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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것, '한글'에 대한 높아지는 사랑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넷플릭스 시리즈의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 BTS와 블랙핑크 등,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덕분에 한국 전통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에 자부심을 느끼는 일도 자연스러워졌다. 이렇게 국가의 문화에 자부심이 생기면서, 국내 스타트업의 디자인에도 변화가 일고 있는 중이다.

 


 

ⓒ 각 브랜드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요즘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눈여겨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로고에 '한글'이 있다는 점이다. 배달의 민족, 직방, 타다, 당근마켓, 어기어때, 오늘의 집, 씽씽, 화해 ... 등, 사람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들이 한글과 조화를 이루는 로고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3.3, 1/3과 같은 숫자도 일부러 한글로 변환해 '삼쩜삼', '삼분의 일'과 같은 이름과 로고로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심지어 '위메프', '탈잉'과 같이 영어로 된 이름을 가진 브랜드들도 굳이 한글로 표기한 로고로 변환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통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두려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글로벌 시대에 다른 나라에도 변함없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드러내려면 영문 이름과 로고가 더 유리하다. 그와 더불어 영문으로 된 디자인들을 통해 브랜드에 세련된 분위기를 강조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업계에서는 한글보다는 영문이 더 선호되어왔었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이 서서히 깨지고, 스타트업들의 한글 사랑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각 브랜드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물론, 아직까지도 영문 로고가 스타트업을 대표하는 경우가 더 많다. 에이블리, 무신사, 토스, 쿠팡, 업비트 등, 앞서 소개한 스타트업만큼이나 인기 있는 서비스 플랫폼들은 여전히 영문으로 제작되어 있다. 이 차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문 로고를 쓰는 기업과 한글 로고를 사용하는 기업의 성향도 봐야 한다. 영문 로고는 패션이나 금융, 유통과 같은, 세련되고 활기찬 분위기를 우선시 하는 분야에서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한글 로고는 생활에 밀접한 분야에서 친근함을 더하기 위해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한글 로고 디자인이 늘면서 화해나 씽씽처럼, 영문 로고만큼이나 한글 로고도 세련되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 https://ceo.baemin.com/guide/G11006 

 

누구에게나 빠르게 전파되고 익숙해지려면,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로 홍보해야 하는 것이 맞다. 배달의 민족이 배달업계의 1위가 된 이유는 사람들에게 친근함을 주는 디자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로고 디자인뿐만 아니라 한글 서체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친근한 인상을 선사했고 그 덕분에 업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http://www.nongshim.com/promotion/event/view/2022/09_ansung/ansung_event 

 

스타트업만 한글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빙그레, 네이버, 농심 등 대기업 또한 한글날에 맞춰 기업의 이미지에 맞는 서체를 선보이며 한글 사랑에 앞장서 왔다. 또한 GS칼텍스는 삼일절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독립운동가의 손글씨를 복원한 무료 서체를 배포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다.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은 한글 사랑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로도 꼽힌다. 그가 만들어낸 한글 옷은 패션계에 파란을 일으키며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이렇게 한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한글날을 기리는 행사도 점차 규모를 높이고 있다. 

 

 


ⓒ  https://www.musinsa.com/app/campaign/index/2022hangeul/ 

 

그중 무신사는 다채롭고 신선한 행사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10월 16일까지 ‘무신사랑 한글사랑’ 캠페인을 개최하며 한글의 디자인적인 가치를 알리고 있다. 한글의 우수성을 경험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와 이벤트를 함께 여는 것은 물론이고, 입점 브랜드와 함께 한글을 주체로 협업한 상품 40종을 새롭게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로고, 시그니처 그래픽을 한글로 제작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새롭게 선보인 점이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무신사는 '작가의 단어' 캠페인을 통해 아티스트와도 협업을 진행하여 한글을 주제로 한 다양한 타이포 및 그래픽 작품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개인 손글씨를 폰트로 만들어주는 온글잎과 협업으로 한글날 발매 상품을 구매한 360명을 랜덤 추천하여 온글잎의 무료 쿠폰을 전달하는 이벤트를 함께 진행하며 한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높였다.

 

이 밖에도 도미노 피자는 '안다미로 캠페인'을 펼치며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안다미로는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라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이를 콘셉트로 잡은 한정판 피자박스를 출시하는 한편, 각종 할인행사를 펼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널디는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과 협업을 진행해 의류 3종과 모자를 선보이며 브랜드의 한글 사랑을 널리 알렸다.

 

 


ⓒ 박민정 

 

이런 가운데 MZ 세대에게 '한글'이 더할 나위 없이 '힙한 문화'로 떠오르며 한글과 관련된 취미활동이 늘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 가운데 좋은 구절을 직접 써보는 '필사'가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좋아하는 드라마나 책을 읽은 후 이를 기억하기 위해 직접 써보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와 관련된 문화가 파생되고 있다. 이를 이끈 주역은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다. 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상전들의 명을 받아 한문 소설 등을 한글로 필사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 인스타그램 '한글필사' 검색 시 나오는 결과 화면 

 

ⓒ 유튜브 '한글필사' 검색 시 나오는 결과 화면 


스마트폰에 손가락으로 터치해 메모를 남기는 것이 익숙한 이 시기에, 손에 연필, 펜, 붓 등을 집고 글을 쓰는 것이 유행하는 것이 조금은 이상하긴 하지만, 아날로그 감성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세대의 취향을 생각해 본다면 그리 어색한 일이 아니다. 이렇게 한글을 직접 쓰는 것에 대한 아름다움에 빠진 이들은 자신의 필사를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며 자신의 취미를 인증하는데 빠져있다. 그와 더불어 유튜브에서는 필사하는 방법, 필사의 즐거움, 필사를 루틴으로 즐기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서점에서는 필사를 할 때 도움이 되는 한글 시, 한글 소설, 명언집 등을 판매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손글씨가 어색한 사람들을 위한 연습용 서적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학습이나 정신 수양의 방편으로 필사를 해왔던 전통적인 문화가 젊은 세대를 통해 이색적인 한글 문화로 받아들여지며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에 한글의 아름다움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 덕분에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한글을 사랑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에게 더 이상 한글은 '촌스럽고 고루한' 전통문화가 아니라. '자랑스럽고 멋진' 한국의 문화다. 이렇게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한, 사람들의 한글 사랑과 디자인 트렌드는 꾸준히 사랑받을 것이다. 

 

 

박민정(국내)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현)프리랜서 패턴디자이너
(현)디자인프레스 온라인기자
(현)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전)삼성전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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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디자인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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