체 도장된 알루미늄과 화강암 소재로 마감된 이 거대한 머신은 스튜디오, 레이블, 소규모 제작자들을 겨냥해 실시간으로 고품질 바이닐 레코드를 직접 커팅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의 APC-2 (출처: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오늘날의 바이닐 산업은 오래된 빈티지 장비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유지보수할 수 있는 엔지니어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은 스위스의 발명가 플로 카우프만(Flo Kaufmann)과 협력해 원본의 성능을 뛰어넘는 'DIALBA' 커팅 헤드를 이식하고, 현대적인 기술을 결합했다.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의 APC-2 (출처: NoiseGate)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은 단순히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이들이 추구해 온 독보적인 디자인 철학을 통해 레코드 산업을 더 많은 대중들이 즐기도록 만들고 있다. 회사 측은 오랫동안 레코드 커팅 머신 자체가 진입 장벽이기 때문에 음반 산업에 있는 이들만의 전유물이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APC-2를 통해 뮤지선들이 소량의 음반을 더욱 더 쉽게 만들 수 있고, 라이브 공연 직후 그 자리에서 바로 실물 레코드를 찍어내는 등 음악을 즐기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미니멀하면서 위트 있는 미학의 감성을 불어넣어 온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이 거대한 규모의 캔버스에 담아낸 이번 디자인은 아날로그 소리를 다루는 방식과 사람들의 관계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현재 APC-2는 소량 한정 생산 방식으로 수퍼센스를 통해서만 독점 판매되며,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은 채 공식 웹사이트를 통한 개별 문의로 진행되고 있다. 장난기 가득하던 스웨덴 디자인 명가가 과연 아날로그 레코드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기대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