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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열린 자유로운 디자인 세상, 뉴욕을 만나다.

성곡미술관으로 이어진 신문로 길은 처음 가보는 낯설음보다는 곧 도착할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는 문화의 거리, 편안함을 주는 느낌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주변에는 범상치 않아 보이는 커다란 주택과 단아하며 위엄있는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어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주택가에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본 것은 성북동 고급주택가에서 본 갤러리 이후 처음이다. 그런데 이곳은 안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차분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오묘함이 깃들어 있었다.^^
첫인상이 꽤 괜찮았던 성곡미술관. 오늘 여기에 들린 이유는 현재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30~40대 젊은 다국적 디자이너 5명의 작품전 때문이었다.
아이스 버셀, 더글러스 로이드, 에릭 챈, 헨리 유(한국명 유혁재), 캐림 래시드가 바로 그들이다.

소비문화의 심장부이며 앞서가는 트렌드의 메카인 뉴욕을 주름잡는 이름난 여러 나라 출신 디자이너의 작품 80여점이 모여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은 내게 온통 설레임과 기쁨이었다. 학생인 내가 접할 수 있는 유명작가들의 전시회는 별로 흔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 소비문화는 산업디자인이 그 자체로 대중문화의 일부가 되기에 이르른 것 같다. 소비자들도 이제는 더이상 실용성과 기능성뿐만이 아니라 생활도구 하나하나까지 미적인 감각이 충족된 것을 원한다.
‘뉴욕의 다국적 디자이너들’은 바로 이런 쓸모와 미감을 갖춘 최신경향 디자인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였다.


전시장은 본관의 1,2층에서 열리고 있었는데 첫발을 내딛은 1층의 이미지는 화사함이었다. 바로 캐림 래시드(Karim Rashid)의 작품으로 가득 차있었던 것이다.


가르보 쓰레기통으로 잘 알려진 래시드는 직선보다는 곡선을 이용한 부드러우면서도 핫핑크, 형광옐로우, 그린컬러의 감각적인 디자인 작품을 선보였다. 패션잡지 등을 통해 국내에도 널리 소개된 적이 있는 이집트 출신의 캐림 래시드는 이세이 마야케의 향수병을 비롯해 조지오 아르마니의 인테리어용품, 스와로브스키의 스탠드 디자인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디자인 회사를 위해 작업하고 있는 중이다.

터키 출신 아이스 버셀은 뉴욕 최고 사무용가구회사인 허먼밀러사에서 책상과 의자를 주로 디자인하고 있는 여성 디자이너로서 이번 전시회에서는 답답한 사무실을 경쾌하게 만들어주는 편안한 파티션과 사무용책상 등을 선보였다.
에코디자인의 대표로 있는 중국출신 에릭 챈은 허먼밀러, 모토로라, 콜게이트, LG 등에서 가구와 생활용품 통해 사용자와 친밀함을 느끼려고 애쓴 점이 눈에 띈다. 올록볼록 잡기 쉽고 디자인감각이 살아있는 칫솔과 브러쉬가 편안하게 다가왔다.




2층에서 만나는 더글러스 로이드의 패션 광고들은 관능적이고 풍만한 이미지로 충격적인 것이 많았다. 이전에 한 패션잡지에서 구찌의 파격적인 광고지면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는데, 이번 전시회에서 그것이 바로 더글러스 로이드의 작품임을 알았다.
영국의 유명한 로이드 보험회사 손자인 광고디자인전문의 더글라스 로이드(덕 로이드)는 구찌, 갭, 입생 로랑 등의 광고를 찍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인 디자이너가 있다는 사실이 매우 반가웠다. 이렇게 유명한 한국출신 디자이너가 활동하고 있다니, 마치 내가 유명한 디자이너가 된 것처럼 뿌듯해서 어쩌면 그의 작품들은 더 애정을 담고 관람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한국출신 헨리 유는 현재 35세로 프랫대 조교수로 있으며 BMW, 보잉, 삼성 등에서 자동차인테리어디자인 및 침대, 의자를 디자인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화이트&블랙으로 깔끔하게 디자인된 미니멀한 의자들을 내놓았다. 얼핏보면 차가워 보이는 인상을 주는 의자이지만 앉으면 편안함이 느껴지는 한옥의 구조나 삼베의 질감 등을 이용한 면이 돋보인다.
다섯 명의 디자이너들 다 좋았지만 같은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정이 뭔지... 앞으로 더 활발한 활동을 통해 훌륭한 디자인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라는 기대감이 컸다.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전시회였지만 아담하고 좋은 작품들로 구성된 전시를 돌아보고 나자 나도 저들처럼 멋진 디자인을 하고 싶다라는 의욕과 열정으로 가슴이 벅차왔다.
그들의 아름답고 독특한 디자인이 생활 속에 이렇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단 것이 기뻤고 같은 디자이너의 길을 걷고 있는 나로서는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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