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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디자인, 특집 : 디자인이 역사를 바꾼다-우리 나라 제품디자인 역사 - 158호. 1998.04.30.

산업디자인

특집 : 디자인이 역사를 바꾼다-우리 나라 제품디자인 역사

158호. 1998.04.30.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목차

 

디자인 프롤로그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에 즈음하여 / 민철홍

 

핫이슈

제2차 ASEM 기념 'designit' 웹사이트 개통 / 편집실

 

어울림 리포트

1998 한국디자이너대회 - “어울림” / 편집실

디자인 선진화로 경제 르네상스 실현 - 어울림 경과보고 / 노장우

디자인은 경영전략의 핵심 - 전경련 차기 회장 연설문 / 김우중

경제위기 극복과 21세기를 대비하는 디자이너의 결의 선언

디자인 혁신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一 대통령 연설문 / 김대중

어울림이란무엇인가?-어울림 좌담회 / 김향회

 

리뷰

제33회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 편집실

국가 상징가로 환경 조성을 위한 가로 시설물 디자인

- 대통령상 수상작 케이스 스터디 / 장광집•이상호

환경디자인 아이덴티티 -대통령상 수상자 장광집 • 이상호 인터뷰 / 김향희

 

특집

디자인이 역사를 바꾼다 - 우리 나라 제품디자인 역사 / 기획 구성 노창호

주요 제품디자인 연표 / 편집실

제품디자인 40년, 그 어제와 오늘! / 최중열

전환기의 디자인 / 김향희

히트상품, 효자상품- 대우전자, 삼성전자, LG전자 / 정희연 • 진재한 • 노창호

세계를 휩쓰는 우리 중소기업의 우수디자인 제품 / 정희철

우수디자인, GD 상품들 / 오승희

 

디자인 데스크

디자인 비즈니스 / 정리 • 강수정

디자인과 의장법 / 황종환

수출로 IMF를 이긴다 - 벨코전자(주) / 유관형

KIDP 지도상품 / 편집실

 

포커스 인터뷰

책임 있는 디자인 - IDSA 회장 Craig Vogel 인터뷰 / 오승희

 

공인산업디자인전문회사

ISM Corporation / 유관형

 

해외 산업디자인

헝가리 디자인의 숨은 저력 / 크리스티나 라카토스

디자인 관련 해외 정기간행물 목차 / 편집실

디자인학교의 세계 최고봉 - 파슨스 디자인스쿨 / 이규민

 

디자인 • 디자이너

강한 상징성과 메시지 - 박금준 / 편집실

 

연구논란

대중문화 사회의 지적 딜레마와 디자인 의미 고찰 / 조재경 • 김미리

 

디자인 벤치

오타와의 전쟁 / 윤대영

 

디자인 뉴스

디자인 동서남북

KIDP 소식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에 즈음하여

민철홍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교수

 

32년 전인 1966년 '디자인'이란 외래어를 공용어로 쓸 수 없었던 관계로 '대한민국상공미술전람회'란 명칭으로 개막한 오늘의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이하 산디전)'는 돌이켜 보면 그 연륜 만큼이나 영욕이 점철된 행사였다.

제3공화국 출범 후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 기간 중에 산업디자인의 인재양성, 개발과 진흥, 나아가 수출에의 기여를 기치로 내걸고 시작된 이 행사는 1966년 제1회 창립전 방명록에 '미술 수출'이라는 휘호를 남긴 박정희 대통령의 여망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위한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는 미흡하였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돌이켜 보면 당시의 산업디자인은 수출 뿐만이 아니라 내수용 제품 생산에서 조차도 디자인이 실효를 거둘 수 없을 만큼 여건이 미비하였다. 특히 기업인의 몰이해와 무관심, 이밖에 구조적인 몇 가지 이유로 말미암아 수출에의 기여가 쉽지 않다는 것은 그 당시에도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였다.

구조적인 괴리란 바로 경선을 통한 전람회(Competition)가 출품자의 능력과 디자인 철학을 작품을 통해 겨루는 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미래 지향적인 가능성의 추구, '어떻게(How)'라기 보다는 '무엇을 왜(What & Why)'를 근간으로 하는 비전 제시 및 독창적인 능력 과시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이상의 요소들이 미흡하거나 현실에 집착하여 실현성만 생각하는 출품작은 낙선을 면치 못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디자인의 본질이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는 단순 논리로 보는 시각에서는 이해하기가 힘든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호주 시드니의 랜드마크로 상징되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나 파리의 '퐁피두 박물관'은 콤페를 통해 선정된 안인데도 어떻게 성공을 거두었는가? 그것은 바로 가공의 컨셉을 겨루는 경쟁이 아닌, 실제적인 자료와 지침에 의해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 성격이 엄연히 달랐던 것이다.

간혹 시각디자인이나 제품디자인의 경우 기존 메이커의 '브랜드'나 기종이 다루어졌다고 하여 실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그것은 각 사의 제품 기획이 마케팅 전략이나 디자인 전략, 광고 전략, 첨단기술 개발 능력 등을 전제로 하고, 또한 산업 기밀에 속하는 사항이라 출시될 때까지 공개를 안하는 것이 상식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미 존재하는 것에 대한 번안에 불과하여 의미가 없는 것이 되고 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산디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디자이너들이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기 시작하였으며, 한편으로는 '등용문'으로서의 역할만으로도 그 의의를 자못 큰 것으로 이해하기 시작하여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돌이켜보면 초기에는 기성 전문인이 많지 않은 관계로 출품자의 대다수가 대학 재학생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 수준이 향상되어 기업 디자인실의 중견그룹이 아니면 입선도 어려울만큼 디자이너의 저변 확대와 질적 향상을 이룩하게 되었다. 초창기의 행사에서부터 참여하여 각고 끝에 '추천작가'가 된 디자이너들이, 거의 학계와 기업 디자인계의 중추를 형성하고 오늘에 이른 것은 이 행사가 갖는 매우 긍정적인 면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금년도의 출품작도 예선과 본선을 분리하여 시행하는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881점이나 응모된 것으로 보아 그 열기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하겠다.

그러면, 한 행사로 앞에서 거론한 두 가지 특성을 만족시킬 방안은 없는 것인가? 과연 '일석이조'는 불가능한 것인가? 역시 이질적인 행사를 동시에 해결하기란 어려울 뿐더러 병행분리도 혼선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여러 방법 중 분리시행을 시도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즉 기존 행사는 그대로 의의를 살려 존속시키면서, 또 하나의 전문가(Professional) 집단을 대상으로 현실에 입각한 '테마전'을 개최하는 방안이다. 정부차원의 특성화 부문을 우선 대상으로 할 수도 있고, 전문영역(협회) 단위의 신청을 받아 운영위원회에서 예의 검토하여 주제를 선택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복수 주제도 가능할 것이다.

이때에 전제가 되는 것은 실효성 있는 결과로의 접근을 위한 자료제공과 가능성의 예측을 위한 시설이나 개발능력 등을 공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건이다. 판정을 위한 심사는 전문 디자인계 인사를 비롯하여 관련 분야의 개발 및 마케팅 인사도 동참함이 마땅할 것이다. 시상제도나 디자이너의 지적소유권 문제 등은 사전에 충분한 검증절차를 거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디전이 이러한 방향으로 현실화될 경우 얻어지는 성과는 높은 자질을 갖춘 기성학계 및 디자인계 인사들에게는 관심과 참여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젊고 의욕적인 디자이너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의 장이 마련될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디자인 개발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행사 주체는 행사 성격을 감안하여 현재의 주관부처인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과 전문디자인법인단체가 분담 시행하는 것 또한 검토해볼 만 하다.

끝으로 현재의 등용문 성격의 행사에서도 기업인의 올바른 디자인관과 의욕만 있다면 충분히 디자인 개혁이나, 개발에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방안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성급한 단견으로 자사의 제품계획과 직접 부합되는 작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제품기획에서부터 동참시키고, 실질적인 디자인개발에도 참여시킬만한 능력의 소유자를 작품을 통하여 선택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이 행사가 갖는 의의는 더더욱 빛날 것이며, 직접 수출역군으로 활약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인류가 당면한 문제, 디자인으로 해결하자

 

현재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디자인을 통해 해결하자는 김대중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공동 서한이 인터넷에 게재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형식으로 되어있는 이 서한은 영국에서 열린 제2차 ASEM 회의 기념으로 개통된 디자인 챌린지(Design Challenge)의 인터넷 웹사이트에 실려있다(http://www.designit.org)

김대중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사진과 함께 실린 이 서한은 경제발전에 따른 사회구조의 고도화 및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부딪치게 되는 환경문제, 삶의 질 문제를 디자인을 통해 해결하자는 것으로 앞으로 인류생활에서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지 전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제2차 ASEM 회의에서는 이색적인 전시회가 함께 기획되어 세계 각국 정상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명은 'Powerhouse : UK'. 영국이 창의력 높은 디자인과 신기술의 발전소이며, 창조력의 중심지임을 천명하는 의미의 명칭이다. 한 때 전세계의 생산공장이었던 영국. 이제는 디자인공장으로 바꾸자는 토니 블레어 총리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 4월 2일부터 15일까지 Horse Guards Parade에서 개최되었으며 이와 함께 4월 3일 런던의 Powerhouse 전시장과 서울(한국, 베를린 독일), 도야마(일본)에서 'Design Challenge' 인터넷 웹사이트 개통식 및 화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이 행사에는 한국 이회호 여사, 영국 쉐리 블레어 총리 부인, 독일 콜 총리 부인, 일본 하시모토 총리 부인 등 4개국 영부인과 4개국에서 선발된 디자인 전공학생 각 2명씩이 참가하여 간단하게 화상을 통해 인사를 나누었으며, 영국 총리 부인이 4개국에서 선발된 학생들과 각 나라에서 당면하고 있는 디자인 분야의 새로운 과제와 시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애하는 여러분,

우리 모두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경쟁을 하는 오늘날, 세계를 둘러보면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파트너와 함께 공동으로 작업해 가는 과정에서 여러분은 바로 그 답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창의적인 새로운 아이디어와 그것을 통찰하는 열정을 가진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하여 특별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그 점이 대한민국과 영국이 ASEM(아시아 유럽 정상회의)의 지원으로 구축한 이 웹사이트에 여러분을 초대하는 이유입니다. 이 사이트는 우리가 함께 직면한 디자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른 국가에서 파트너를 구하도록 지원할 것이며 ,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제안도 제공해 드릴 것입니다.

이 계획에 동참함으로써 여러분은 각자서로의 문화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좋은 디자인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 그리고 다음 세기에 인터넷이 창조하는 국제적인 공동 작업공간에 대하여 좀 더 많은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혁신적인 공동작업의 결과는 2000년도에 서울에서 열리는 다음 ASEM 회의에서 주요한 안건으로 다루어 질 것입니다.

여러분을 서울에서 만날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대중

대한민국 대통령

 

 

대통령 연설문

디자인 혁신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1998.04.21

* 1998 한국디자이너대회 연설(디자인 산업은 굴뚝없는 공장) 전문


"친애하는 디자이너 여러분,

그리고 디자인 관계자 여러분!

오늘, 디자인 산업의 새로운 발전전략을 모색하는 '98 한국 디자이너 대회'에 참석하게 된 것을 대단히 뜻깊게 생각합니다. 창의적인 새로운 아이디어로 문화산업을 일으키고자 노력하는 여러분을 대하니 우리의 밝은 내일을 보는 것같아 든든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동안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에서도 디자인산업의 발전을 위해 애써 오신 디자이너 여러분과 관계자들의 로고에 격려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디자이너 여러분!

다가오는 21세기는 문화와 경제가 하나가 되는 문화경제의 시대가 될 것이며, 두뇌강국이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 각국은 저마다 자국의 부를 늘리기 위해 국가경쟁력을 최고도로 강화시키고 있으며, 지식집약형 고부가가치 산업에 인적, 물적 투자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수출 확대를 통해 경제를 회생시켜야 하는 우리는, 이와 같은 세계적 조류에 하루 빨리 부응해 나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우리 상품에 우리의 문화와 창의적 아이디어를 접목시킨다면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며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디자인 산업은 이같은 시대적 요구를 가장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핵심적 문화산업입니다. 우리는 '디자인을 바꾸니 수출의 길이 보인다'는 수출일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디자인은 제2의 기술개발이요, 디자인 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굴뚝없는 공장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디자인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디자인 산업은 선진국은 물론 후발 개발도상국보다도 뒤처져 있습니다. 세계 최고 품질의 의류를 수출하면서도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하나도 갖고있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지금 우리 상품 대부분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직도 규격화된 공업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독창적인 디자인 개발을 등한시하는 데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산업 관계자 여러분!

이제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디자인 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디자인의 혁신을 통해 우리 상품의 경쟁력을 한층 키우고 기업과 국가 전체의 이미지를 한 차원 높여야 합니다.

디자인 산업은 적은 비용으로 짧은 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분야입니다. 우리에게는 이 분야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우수한 인적 자원과 문화적 저력이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5천년 역사를 통해 독창적이고 훌륭한 전통문화를 발전시켜 왔으며, 그 속에서 탁월한 예술적 감각과 과학적 심성을 길러 왔습니다.

저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었던 조선시대의 전통 식탁보를 보고 우리 조상들의 탁월한 디자인 감각을 실감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평범한 할머니들이 만든 이 전통 식탁보를 본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한국인들의 독창성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고 합니다. 이제는 상품을 통해서도 한국이 문화적.경제적 저력을 갖춘 나라라는 이미지를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할 것입니다.

새 정부는 디자인 산업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절감하면서 관련 정책의 입안과 시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이미 출범과 동시에 디자인 산업의 획기적 육성을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정부는 '산업디자인 진흥 종합계획'을 수립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산업 육성대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우선 디자인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디자인 정보체제를 구축하고, 우수한 디자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디자인 전문회사의 창업을 활성화하고, 기업이 디자인 발전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마련할 것입니다.

저는 지난 런던 ASEM 회의에서 영국 '블레어' 총리와 함께 디자인 국제 공동연구를 위해 '디자인 첼린지'(Design Challenge)라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개설하였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이러한 국제협력을 강화하여 세계인과 함께 호흡하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디자인업계 여러분에게 꾸준히 제공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디자이너 여러분!

여러분은 21세기 우리 경제의 첨병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일류의 디자인 개발국가가 될 때, 우리도 선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 여러분의 창조적 노력이야말로 우리 경제를 발전시키고, 나아가 우리의 문화와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희망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여러분의 어깨에 우리의 미래가 걸려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고,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충심으로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대중

대한민국 대통령

 

 

제33회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제33회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의 수상작이 선정, 발표되었다. 영예의 대통령상은 유한전문대학 산업디자인과 장광집 교수와 (주)이상환경디자인 이상호 대표가 공동으로 출품한 '국가상징가로환경조성을 위한 가로시설물 디자인계획'이 차지했고 국무총리상에는 LG화학 디자인연구소 과장 김곡미씨와 애드맥스 디자이너 이주연씨의 '98 중남미 수출개발 전략에 따른 환경보존을 위한 수출용 에어컨 포장디자인이 수상했다.

산업자원부장관상은 대우전자 고정욱, 김기선씨의 「정보형 애완동물」외 3점, 교육부장관상은 서울시립대에 재학 중인 양윤호, 김형기씨의 산악구조장비 제안 외 3점이 선정되었다.

이번 전람회의 특징은 바로 상품화하여 산업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작품이 후한 점수를 받았다. 미래지향적이고 성의있는 컨셉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인 아이디어의 실용성 있는 산업디자인이 경제발전과 직결되리라 본 때문이다.

특히 1. 2차 접수 모두 완성된 출품물을 제출해야만 했던 이제까지의 방법에서 벗어나 1차는 계획서와 렌더링 및 패널만을 제출하도록 하고, 1차 심사를 통과한 출품물에 한해 목업 또는 완성된 작품을 2차 접수때 제출하도록 하는 편리하고 경제적인 방식이 도입되었다. 지난 3월 19일 1차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4월 13일, 14일 이틀에 걸쳐 2차 접수를 받았다.

1차로 접수된 작품은 대학교수, 디자인전문회사 대표 등 각 분야별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총 출품물 881점 중 246점이 선발되었다. 분야별로는 제품디자인 부문 93점, 포장디자인 31점, 환경디자인 29점, 시각디자인 93점이 1차 심사를 통과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출품자의 비용부담을 줄이고, 미리 제출한 계획서와 패널심사로 가능성 있는 작품만을 목업화 시킴으로써 제작비용의 낭비를 막기 위한 것으로 최소 300만원에서 최고 2000만원이 소요되는 '제품디자인' 부문의 출품물 제작비용을 감안할 때, 참가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비용 절감효과를 볼 수가 있다. 실제로, '제품디자인' 제작비용을 평균 5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98년 1차 접수품 334점 중 선발된 93점을 제외한 239점의 제작에 소요되는 약 12억원 정도의 엄청난 액수가 절약된 셈이다.

이같은 접수방법의 개선은 출품물 수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 출품물 수가 다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디자인 부문의 출품물 수는 작년에 비해 32점이나 늘어났다. 작년에 제품과 포장부문의 출품물 수가 줄어들었던 사실과 비교해 볼 때, 올해는 처음부터 완성된 작품을 제출하는 부담이 없어져 예비디자이너들이 '제품디자인 분야를 선택하는 데 과감해졌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수상작 및 입선작들은 5월 2일부터 11까지 10일간 KIDP 전시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글 : 산업디자인지 편집실(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국가 상징가로 환경 조성을 위한 가로 시설물 디자인 / 장광집•이상호

- 대통령상 수상작 케이스 스터디

 

장광집 유한전문대학 산업디자인과 조교수

이상호 (주)이상환경디자인 대표

 

세계 각국 주요 도시의 상징 가로는 전통적 사회 배경의 차이와 문화적, 지리적 여건에 따라 나름대로 독특한 표정을 지니고 있다. 또한 그 각각의 표정들은 지역적 특성과 함께 합리적인 기능을 복합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따라서 계획은 우리 나라 수도 서울의 상징 가로로서 옛 한양 때부터 정치, 경제, 문화, 행정의 중심지이고, 현재에도 수도의 핵심부인 광화문에서 서울역 구간의 세종로와 태평로, 남대문로를 대상으로 하여, 지역적 정서와 문화적 특성이 반영되고,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며, 세계 속의 한국, 서울의 상징 가로로서 새롭게 인식될 수 있는 동시에 가로 공간에 요구되는 다양한 기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상적인 가로 환경 형성을 위한 가로 환경 시설물(Street Furniture)을 통합 체계화하여 그 대안을 제시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그리하여 활력과 여유가 조화되는 개성 있는 거리로 새롭게 인식될 수 있는 국가상징 가로 환경의 조성에 일조하고자 한다.

 

계획의 범위

 

1. 적용 범위: 수도 서울의 광화문에서 서울역에 이르는 구간의 보행가로 공간(세종로, 대평로, 남대문로)

ㆍ 길이: 2,500m

ㆍ 가로 폭

- 광화문~광화문 사거리 : 7.5m

- 광화문사거리~ 시청~ 남대문: 5.5m

- 남대문~서울역 : 5m

- 평균: 6m

 

2. 적용 시설물의 범위 : 가로 환경 시설물(Street Furniture)

 

ㆍ 조명계 : 가로등 A.B, 보행자 가로등

ㆍ 정보계 : 보행자 안내사인, 공중전화부스, 관광안내소 무인)

ㆍ 교통계 : 도로사인, 도로표지사인, 신호등, 스피커, 버스정류장

ㆍ 수경·관리계 : 보도포장, 가드휀스, 맨홀, Tree Cover

ㆍ 휴식·매점계 : 벤치, 가판대

 

현재의 문제점

 

기존의 계획에 따른 적용 가로 환경은 전반적으로 상호간의 기능적 연계성이 미흡하여 가로 환경 효율성이 부족한 상태이다. 이들의 형태가 체계적인 스타일로 구축되지 않아 가로의 통일성과 연속성이 부족하고 시각적 동질성이 미비하며, 독자적 고유성이 전체 이미지로 연출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급속한 도시화, 산업화를 통한 과도기적 상황으로 기능적 수용에 급급했던 현질적 반영으로 볼 수 있다.

 

개선 방향

 

새로운 국가상징 가로의 환경 조성은 가로환경 구성 요소 상호간의 기능성, 조형성, 상징성을 중심으로 다음의 내용을 전제하여 총체적인 조화를 지향하도록 계획이 되어야 한다.

 

1. 기능적 측면

ㆍ 가로 공간과 구성 요소의 기능별, 유형별 위계 부여

ㆍ 적용 공간, 시간 등 가변적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본 모듈을 개발하고 시스템화

ㆍ 신속, 정확하고 안전한 보행(진행)을 위한 기능적 연계체계를 구축하여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추구

ㆍ 이용 효율과 만족도 향상을 지향

 

2. 조형적 측면

ㆍ 디자인의 기본 체계 확립을 통한 가로 공간 구성 요소의 유형별 체계화

ㆍ 계획의 가이드라인 제시로 적용 기준 체계 확립

ㆍ 가로 공간의 이미지 연계 요소의 개발 적용을 통한 시각적 연속성 유지

 

3. 상징적 측면

ㆍ 미래 지향적 고유 이미지 확립을 통한 상징성의 부여

ㆍ 아이덴티티 체계 구축과 관리를 위한 기준 설정

ㆍ 진취적 대중성

 

계획의 기본 구상

 

본 계획은 국가 상징 가로의 환경 조성을 위하여 거시적 관점에서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국가 중심 가로로서의 상징화, 개성 있는 한국의 조형이 담겨 있는 세계적 명소화, 활력과 여유가 조화되어 삶의 질이 향상되는 쾌적화를 지향한다.

따라서 시설물 디자인 계획은 국가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수 있는 전통 개념의 요소화, 시설물 상호간의 기능적, 형태적, 구조적 부가가 가능한 연대화, 다양한 공간적 상황에 일관성을 띠며 융통성 있게 적용될 수 있는 적응화를 통하여 대응하고자 한다.

 

디자인 전개

 

1. 국가 아이덴티티의 구축

ㆍ 전통적 이미지를 요소화하여 적용

ㆍ 국가상징 가로로서의 환경 연출

 

2. 다용도 시스템의 적용

ㆍ 시설물 상호간의 기능적, 형태적, 구조적 네트워크 체계 구축

ㆍ 이용 시민의 다양한 행동과 행위에 대응

ㆍ 가로 공간의 쾌적함 향상에 기여

 

3. 전통 결구 양식의 조인트 시스템 도입

ㆍ 인간 중심의 한국적 휴먼스페이스 형성

ㆍ 구조 양식의 연계성 유지

ㆍ 조형적 질서감의 유지

 

4. 경제적인 제작 체계의 구축

ㆍ 요소의 프로토타입화

ㆍ 양산체계 구축을 통한 제작 설치 및 유지 관리의 효율성 확보

ㆍ 요소의 모듈화, 유니트화, 시스템화 체계 구축

 

가로 시설물의 특징

 

1. 한국적 조형미

한국 전통 조형미는 지리적, 인문적 조건과 민족성으로 인하여 독자적인 형태나 공간을 이루어 왔다. 본 계획은 한국의 전통적 조형성에 담겨 있는 자연에 순응하고 음양오행에 따르려는 상징적 측면과 용마루의 힘있는 곡선이나 버선의 감각적 코 들림 등 우리 생활의 조형적 측면, 그리고 도리나 보에 적용된 내림 주먹장 맞춤, 못을 쓰지 않는 목가구 구조 등 생활 속에 적용된 구조적 측면을 계승, 발전시켜 잊혀져가는 한국 고유의 전통 조형미를 가로 시설물 디자인에 적용하였다.

 

2. 기능적 조형 요소

가로 시설물은 형태적으로 기본 유니트의 유기적인 조합에 의하여 형성된다. 이러한 각각의 유니트들은 유기적인 조합을 위하여 상호 호환성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되었으며 이들의 조합 방식에는 한국 전통의 건축이나 목가구에서 쓰여지는 결구 양식을 도입하였다. 또 유니트 결합부와 유니트 본체는 프로토타입화하여 다목적 변용에 적합하도록 하였다.

 

3. 시각적 조형 요소

가로 시설물에 적용된 기본 형태(Basic Element)는 조형적으로 한국의 전통적 균형미를 담고 있다. 기둥의 받침부는 구조의 가장 하부에 위치하며 한국 건축의 초석 개념과 한국 전통문양(무궁화, 단청)의 상징적 이미지를 적용하여 디자인하였고, 기본 골격을 이루는 각각의 중앙기둥은 전통문양의 상징적 표현이다. 또 가장 윗부분에 위치하는 가로막대는 한국적 곡선(용마루선, 한복의 곡선 등)의 함축적 적용이며 그것을 받치고 있는 부분은 한국 건축의 기본요소인 공포의 이미지를 담았다.

그밖에도 사인을 부착하는 지지대는 전통문창살의 변형된 표현이다. 가로 환경물을 이루는 각각의 수직적, 수평적 유니트들은 시설물의 기능에 부합하여 서로 조화되도록 하였다. 이것은 우리의 전통 사상인 음양오행의 적용이기도 하다.

 

4. 형태

전래 건축, 공예 등을 통한 전통적 독창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정돈되고 절제된 이미지로 재구성하였다.

특히 경쾌하고 투명감있는 형태 구성으로 다른 시설물들과 개별적 형태로 인식되지 않는 복층화 중첩된 실루엣으로 경관을 구성하도록 하였다.

 

5. 기능

기능요소의 집약화를 위하여 다용도 시스템을 적용, 기능 및 형태 구성의 융통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하여 유니트화된 각종 부재를 이용한 구성 아이템의 부가 적용이 자유롭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였다.

 

6. 구조 및 재료

시설물의 구조는 한국 전래의 목구조 양식을 응용한 조합 체결 방식을 철저한 양산화 수법에 의하여 시스템화하였다. 특히 조인트 시스템에 의한 부분 구성으로 다양한 기능, 조형 전개와 설치 조건에 따른 사양 설정이 가능하고 공장 제작에 의한 고품질 확보 및 설치후 사양 변경(철거, 교환 추가)이 가능하여 유지 및 관리가 용이하다. 그리고 구조 재료는 외부 환경 시설물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내구성, 내식성, 강도 등의 특성과 목구조 조합 방식의 정밀 가공이 가능한 스테인리스 스틸 플레이트 및 강을 주재료로 하였으며, 자연 소재인 화강석과 목재, 클리어 글래스, 아크릴 플레이트 등을 부분적으로 사용하였다. 유니트화에 의하여 정밀도를 유지하고 용접면과 볼트 등을 가능한 노출시키지 않도록 하였으며 현장에서의 도장 작업을 없앴다.

 

 

 

 

환경디자인 아이덴티티

-대통령상 수상자 장광집 • 이상호 인터뷰 / 김향희

 

 

대통령상 수상에 대한 소감 한두 마디

 

최선을 다 한 결과에 최고의 상까지 받게 되다니 기쁘다. 지금까지 환경디자인의 개념이라는 것이 환경과 관련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 또는 단순히 스트리트 퍼니처만의 개념으로 통했던 게 사실이고, 또 그렇게들 알고 있는 것 같아 평소 안타까웠는데 이번 수상으로 환경디자인의 개념 및 중요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되어 더욱 뿌듯하다.

 

우리 나라 환경 디자인에 대한 안타까움

 

지역적 문화나 특성 등 적용 공간에 상관없이 필요한 시설물만 집합시킨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어딜 가나 가로등, 신호등, 벤치, 안내판 등은 거의 모두 똑같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 소신 없는 획일성이 아닐런지! 물론 지방 자치제의 시행으로 최근 그 도시만의 차별화에 많은 관심이 기울어지고 있지만 이것 역시 한편으로는 시각적인 CI 개발만 진행되어 공간 환경이라는 포괄적인 부분에서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진정한 환경디자인은 가로시설 뿐만 아니라 공간에 대한 이해가 병행되어야 한다.

환경디자인이 잘 된 외국의 예를 보면 무엇보다 자치구와 소속 주민, 그리고 디자이너의 3자가 잘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주민이 생활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필요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에 관리와 보수도 잘 되고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 이제 우리 나라에도 전시행정 위주의 단발적인 행정이 아닌,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계획된 생활 속의 환경 디자인으로 확대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출품 결심

 

97년 여름, 아마도 국빈이 우리 나라를 방문했던 기간이었을 게다. 차를 타고 세종로를 통과하게 되었는데 좌우측 대로에 태극기와 방문국가의 국기가 함께 걸려 있었다. 단지 국기들만이 눈에 띄고 '아, 누가 방문했구나 정도의 알림역할만 할 뿐, 가로등, 가로수, 신호등 등의 다른 아이템들과는 모두 제각각인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순간 저건 아니다 라는 생각, 공간 연출과 환경시설물들의 문제점을 공감했다. 이때부터 우리나라를 대표할 상징적 가로의 필요성과 그 환경조성에 관한 관심을 구체적으로 갖기 시작했다. 환경 디자인의 방향성 제고와 앞으로 진행될 다양한 지역자치구들이 적용할 수 있는 환경디자인의 기준적 사례를 제시하고 싶었다.

 

스타트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뉴욕 브로드웨이, 동경의 긴자 거리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징적 가로와 고유한 이미지에 대한 자료를 수집, 분석하고 우리 나라 가로 환경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두가지 고민

 

우선 서울을 대표할 만한 상징로가 없다. 그래서 필요하다는 것. 그 상징로의 공간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가로 시설물간의 유니트 연계와 적용범위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국가상징가로의 배경

 

광화문에서 서울역 구간을 특별히 국가상징가로로 설정하게 된 이유는 국가를 상징하는 정부청사와 덕수궁, 경복궁 등 과거의 흔적이 묻혀져 있는 곳이고 16차선이라는 어마어마(?)한 대로, 국철, 지하철이 집중되어 국빈이든, 관광객들이든 서울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꼭 거쳐가는 곳인 셈. 따라서 세종로, 태평로, 남대문로를 연결하는 구간은 서울을 대표한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고 분석, 국가를 상징하는 거리로 정하고 환경 계획을 진행해 나갔다.

 

가로시설물 아이덴티티

 

가로 공간에 필요한 각종 시설물들을 상호 시스템의 개념으로 전통적 조형의 요소를 이미지화하여 시설물의 디자인을 전개했다. 폴 타입으로 기본 시설물의 수량을 최소화하고 기능적으로 필요한 요소들은 상황에 따라 부가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장 큰 특징은 길이 조절이 가능하도록 기둥을 디자인했다는 것. 크게는 하나의 기둥이지만 길이 조절이나 행사의 성격에 따라 신호등이 가로등으로, 혹은 안내사인으로 적용 가능하다.

현재의 가로등은 가로등 대로, 신호등은 신호등대로, 안내사인은 안내사인 대로 제각각 설치되어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스템적 측면에서 이미지 통일성을 꾀할 수 있고 또한 비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적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적 조형미

 

디자인계에 있어서 전통 조형미에 대한 연구는 우리만의 차별화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분야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전통 조형의 연구는 단지 과거로의 회귀적인 방향이 아닌 미래지향적 대안제시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물론 전통적 조형은 이번 가로 시설물의 디자인 컨셉이기도 하다. 용마루의 힘있는 곡선, 버선의 감각적 코 들림, 도리나 보에 적용된 내림주먹장 맞춤이나 못을 쓰지 않는 목가구 구조 등 전래건축이나 공예 등에서 전통적 독창성을 정돈되고 절제된 이미지로 재구성하려 노력했다.

기둥의 받침부는 무궁화와 단청 , 가로막대는 용마루선이나 한복의 선을 사인을 부착하는 지지대는 전통문창살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실제 적용 가능성에 대한 견해

 

당장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의 거리를 국가상징 거리로 적용하여 진행한다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단순히 공모전 응모 작품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적용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다. 적어도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곳이 있다면 그 선행적 지침이 되었으면 하는 욕심이고 또 실제로 사업화가 진행되었으면 한다.

특히 가로 시설물들은 조립방식으로 제작 가능하게 디자인되어 제작비용과 설치에서 유지 보수까지 실질적인 부분을 고려했다.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환경디자이너는 항상 입체 공간을 염두에 두고 공간을 활용하는 개념으로 모든 것을 진행하는 습관이 있다. 이번 출품작의 크기가 '1,800mm x 1,800mm x 1,800mm' 이어서 이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대각선으로 배치했다. 그런데 출품 직전에 이것이 평면배치를 원칙으로 한다고 하여 출품 현장에서 평면 배치 때의 크기를 계산하여 부분 절단을 해서 제출했었다. 정말 그 때는 그간의 공든 탑이 도로아미타불 되는 줄 알았다. 식은 땀, 엄청 홀러내렸다.

 

공동작품인데

 

홍익대학교 선후배로 초창기 환경디자인 연구소인 인타디자인에서 함께 근무했었다. 사람대 사람의 관계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상대방에 의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하나이고 플러스가 되는 경우가 또다른 하나이다. 우리의 경우가 바로 함께 함으로써 항상 시너지가 많은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 장광집 교수는 유한전문대학 산업디자인과 조교수이면서 이상호 사장이 운영하는 (주)이상환경디자인 전문위원이기도 하다. 이것은 디자인 기업을 운영하는 아상호 사장에겐 자칫 이윤추구에만 집착할 수 있는 경영자의 단점올 장광집 교수에 의해 도움을 받고, 장광집 교수는 이상환경디자인의 전문위원이라는 소속에 의해 현장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할 수 있기 때문.

 

환경디자인에 대한 서너 가지 생각들

 

환경디자인은 디자인 분야로 확연하게 구분되어지는 몇 가지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라고 말하고 싶다. 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에서 이상적인 생활환경을 구현하는 것. 생활환경을 구성하는 인(人), 공(空), 물(物)의 관계에서 모든 것들이 인간을 중심으로 이 관계성을 디자인하여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디자인은 이러한 관계를 연결하는 시스템적인 포괄적 관계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각자 소유하고 있는 개인 공간의 내것에서 탈피하여 나를 포함한 우리라는 의식의 개념이 아닐까! 집안의 소파는 벤치로, 전화는 공중전화로, 집안의 모든 요소들이 결국에는 집밖에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제 종합적인 관점에서의 환경디자인이 필요한 때이다.

 

그밖에 디자이너에 대한 모든 생각

 

환경 디자이너는 프로듀서이자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라고 생각한다. 이제 단순히 감각적 능력만이 디자이너의 모든 것인 양 인식되던 때는 지났다. 과학을 동반한 주변의 것을 이해해야 하고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타당성 있는 이유를 완벽하게 표현해야 한다.

특히 환경디자이너는 도덕적인 책임감에 입각한 디자인을 진행해야 한다. 고집하고 설득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환경은 무작위의 사람들과 함께 항상 존재한다. 물론 정확한 수치로 정리할 수 없지만 나쁜 환경은 결국 사람들에게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책임감 없이 단지 쉽게 표현 가능하다고 해서 진행되는 모든 것들은 디자이너들이 경계해야 할 가장 무서운 것이리라. 그 일례로 지하주차장의 경우를 보자. 최근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나는 피해사례는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될 정도로 심각하다. 이때 디자이너들이 이런 문제의식을 감안하여 벽 색상을 되도록 밝게 칠하고 조명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디자인이 바로 사회를 리드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지금의 IMF 상황 극복에도 디자인이 그 몫을 차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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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디자인, 특집 : 디자인이 역사를 바꾼다-우리 나라 제품디자인 역사 - 158호. 1998.04.30."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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