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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디자인

처음 뉴욕에 도착해서 생활속에서 느끼는 미국의 디자인에 관한 느낌은 아기자기하고 예쁘다라는 느낌은 없었지만 미국 특유의 실용적이고도 대담한 느낌이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한다. 미국에서 산 지 햇수로 7년이 되는 지금도 이러한 나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뉴욕의 중심지인 맨하탄 시내는 바둑판과 같이 잘 정비된 도시 계획의 일목요연함으로 거리마다 표시되어 있는 street의 숫자와 이름만 보고 목적지를 찾을 수 있어 나같이 길 눈이 어두운 사람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타임스퀘어(Times Square) 같은 시내 중심가는 엄청난 빌보드와 화려한 간판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특히 밤거리는 빌딩은 없고 마치 화려하고 눈에 번쩍 번쩍 띄는 대형 간판들만이 있는 듯이 보인다. 복잡해 보일 수 있는 환경임에도 서로 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이들 전체가 하나의 거대 미국의 심장부라고 불리우는 곳의 상징으로 보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렇게 외적인 화려함을 갖고 있는 뉴욕은 유명한 아트스쿨도 많은데 여기서의 수업은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그것이 비주얼로 표현되기 이전에 먼저 추출된 디자인 컨셉으로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실무에서도 적용되며 좋은 디자인으로 선정된 작품들을 보게되면 바로 디자인과 컨셉이 훌륭하게 표현된 것임을 금새 알아차릴 수 있다. 물론 비주얼적인 면에서의 표현상의 절제와 명료함도 중요한데 이는 위에 언급한대로 먼저 컨셉에 준하는 것이어야 한다.

늘 나름대로 좋은 디자인에 관한 리서치를 하던중 이번 주엔 내 눈을 그야말로 사로잡은, 그래서 "Wow!" 하며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하나의 디자인을 소개하려 한다.

타이틀은 우리가 쉽게 말 할 수 있는 티슈 박스 디자인이 되겠지만 거기엔 박스가 없다. 바로 "O" Tissue Ring이라 불리는 티슈용 Ring으로, 티슈를 담을 수 있는 박스는 없고 그 위에 덜렁(?) 둥그런 링 하나 올려져 있는 것이다. 이는 Scott Christensen의 대학 졸업 논문작품이기도 하며 또한 디자인 잡지 I.D. (The International Design Magazine)에서 실시한 2003년도 학생 디자인 리뷰에서 500명이 넘는 참가자중 당당히 대상으로 선정된 것이기도 하다.(참고링크 http://www.idonline.com/sdr03/best.asp)

단순하기 그지없는 이 디자인은 보는 사람 누구라도 난 왜 저런 생각을 못했을까 하며 무릎을 치게 만든다. 사진만으로 보기에는 과연 티슈가 잘 뽑혀져 나올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심사위원들의 평을 종합해 보면 그런 염려를 묶어두라는 말이 적합할 정도로 쏙쏙 잘 나온다고 한다.

Scott Christensen은 제품을 위한 디자인에 부피를 최대한 감소하여 어떻게 기능적으로 조화를 시킬 것이가에 관심을 기울이던 중 티슈를 사용할 때 잘 빠져나오지 않는 것은 손을 넣어 파내어야 하고 또 겹쳐져 있는 티슈 한 장씩을 뽑아야 하기 위해서는 티슈더미 위에 약간의 압력이 필요함을 발견하였다.

대안이 될 종이 박스에 대한 조사과정이 끝난 후 박스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해 과감히 삭제하고 티슈더미 위에 무엇으로 압력을 가할 것인가를 구상했다. 여러가지 모양을 고려했는데 티슈더미 위에서 티슈가 하나씩 빠져 나올 때마다 얹혀진 것은 약간씩 움직이게 되는데 Scott Christensen은 둥근 원 모양이야 말로 중심축이 돌아가도 전체의 형태에 변화없이 똑바로 보이기 때문에 원 모양을 결정했다.

최종단계의 재질은 적당한 무게를 주며 변색되거나 녹슬지 않는 견고한 성질의 스테인레스를 사용했다. 이는 휴대용으로 들고 다니기엔 좀 적당하진 않지만 집안의 화장실용 비품으로는 두루두루 어울리는 디자인이기도 하다.

생활속에서의 경험을 통해 기존의 사고의 틀을 깬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도 놀라운데, 미적인 것에만 치중하지 않고 디자인의 구성요소의 최대 절감으로 다음세대의 재활용을 위한 것까지 염두에 둔 환경의식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단단한 디자인 컨셉과 디자인적 요소를 결합해 최대한 단순한 형태로 멋지게 이끌어 낸 이 작품은 학교 교육을 바탕으로 산업 디자인계와 공조하여 사회의 디자인 분야의 질을 얼만큼 높일 수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이 제품은 올 10월에 생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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