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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와 카페가 만나다

요즘 유명한 패션 브랜드의 공통점은? 바로 '매장 안에 카페, 레스토랑이 있는 복합 매장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디올은 '하우스 오브 디올'을 열었고 구찌는 올해 상반기 내로 한남동에 있는 구찌 가옥에 레스토랑 '오스테리아'를 오픈할 예정이다. 에르메스는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지하 1층에 '카페 마당'을 오픈해 고객들에게 '에르메스다움'을 체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에서는 시계 브랜드 IWC의 '빅 파일럿 바'카페를, 경기도 동탄 롯데백화점에는 프랑스 의류 브랜드 A.P.C의 카페를 만날 수 있다.

 



 

ⓒ 박민정


이뿐만 아니라 현재 MZ 세대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프랑스 의류 브랜드 메종 키츠네는 서울 가로수길에 '카페 키츠네'를 열어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이는 브랜드가 파리, 도쿄에 이어 세 번째로 낸 카페로, 입구부터 감성적인 대나무숲과 더불어 브랜드를 대표하는 마스코트인 여우 조형물이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페 키츠네에서는 커피 한 잔의 휴식을 찾으러 온 사람들, 메종 키츠네의 디자인을 구경하고 구매하러 온 사람들로 붐빈다.

 

 


ⓒ 박민정

 

이곳의 인기 메뉴는 마스코트인 여우 모양을 그대로 만든 '여우 쿠키'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카페라테'다. 커피 한 잔과 더불어 카페 내에 구비되어 있는 카페 키츠네 굿즈와 메종 키츠네 매장을 둘러볼 수도 있고, 보는 것만으로도 감성 넘치는 외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즐거운 체험이다. 패션과 음악을 접목시켜 만든 패션 브랜드인 만큼, 매장 내에 흘러나오는 음악 또한 ‘키츠네 뮤직’의 음악이다. 이 음악은 매장 분위기에 어울리며 사람들의 흥을 돋운다. 브랜드 전반의 분위기와 제품들을 둘러볼 수 있으면서 휴식도 취할 수 있기에 카페 키츠네는 가로수길의 명소가 되었고, 이 인기에 힘입어 현대백화점 판교점에도 카페 키츠네가 들어서게 되었다.

 

 


ⓒ 박민정 

 

아르켓은 H&M 그룹이 선보인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이 브랜드 또한 가로수길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매장을 선보여 화제가 되었다. 매장에 들어서면 여느 패션 브랜드와 다른 점을 느낄 수 있다. 넓은 창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는 깔끔한 분위기의 공간에는 의류부터 홈데코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대한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매장 한 편에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브랜드의 모든 것을 입고 만지며 맛볼 수 있다. 유명한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그동안 선보였던 매장 분위기- 많은 옷이 걸려 있어 빡빡한 옷걸이, 탈의실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벗어던져놓은 옷더미들- 와 사뭇 다른 분위기의 매장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 박민정 

 

아르켓 매장에서는 리사이클 소재, 지속 가능한 소재를 이용하여 만든 의류와 리빙, 홈가드닝 제품들을 만날 수 있으며 북유럽 레시피가 담겨있는 요리책도 볼 수 있다. 매장에 있는 제품들이 환경을 생각하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은 제품들로 가득하기에 쇼핑을 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이 들게 한다. 마음 편안한 쇼핑을 즐기고 난 후에는 카페에서 덴마크 전통 페이스트리인 ‘테비아커스’와 비건 쿠키를 맛볼 수 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점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체험하게 했다는 점에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 박민정 

 

'솔리드 옴므', '우영미'로 남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남성복 브랜드 우영미 또한 복합적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압구정에 자리 잡은 이 공간은 솔리드 옴므와 우영미 매장, 그리고 카페 '맨메이드 도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카페는 브랜드가 선보이는 매 시즌의 콘셉트에 걸맞게 꾸며지는데, 현재 카페는 2021년 우영미 F/W 컬렉션이 추구하는 '현실의 경계선 너머로 떠나는 추상적 여행'에 모티브를 얻어 디자인되었다. 시즌에 영감이 된 신화와 판타지에 기초한 '결계의 공간'으로 창조된 카페에 들어서면 나무, 식물, 흙, 구름, 어두움, 상상의 동물 등 자연과 신비로운 존재들을 만날 수 있다.

 

 



ⓒ 박민정 

 

카페 그 자체로 흥미롭게 꾸며져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은 무척 당연한 일이다. 사람들은 우연히 카페에 들어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보내다 이곳의 매장 분위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고, 이어 브랜드의 제품을 보러 가게 된다. 원래 제품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줄을 서야 하는 브랜드인데, 카페까지 함께 하니 줄이 더욱 길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패션 브랜드가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는 곳이었다.

 

 


ⓒ 박민정 

 

패션 브랜드들이 복합 매장을 내놓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홍보하려는 목적이 크다. 정확히 말하자면, '브랜드 팬덤을 만들기' 위함이다. 브랜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브랜드의 팬인 사람들은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패션연구소 임지연 소장은 “이미 많은 소비자의 관심사가 의복에서 식·주 등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옮겨간 터라,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자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라고 말한 만큼, 매장에서 단순히 제품만 판매해서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또한 브랜드들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게 된 이유는 소비자들의 성향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일상의 모든 것을 SNS에 공개하는 현재의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단순히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이 속한 브랜드가 가진 복합적인 이미지들을 함께 소비하며, 이를 SNS에 인증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들의 입맛에 맞으려면 브랜드를 드러내는 매장이 SNS에 올릴 정도로 멋진 곳이 되어야 하고,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들이 자연스럽게 카페를 열게 된 것이다. 이제 일상과 SNS의 구분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만큼, 브랜드가 카페 및 레스토랑을 선보이는 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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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정(국내)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현)프리랜서 패턴디자이너
(현)디자인프레스 온라인기자
(현)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전)삼성전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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