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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맨의 정체

내가 순수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다가, 갑자기 광고라는 세계에 빠져든 것은 정말 우연이였다. 대학교 1학년때 하숙하던 옆방 오빠가 광고공모전이 있는데 디자인 해달라고 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조금씩 알게 된 광고가 이제는 나의 인생의 목표과 되었고, 유일무일한 길이 되어버렸다. 광고써클일에 바뿌고, 방학때마다 각종 공모전에 시달리면서도.. 때로는 밤도 새고 학교공부도 뒤쳐지긴 했으나 광고와 함께 하는 나의 삶은 언제나 행복했다. 지금도 광고얘기만 나오면 뭉클해지는 이 느낌은 마치,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 마음이랑 같지 않을까. 이런 광고분야에 대해 이제서야 얘기를 꺼내는 것은 아마 함부로 손대고 싶지 않은.. 나만이 가지고 싶고 소유하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욕심때문이 아닐까도 한다.

광고의 매력은 아마 <신선함>이 아닌가 한다. 정말 재미있는 아이디어는 광고의 목적 그 이상의 역할을 우리사회에 안겨주고 있다.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인기몰이를 하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화제거리를 언제나 안겨준다. 보통의 아트 이상의 대단한 역할을 다 하고 있기에, 지금의 광고는 글쎄.. 하나의 문화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지 모른다.

몇 년전, 한국을 휩쓸었던 광고가 하나 있다.
슈퍼맨, 배트맨을 뒤 이은 펩시맨…

* 사진설명 : 펩시맨 포스터

펩시맨이 탄생된 것이 바로 펩시광고에서였다. 쉬원한 그 무언가가 생각날때마다 나타나는 펩시맨은 언제나 우리에게 갈증을 해결해주고, 때론 엉뚱함과 재미를 보여주었다. 이 광고로, 펩시맨은 하나의 캐릭터 그 이상으로,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게 되었고, 또한 <펩시>라는 상품의 매출도 상당히 늘었던 결과를 안겨주었다.

정말 광고의 승리가 아닐 수 없다. 난 이런 광고를 볼때마다, 지금 광고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나의 상황에 때론 속상해하면서, 때론 이런 광고를 탄생시켜준 얼굴도 모르는 아트디렉터에게 전율을 느끼곤 했던 적이 있다.

자.. 이제 궁금했던 펩시맨의 정체를 밝혀보자..

터미테이터를 연상시키는 은색의 근육질 펩시맨의 얼굴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항상 서양인에 둘러싸여있는 펩시맨, 아메리카 저 어디선가 항상 뜬금없이 나타나는 펩시맨의 국적은 웬지 미국인 같은데… 하고 느끼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 글을 본 사람이라면, 확실히 펩시맨 어렴풋한 정체를 느낄수 있을지 모르겠다.

펩시맨은 만들고 창조시킨 이는 일본 하쿠호도광고대행사의 오오누키 타쿠야 大貫卓也(TAKUYA OHNUKI)아트디렉터이다. 펩시맨의 국적은 아메리카가 아닌 일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펩시맨 광고의 배경과 등장인물이 아메리카풍이여서, 아메리카(아님, 유럽)의 어디 유명한 월드와이드 광고대행사에서 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펩시맨을 창조한 한 사람은 일본인 아트디렉터인 오오누키 타구야라는 사실을 알려두고 싶다.


지난주 타마미술대학에서 오오누키 타구야의 특강이 열려 나도 참석했었다. 그 특강에서 펩시맨의 창조배경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당시, 하쿠호도에서 디자인일을 하고 있던 오오누키는 몇가지 캠페인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을 때였다. 그런 그에게 펩시의 광고제작을 의뢰받았을때는 무척 암담(?)했었다고 한다.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렸었는데.. 그 자신조차 빨강패키지의 코카콜라에 눈이 먼저 갔다. 펩시가 코카콜라를 이길려면, 빨간색으로 패키지를 바꿀 수밖에 없겠다고도 생각했었다. 그 정도로 펩시는 눈에 튀지도, 특별나지도 않는 그저그런 탄산음료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던 상태였다.
펩시는 새로운 이슈가 필요했다. 그건 상품이 가지고 있는 장점보다 새로운 어떠한 이미지가 필요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캐릭터이고, 펩시의 상품에 어울리는 강하면서 재미있는 펩시맨이 탄생되었다. 콜라는 워낙 아메리카 상품으로 알려져 있던 상태였기때문에, 광고도 자연적으로 아메리카의 젊은이를 배경으로 한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펩시맨의 탄생으로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펩시가 콜라를 이기는 이변(?)도 탄생되었다. 그 후, 패키지에 캐릭터를 부착하는 판촉광고인 오바케(おばけ)광고도 처음으로 실시, 더욱더 큰 인기를 얻었다.


* 사진설명 : 패트병 뚜껑에 펩시맨의 캐릭터를 부착하는 프로모션을 전개했다. 우스꽝스러운 펩시맨의 모습이 재미있다.




* 사진설명 : 여름 시즌을 겨냥한 프로모션. 펩시맨과 유령, 귀신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몇 년 후.. 지난 올해..
레몬향이 가미된 펩시콜라의 탄생과 더불어, 새로운 펩시맨광고가 선보이고 있다.
(아래의 URL을 클릭하시면 , 광고를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 사진설명 : 사람들이 모두 “펩시맨이다”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펩시맨은 “NO”라고 외친다. “틀렸습니다. 펩시콜라에 레몬과 가미되었습니다. 펩시트위스트” 라는 카피와함께, 사람들은 펩시맨의 노란 가면을 벗기려고 한다.
http://www.pepsi.co.jp/rm/twistman.ram

* 사진설명 : 여자들이 모두 “펩시맨이다”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펩시맨은 “NO”라고 외친다. <다이어트 레몬펩시>를 알려주듯, 이 광고에서는 몸매가 좋은 여자 펩시우먼(?)이 등장한다.

* 사진설명 : 강도가 든 은행에 들어간 펩시맨은 강도들이 모두 노란색가면을 쓴 것을 보고 놀란다. 나중에 경찰서에 잡혀가는 펩시맨을 볼 수 있다.
http://www.pepsi.co.jp/rm/twistman2.ram


강의가 끝나고, 사람들의 둘러쌓인 오오누키 타쿠야를 기다렸다 나도 겨우 인사를 건낼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펩시맨 대단했었어요” 라는 말에 그는 “그 얘기는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해 주었다. 이것저것 질문과 함께 마지막으로 악수를 건냈을때 그의 손은 무척 따뜻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오늘 어려운 광고얘기를 꺼낸것은 펩시맨의 존재에 대한 오해를 조금이나마 풀어주고 싶은, 내가 존경하는 이 아트디렉터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에서이다.
그는 펩시맨뿐만 아니라 칸느광고제에서도 유명한 <카푸누들 컵라면 =Hungry?> 시리즈, 일본내에서 화제가 된 광고를 다수 제작했었다.
그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이야기하고 싶다. 이 기회를 빌어, 그를 찾아가.. 정식으로 인터뷰도 하고, 이것저것 묻고 싶은게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그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해 두어야 할 것 같다. 그는 너무나 멋있는 아트디렉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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