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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을 없애주는 디자인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가 물일 것이다. 특히 요즘에 와서는 생수의 보급이 일반화 되면서 많은 가정들이 수돗물이 아닌 생수를 사용하며 휴대성에 있어서도 그 용도가 다양해 지고 있는 추세이다. 여기 이태리의 경우 물에 석회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특히나 생수의 수요가 무척이나 많다.

근래에 사용되는 생수의 용기로는 PET(폴리에틸렌)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럼 과연 처음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생수병은 무엇 이었을까 하는 궁금함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플라스틱 용기의 등장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무거운 유리병을 대처하기 위한 플라스틱의 등장은 기업에게 있어 적은 생산비용과 이동성에서 많은 도움을 주게 된다. 첫 제품의 출시당시 디자인에 대한 문제점보다는 보다 싼 비용으로 제품을 만드는 쪽에 관심이 맞추어 졌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소비자의 수요를 늘리기 위해서는 패키지 디자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 사진설명: 병 디자인 변천사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회사는 프랑스의 Vittel이였다. 이 회사는 그전 유리 용기가 가지고 있는 디자인의 우수성을 플라스틱 병에서도 찾기 위해 1986년 Gaetano pesce를 비롯한 7명의 건축가와 7명의 디자이너를 초빙해 새로운 용기를 디자인하게 하였다. 그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져 작업을 한 결과 각각 다른 모양의 용기가 서로 합쳐져 완벽한 형태를 갖는 새로운 PVC용기를 디자인 했다.

이 제품은 차후 시장조사와 위생실험을 걸쳐 1989년에 출시돼 대중들로부터 예술성이 뛰어난 제품으로 인정 받으며 그 명성을 얻었다.



* 사진설명: G. Pesce가 Vittel사를 위해 디자인한 PVC용기로 두개의 용기가 결합하는 특이한 형태를 가진다.



1991년에는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인 필립스탁(Philippe Starck)이 Glacier사를 위한 새로운 개념의 용기를 디자인 하게 된다. 기존의 용기가 가지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기의 재료를 딱딱한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용기의 입구부분을 작게 해 휴대성을 강조해 언제 어디서나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컨셉은 생수 업체인 에비앙(Evian)에도 받아 들여져 이후에도 보다 휴대성이 높고 가벼운 용기가 지속적으로 출시 됐다.



* 사진설명: P.Starck이 Glacier사를 위해 디자인한 생수병.



이후 환경문제 및 위생문제가 강조됨에 따라 PVC보다 표면의 투명성이 높고 가벼우면서도 재활용성이 뛰어난 PET의 사용이 늘어나게 된다. PET용기를 통한 재료의 변화가 이루어 졌지만 제품용기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중요성인 제품의 인지도를 알리는 브랜드화가 더 중요시 되면서 각 회사별로 용기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했다. 이러한 예는 이태리를 비롯한 프랑스 유명 디자이너들이 한 두개정도의 용기 디자인을 한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자동차 디자이너로 잘 알려져 있는 지우자로(Giugiaro)나 피닌파리나(Pininfarina)가 생수병 디자인을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생수병 디자인을 한 예를 보면서 병을 디자인함에 있어서 무엇을 중요시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지우자로가 1995년 San Bernardo라는 생수 회사를 위해 디자인한 생수병은 용기디자인이 업체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주우자로는 이 병의 디자인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병이 가지는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부분이었다. 소비자와 업체가 가지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표현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생수 용기만 보아도 그 회사의 이름이 바로 떠오르도록 한다는 것에 그 초점을 맞추어 디자인이 이루어 졌으며 이러한 기본 컨셉은 디자인에 있어 특이함이 강조돼 시장에서 생수업체의 인지도를 올리는 큰 성과를 가지고 왔다.

* 사진설명:G.Giugiaro Design이 San Bernardo사를 위해 디자인한 생수병.

* 사진설명:G.Giugiaro design이 디자인한 Sanbitta`라는 음료수 병.



또 피닌파리나는 2000년 생수 업체인 Lauretana가 새로 출시하는 750cl 유리로 된 생수병을 디자인 했는데 이병의 가장 큰 특징은 간단한 외형의 형태이면서도 균형의 조화를 이룸으로써 병이 가져야 하는 용기로서의 기능을 존중하면서도 사용에 있어 편리함을 주는데 디자인적 초점을 맞추었다. 또 빈병과 물이든 병이 외형상으로 균형이 이루어지는 디자인을 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 사진설명: Pininfarina가 Lauretana사를 위해 디자인한 생수병.



나는 유학초기 대학에서 한 늙은 교수님의 수업을 들은 기억이 있다. 이날 수업시간에 교수님은 플라스틱 생수병을 그리라고 하셨는데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나로서는 정밀묘사를 하라는 것으로 받아 들였다가 교수님에게 혼이 난적이 있다. 교수님의 말인즉 은 우리가 지금 이 생수병을 그리는 것은 누가 생수병을 더 잘 그리는가를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생수병이 어떻게 디자인됐는지 그리고 왜 이러한 형태를 가져야 만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 하셨다. 또 교수님은 생수병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나오는 밑부분의 형태도 정확한 도학에 의해 디자인 되었다는 것을 직접 도학적 접근을 통해 그려내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교수님은 생수병의 경우 우리가 주로 손으로 들고 다니는 제품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디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손의 움직임을 잘 알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병을 잡은 이런저런 모습을 그리도록 했다. 그제서야 나는 이러한 작업을 시킨 이유를 알고 많은 충격과 함께 사물을 디자인함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가를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보는 사소한 물건들도 그냥 쉽게 디자인 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앎과 동시에 제품을 디자인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에 있어 가장 편리함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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