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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디자인상 시상식을 다녀와서

* 사진설명 : 브라운 디자인상 시상식장으로 쓰이는 브라운사 로비용 건물 중정. 가운데 물위에 3차심사를 통과한 4개의 최종 선별작품 모델이 전시되었다.


학생들이 작품을 내어 당선될 만한 공모전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전 세계적인 디자인 공모전은 대부분 기성 디자이너나 대기업들이 상을 휩쓸어 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처음부터 우수한 차기 디자이너 발굴에 그 목적을 두고 학생작품에 대한 공모전을 주최해온 브라운 디자인 상이 올해로 벌써 14회(36년)를 맞았다.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브라운 디자인 상의 심사는 브라운 디자인 팀 책임자와 브라운 기술 담당자 1명 그리고 외부 인사 2명으로 4명의 주 심사위원과 150-200여명의 객원 심사위원단으로 구성된다. 주 심사위원들은 1차 서류심사, 2차 모델심사, 3차 최종 선발자 4개를 선택 하는 세단계 심사전과정을 책임지고, 디자이너, 언론인, 학계 등 각계 인사들이 초대되는 객원 심사위원단은 시상식날 최종 선발 작품 4개중 1등을 가리는 추첨에 참여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브라운 디자인 상 시상식이 익시드 총회 일정의 하나로 열려 익시드에 참가했던 여러 외국 손님들이 많이 참가하기도 하였다.

* 사진설명 : 시상식 장면


이번 시상식에 객원 심사위원으로 참가해달라는 반가운 초청을 받고 기꺼이 참가한 브라운 시상식 광경은 참 인상적이었다. 우선 추첨전에 4팀의 최종선발자들의 작품발표 및 설명회가 있었는데, 발표 상태 또한 작품내용 만큼이나 추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이 4팀들은 그날 오전에 뮨헨대학 디자인 교수 지도 아래서 프리젠테이션에 관한 워크샵을 갖으면서 이 발표회를 준비를 한다. 이를 통해 효과적인 프리젠테이션 노하우 뿐만 아니라 노트북과 비머를 이용한 프리제텐이션 준비와 기술을 배우게도 된다. (이번 익시드 총회에서 몇 몇 발표자들이 이런 프리젠테이션 기술을 익히지 못해 안타까왔던 기억이 새롭다)

최종 심사에 오른 4개의 작업은 에센 대학 졸업작품으로 준비되었던 벤야민 홀흐의 씨티 촬영기 <ct.loop>, 캐나다 토론토 대학 미쉘 데그로세이예의 무선 전력소비량 측량기, 스위스 취리히 대학 팀의 인명구조 륙색, 브라운 슈바이크 대학 팀의 인터넷 라디오 <모디오> 였다.

* 사진설명 : ct.loop 브라운 디자인 최고상 수상작/ 벤야민 홀흐/ 에센대학


* 사진설명 : 안전륙색/ 모리쯔 슈라터, 마티아스 듀리쉬/ 취리히 대학


* 사진설명 : 인터넷 라디오 Modio/ 요른 부세/ 브라운슈바이크 대학


* 사진설명 : 무선 전력측량기/ 미쉘 데그로세이예/ 토론토 온타리오 대학


(이외 다른 브라운 디자인 상 수상작들에 대한 것은 <디자인네트>지와 브라운 디자인 상 홈페이지 www.braunprize.com 를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객원 심사위원단의 역할을 솔직히 투표라는 방식을 위한 그저 의례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디자인 상 공모전 특히 브라운 디자인 상 수상작에 대한 자료를 꾸준히 접해본 필자에게는 이번 최종선발자로 추천된 4팀 중 이미 작업규모 자체가 비교가 되지 않는 뛰어난 작업이 하나 있어, 4명의 선발자 명단만 보고서도 어떤 작업이 선택 될 것 이라는 예상이 쉬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다른 심사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렇게 예상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튼 필자의 눈에는 최종선발자들 작품의 내용이나 깊이, 발표내용 들에서 큰 차이를 볼수 있었다. 1등상을 받은 씨티 촬영기 프로젝트를 낸 에센 대학 졸업자(올해)인 벤야민 홀흐는 발표내내 이 디자이너가 얼마나 이 프로젝트에 심취되어 있는지, 그 열정을 모두 느낄수 있을 정도였다.

디자이너로 활동할수 있는 자격증이 주어지는 디플롬(졸업)작업이라 까다로운 학교의 작품심사과정을 통과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준비와 실험, 조사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일단 프로젝트의 규모와 쓰임새(브라운 디자인 상은 의도적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의료기기 부분에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에서 부터 다른 작업들과 차이가 많이 났다.

여기에 새로운 시티 기기가 과연 왜 필요한가를 질문에서부터, 환자들이 갖는 기존의 씨티 촬영기가 주는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실질적으로 병원에서 위급환자를 씨티 촬영기에 옮길 때 발생하는 여러 기기들과 복잡하게 엉킨 링겔 선, 전선의 처리 문제 등에 대한 분석, 실제 수개월간 여러 종합 병원들에 출근하며 씨티기를 사용하는 사례 관찰과 자료수집, 그리고 기존 시장에 나온 씨티기기들의 상태 분석 등도 이 프로젝트가 매우 탄탄한 토대위에 준비되었음을 알려주었다.

또한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면서 깔끔한 형태로 디자인된 씨티기기에 대해 메모지를 전혀 보지 않고도 자기 프로젝트의 안과 밖을 막힘없이, 자신있게 설명해주는 그 태도에 씨티 기기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아, 저런 기계가 새로 나온다면 병원가는데 덜 두렵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던 점이 바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 작업에 표를 던지게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스위스 취리히 대학 팀의 작업인 눈사태 구조시설이 달린 륙색에도 관심이 갔는데, 취리히 대학팀의 이 륙색은 눈사태시 비상끈을 당기면 에어백의 원리를 이용하여 뒷 날개 부분과 목부분에 공기주머니가 부풀어 올라 눈속에 질식사를 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여기에 뒷부분 뚜껑을 젖히면 삽이 되는 장치도 넣어주고 여러 가지 실제 상황을 대비한 편리한 장치들이 들어가 있었다.

발표가 끝난후 질문 시간에 물어보니, 이미 이와 비슷한 제품들이 시중에 있는데, 좀더 커다란 에어백을 넣기 위해 색 전체 무게가 더 무거워진다는 점과 산소유입을 위한 목부분 에어백에 관해서는 에어백이 터질 때 나는 소음의 강도나 터지면서 생길수 있는 얼굴 부분 상처 등에 대해 아직 실제 실험결과가 없다고 밝힌 점에서 감점을 줄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끝없이 늘어나는 제품의 홍수속에서 좋은 디자인, 가치있는 작업을 가려내는 일은 쉽지 않은데, 아무래도 인간의 생명과 건강, 에너지 문제에 관계된 작업들이 결국 디자인이란 왜, 무엇 때문에 존재하고 추구되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가장 가치있는 답을 제시해 준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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