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문화다. 특히 20세기를 가장 잘 대표할수있는 아이템이 바로 자동차라 할수 있다. 21세기 컴퓨터 시대, 사이버 시대를 맞아 실제 공간상의 이동에 사용되는 자동차는 더 이상 소비자들의 구입 물건 목표 1호가 아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구시대 유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컴퓨터나 가상세계에 비해 한 시대 전 사물인 자동차가 문화상품화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나 다를까 요즘 자동차 시장에는 "레트로 퓨트리즘(Retor Futurism)" 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이미 익숙하거나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자동차 모델들을 새로운 포장으로 산뜻하게 꾸며 내 놓는 이른바 레트로 풍이 유행이다. 25년동안 책상서랍에서 잠자던 모델 컨셉의 먼지를 털고 제품화 하거나(스마트), 50, 60년대에 사랑받던 "딱정벌레"가 둥글둥글한 새 옷을 입고 나오기도 하고(뉴비틀), 미니가 다시 등장해 미니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이에 질세라 "오리", "판다" 들도 다 새로운 스타일로 변신한다.

이런 레트로 열풍과 더불어 눈에 띄이는 현상은 바로 특정 자동차 모델을 중심으로 한 고유의 컬렉션들의 등장과 그 상품폭이 점점 넓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전부터 열쇠고리, 핀, 볼펜, 미니어쳐 자동차 등 기념품들이 있긴 했지만, 최근 공개되는 컬렉션 도록은 점점 다양해지고 두터워지고 전문 샵이 생겨날 정도이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베엠베 사는 최근 뮌헨 공항에 전용 샵을 새로 열기도 했다.

뮌헨 공항에 새로 문을 연 베엠베 라이프스타일 제품 샵



특히 이런 자동차의 브랜드화 현상을 처음 크게 자극한 것은 스마트 사이다.
스마트사는 출발부터 자동차 문화를 혁신한다는 과감한 목표를 내걸고 스마트 타워라는 특이한 판매샵 디자인과 스마트의 디자인 라인에 맞춘 스마트 상품들을 같이 개발하여 내놓음으로서 스마트의 출현을 단순한 개그로 보고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예상들을 뒤업고 적지 않은 재미를 보고 있다.

스마트 라이프스타일 제품들. 시티백, 오가나이져, 열쇠고리, 커피잔

소형차 시장에서 인기있는 베엠베 그룹의 미니 역시 새로운 미니 디자인 라인에 맞춘 미니 컬렉션을 개발하여 자동차 박람회 중에 새 컬렉션 발표회까지 마련할 정도이다.
미니의 주 고객층인 20,30대의 기호에 맞추어 스포틱하면서도 우아한 패션제품들에서 부터 미니 미니어쳐 자동차, 무선조정자동차 뿐만 아니라 미니의 독특한 계기판 모양을 본뜬 시계, 미니가 인쇄된 가방, 부메랑까지 미니스런 앙징맞은 물건들이 많다.

미니 컬렉션 제품들 (위부터)
- 여행가방 세트
- 사진인쇄된 핸드백
- 화장품케이스
- 시계
- 부메랑
- 선글래스


미니가 속해있는 베엠베 그룹도 이전부터 모터사이클 분야에 집중했을뿐만 아니라 C1나 자전거, 스트리트 카버 같이 라이프스타일 차량과 기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부쩍 베엠베 컬렉션 개발과 홍보에 힘을 쏟고 있는데, 고급차라는 이미지에 맞는 가죽제품, 메탈소재품, 중후한 색과 스타일의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베엠베 라이프 스타일제품 (위부터)
- 전에 개발된 스트리트 카버에 손잡이를 단 슬라이드 카버
- 가죽 핸드백
- 3일여행용 트롤리(Three Day Trolly)
- 일상용 핸드백
- 가죽 자켓
- 여성용 벨트
- 시계
- 베엠베 Z 시리즈에 맞춘 Z 시계

베엠베는 특히 인기 있는 베엠베 모델을 따라 만든 아이들이 탈수 있는 플라스틱 놀이용 자동차에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여기는 어짜피 자동차를 타고 노는 아이들 한테 미리 베엠베의 자동차 모양을 닮은 탈 것을 익히게 해서 20여년 후에 진짜 베엠베 고객으로 만든다는 의도도 한몫을 한다. 부유한 부모들의 입맛에 맞춘 마케팅 전략임은 물론이다.

베엠베 사의 어린이용 자동차 (위부터)
- 포뮬러원 경기차 모양의 쥬니어 포뮬러 카
- 쥬니어 M3 카브리오
- Z3 페달 자동차
- Z3 전기자동차



벤츠사는 머천다이징 제품들 보다는 모델 자동차에 주력하고 있지만 가방류와 우산, 골프용품등 기본적인 상품들은 구비하고 있다.
아우디 사는 '콰트로 사(Quatro gmbH)' 라는 이름의 계열사를 통해 기본 모델의 자동차를 멋있게 스타일링 하는 튜닝 서비스 뿐만 아니라 의류, 시계등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페라리나 포르쉐 같은 고급 스포츠카 메이커들은 의복과 여행가방 세트에서 눈에 띄이는데, 포르쉐는 가죽제품외에도 포르쉐 트렁크 크기에 맞춘 알루미늄 여행가방 세트를 상품으로 제공하고 있고 페라리의 말들은 페라리-빨간색이 주를 이루는 고급 가죽제품들 위를 자랑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포르쉐 부스에 마련된 샵에 진열된 포르쉐 알루미늄 가방 세트

페라리 부스에 마련된 페라리 제품들

새로 선보인 미래 컨셉트 카들도 차의 실내나 외형의 디자인 라인을 따르는 여행가방세트, 트렁크 소지품 세트를 같이 제시하곤 한다.
시트로엥사는 컨셉트 카 "씨-에어라운지"용으로 오픈 트렁크 구조에 품위있고 우아한 헤르메스 사에서 디자인 한 고급 가죽 여행가방을 같이 미리 기획하고 있다.

헤르메스 디자인 제품의 여행가방 세트가 들어가는 시트로엥 컨셉트 카 '씨-에어라운지' 트렁크 부분

루이뷔통 제품들로 디자인 된 베엠베 사의 라이프스타일 차량 C1.
지붕있는 롤러 구조의 이 C1은 기대와는 달리 수요가 별로 없어 생산이 중단된다.



최근에는 루이뷔통이나 아르마니 같이 유명패션 디자이너의 디자인이나 유명인들의 이름을 딴 특수 모델의 자동차 실내장식과 이에 따른 각종 제품들 개발과 이를 소개하는 패션쇼, 무도회 등의 이벤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 시장은 점점 한쪽으로는 유명 디자이너들의 손을 거친 고급화 경향과 다른 한쪽으로는 특정 자동차 모델을 둘러싼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되는 토털 디자인 상품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올해 5월 라이프 무도회에 소개된 미소니가 디자인한 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