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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디자인, 그리고 삶까지 : <토일렛 페이퍼 : 더 스튜디오>


이탈리아의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Maurizio Cattelan)은 사회 이슈, 종교, 역사 등, 사람들이 굳이 꺼내려 하지 않는 것들을 노골적으로 풍자하는 작품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조각이자 행위예술가인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은 2016년 구겐하임 미술관 화장실에 설치한 황금 변기 '아메리카(America)'와 더불어 2019년 아트 바젤 마이애미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코미디언(Comedian)'이다. 특히 코미디언은 그저 덕트 테이프를 사용해 벽에 바나나를 붙여 만든 것으로, 한화로 약 1억 4,000만 원에 팔려나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또한 한 행위 예술가가 무단으로 작품인 바나나를 먹어버리는 해프닝이 벌어져 더더욱 화제를 모았다. 간단해 보이는 작품이었지만 작가는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1년 동안 고심해왔으며, 레진과 청동으로 미리 제작해 보기도 했다. 평범한 소변기를 작품으로 만든 마르셀 뒤샹의 '샘'에 이어 파격적인 현대미술을 탄생시킨 인물로 인정받는 그가 한국에서 전시를 열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en.wikipedia.org/wiki/Comedian_(artwork)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조각가, 행위예술가 외에 잡지를 발행하는 편집자이기도 하다. 패션계에서 독보적인 세계관을 선보이는 사진작가 피에르파올로 페라리(Pierpaolo Ferrari)와 힘을 모아 2010년부터 잡지 '토일렛 페이퍼 (TOILETPAPER)'를 발행하고 있다. 2009년 처음 매거진 작업을 통해 만난 이 두 명은 각자의 개성을 살려 독특한 잡지를 만들어내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텔란의 블랙 유머와 페라리 특유의 자유로운 작업이 만나 한번 보면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 화려한 색채와 강렬한 비주얼을 품은 잡지가 탄생했고, 독립 매거진으로서 유례없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 박민정 



잡지의 이름인 '토일렛 페이퍼'는 이름처럼 쉽게 쓰고 버리는 화장지처럼 '간단하고 사실적이며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이런 콘셉트를 충족하기 위해 글이나 광고 없이 순수하게 이미지만 실은 이 잡지는 잡지라기보다는 아트북에 더 가깝다. 1년에 두 차례 발행되는 토일렛 페이퍼는 '이미지'라는 언어가 지닌 새로운 예술적인 변화와 확장성에 도전하고 있기에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는 물론이며 디자인, 패션,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 박민정 



현대카드는 이번 전시를 통해 토일렛 페이퍼의 밀라노 본사 스튜디오를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관람객들은 이 듀오의 거침없는 상상력과 독특한 미학을 실제로 체험해 볼 수 있다. 스튜디오 내에 들어서면 바로 공간을 꽉 채우고 있는 화려한 시각적 요소들을 만날 수 있다. 여러 가지 빛깔의 뱀이 꿈틀거리는 모습, SHIT이라고 외치는 붉은 입술, 붉은색 립스틱을 들고 있는 다섯 개의 손, 눈알을 입에 물고 있는 남자, 수많은 마이크들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 드릴을 입에 물고 있는 입술 등, 토일렛 페이퍼의 이미지는 흥미롭지만 한편으로는 기이하고 애매모호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하지만 모두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을 선사해, 쉽게 눈을 돌리기가 힘들다.





ⓒ 박민정 



이 잡지에 실리는 거의 모든 이미지들은 카텔란과 페라리가 직접 심혈을 기울여 기획하고 편집한 것으로 상황과 콘셉트에 따라 세트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동물 조련사, 골동품 전문가 등 다채로운 분야의 전문가들의 손길이 함께 한다. 잡지를 만들기 위한 시작은 사랑, 탐욕, 죽음 등과 같은 일반적인 개념에서 출발하지만, 현장에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독특한 결과물이 탄생하게 된다고. 토일렛 페이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는 이런 즉흥적인 '놀이'에 기반한다.




ⓒ 박민정 



밀라노 스튜디오 내부에는 토일렛 페이퍼를 대표하는 이미지들이 잡지의 평면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실제의 오브제로 만들어져 현실적인 삶의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출판물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데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토일렛 페이퍼가 자신들의 이미지를 가능한 한 더 많은 대중들에게 전할 수 있는 또 다른 바이럴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미술과 디자인, 패션과 음악 등 예술 장르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으며 순수미술과 상업미술의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는 가운데, 카텔란과 페라리의 도전적인 행위들은 이를 거울처럼 비추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들은 토일렛 페이퍼를 통해 자신들의 이미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순환시키는 실험실, 또는 플랫폼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예술적인 접근 방식이 디자인이 되고, 디자인적 접근 방식이 삶으로 향하는 실험적이지만 유쾌한 접점을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토일렛 페이퍼: 더 스튜디오(TOILETPAPER: The Studio)>

전시 기간 2021년 10월 8일(금)~2022년 2월 6일(일)

장소 현대카드 스토리지

관람료 일반 5000원, 중고생 4000원

일반 예매 현대카드 DIVE 앱 및 멜론 티켓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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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정(국내)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현)프리랜서 패턴디자이너
(현)디자인프레스 온라인기자
(현)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전)삼성전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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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매거진 #마우리치오 카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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