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구현한 디지털 페인팅 전시 ‘포에틱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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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시각/정보디자인,디지털미디어/콘텐츠디자인,테크트렌드,페어 등록일2022.04.27 작성자 서민정(kitri79) 조회수4752

최근 미디어 아트를 중심으로 한 전시들이 증가하면서, 미디어 아트 전용 뮤지엄들도 생겨나고 있다. 제주, 강릉, 여수 등지에 오픈한 아르떼 뮤지엄, 제주의 노형수퍼마켙, 빛의 벙커와 같은 뮤지엄을 비롯해서 오늘 소개할 ‘포에틱 AI’ 전시가 열리고 있는 그라운드시소 명동도 그중 하나이다. ‘포에틱 AI’는 인공지능이 수집한 수천억 개의 데이터를 재구성한 미디어 아트를 선보이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글로벌 뉴 미디어 스튜디오 OUCHHH(오우치)의 첫 내한 전시로 초현실적인 디지털 아트를 구현한다. 엔지지어, 학자, 코더, 디자이너, 미디어 작가, 모션그래퍼 등의 멤버로 구성된 OUCHHH(오우치)는 10년 동안 AI 기술을 기반으로 예술 과학 기술(Art Science Technology)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이스탄불 본사와 파리, 베를린, 로스엔젤레스, 바르셀로나 등의 52개 국가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있다. 특히 NASA, Google, Intel, Nike 등 여러 기관이나 브랜드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도 지속적으로 기획해오고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s://ouchhh.tv/

‘데이터의 예술화’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오우치 스튜디오의 대표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신화 속 예술가의 부활, 파편으로 쌓아 올린 고대 유적지, 차원을 넘나드는 시공간의 이동 등을 주제로 하여, AI가 수집한 수천억 개의 데이터가 디지털 물감이 되어 전시 공간을 장식한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그라운드시소 명동 입구를 들어서면, 양쪽으로 2개의 전시관이 나뉘어져 있다. 양쪽 모두 같은 영상이 상영되는데, A존(왼쪽)은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감상할 수 있고, B존(오른쪽)은 한 곳에 앉거나 가만히 서서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크게 3개의 챕터로 구성된다.

이미지 출처 : http://groundseesaw.co.kr/

CHAPTER 1. POETIC AI (AI의 시적 여정)

‘POETIC AI’는 유명 과학자들이 빛, 물리학, 공간, 시간 등에 관해 쓴 수천 권의 책, 기사, 이론 등을 머신 러닝과 AI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시각화한 작품이다. 텍스트, 라인들이 파장을 이루면서 사이버틱한 공간을 연출한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CHAPTER 2. AI LEONARDO (AI로 만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두 번째 챕터에서는 AI 브러쉬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이탈리아 거장의 작품들을 미디어 아트로 구현했다. 첫 번째 챕터가 기계적인 느낌과 모노그램 컬러 위주였다면, 두 번째 챕터에서는 좀 더 컬러감이 가미되고 회화적인 작품들이 선보인다. 약 150억 번의 AI 붓 터치로 생성된 입자들로 구성되었으며, 미술사 데이터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정보를 인공지능이 학습하여 만들어낸 작품이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CHAPTER 3. AI METAVERSES OF HUMANITY (AI 데이터의 향연)

세 번째 챕터는 총 4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순서대로 연결되어 상영된다.

3-1. DATA MONOLITH (데이터의 파편) : 고대 터키 유적지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와 관련된 AI 데이터들을 30억 개의 픽셀로 구현한 작품이다. 괴베클리 테페는 2018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터키의 문화유산으로 신석기 시대의 수렵과 채집 생활을 보여주는 유적이다. 탄소 연대 측정 결과에 따르면 이집트 피라미드보다 7100년, 영국의 스톤헨지보다 6100년 앞서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괴베클리 테페 (이미지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G%C3%B6bekli_Tepe_site_(1).JPG)

이미지 출처 : 서민정

3-2. DATA GATE (차원의 문턱에서) : 미항공우주국(NASA)의 AI 천문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현실적인 시공간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3-3. SUPERSTRINGS (뮤지션의 영감) : 뮤지션들이 연주하는 동안, 뇌파 활동을 측정하여 비주얼 퍼포먼스로 구현한 작품이다. 독일인과 한국인으로 구성된 트리오 dastrio, 오스트리아의 미디어 아트 센터인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와 협업했다. 이 작품은 세상의 모든 것이 0차원의 입자가 아니라 1차원의 끈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초끈 이론(superstring theory)에서 영감받았다고 한다. 바이올린이나 기타 줄처럼 현을 특정 방식으로 당기면 주파수가 생성되는 것처럼, 우주의 물리 법칙은 우주가 하나의 교향곡을 완성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s://ouchhh.tv/

3-4. AI DATA DARK MACHINE (암흑 속 충돌) : 아원자 입자(원자를 구성하는 입자)의 충돌이라는 개념을 비주얼 아트로 구현한 작품으로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CERN, 세른)의 머신 러닝 과학자와 협업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4월 7일부터 시작한 본 전시는 기존에 진행되고 있었던 ‘반 고흐 인사이드 더 씨어터’와 교차 상영되고 있어서 두 전시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영상은 벽면부터 바닥까지 전체를 캔버스로 활용해서 작품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다만 작품의 제목과 작품에 활용된 데이터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쉽고 상세한 설명이 있다면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재미를 더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