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호마다 하나의 도구를 선택하여 집중 조명하는 새로운 개념의 종이책, 매거진 툴즈(MAGAZINE TOOLS).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고,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한 도구의 역사와 문화, 의미와 가치를 다양한 관점으로 설명한다. 매거진 툴즈의 슬로건은 ‘Narrative of Things, 도구의 서사’이다. 도구가 생성되기까지 도구가 가진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들여다보고, 도구가 생겨난 이후에는 도구를 사용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탐구한다.  

2023년 2월 23일 출간된 매거진 툴즈 2호의 주제는 숟가락(SPOON)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인 ‘식’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숟가락은 식 문화의 중심이 되는 도구이자 동서양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이러한 숟가락의 탄생과 역사(BASIC), 음식(FOOD), 문화(CULTURE), 삶(LIFE), 디자인(DESIGN), 예술(ART)까지 6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서사를 풀어나간다. BASIC 파트에서는 숟가락의 구조와 명칭, 탄생과 역사, 음식 인문학자 주영하 교수가 전하는 숟가락 문화 등을 소개한다. FOOD 파트에서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이자 요리 연구가인 노영희가 자신의 오랜 식생활 속에서 만난 숟가락의 의미, 글로벌 커트러리 브랜드 6개, 셰프들이 제안하는 숟가락으로 먹는 세계 요리 레시피 등을 담고 있다. CULTURE 파트에서는 오랜 시간 숟가락을 만들며 전통을 이어가는 장인의 이야기, LIFE 파트에서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챕터원 공동대표의 숟가락 취향과 다회용기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래쉬버스터즈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DESIGN 파트에서는 디터 람스와 재스퍼 모리슨의 숟가락 디자인부터 공예가 6인의 숟가락 작품까지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바라본 숟가락에 대한 서사를 전개하고 있다. ART 파트에서는 MY SPOON이라는 타이틀로 동시대 크리에이터 14인의 일상 속 숟가락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하나의 도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여 오랫동안 친숙하게 사용해 온 숟가락이라는 도구를 재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매거진 툴즈에 따르면,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숟가락의 원형은 구석기시대에 조개껍데기, 짐승 뼈, 나뭇조각을 식용 도구로 사용한 것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가장 최소한의 재료를 사용하여 군더더기 없이 소박한 형태로 존재하지만,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도구이다. 오랜 시간을 거쳐 다양한 형태와 쓰임, 소재 등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1874년 미국에서 특허를 낸 스포크(숟가락과 포크가 결합된 형태)는 오늘날 매우 유용한 식기구로 자리 잡았다. 2014년 구글이 인수한 리프트랩스라는 스마트 숟가락 제조사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의 손 떨림을 70%까지 줄여주는 숟가락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편으로는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일회용 숟가락으로 환경을 위협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회용품 대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래쉬버스터즈의 스토리도 풀어내고 있다. (매거진 툴즈 2호 숟가락은 LIFE INTERVIEW를 제외하고 모두 2021년 기준으로 진행 제작되었다.) 

매거진 툴즈를 발행한 기업은 2016년 설립된 콘텐츠 기반 커머스 기업인 블랭크코퍼레이션(대표 남대광)이다. 2021년 1월, 매거진 툴즈 1호를 시작으로 2년 만에 2호를 출시했다. 설립 당시 블랭크 TV라는 사명으로 시작하여,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PB 생활용품을 판매하면서 설립 3년 만에 1000억 원대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 블랭크코퍼레이션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라이프스타일 솔루션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콘텐츠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 오프라인 잡지를 출시하게 된 이유는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디지털 콘텐츠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오래 기억되고 소비되는 아날로그적인 콘텐츠 개발을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이다. 더불어 일상에서 습관처럼 사용하는 도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브랜드와 제품을 바라보는 관점을 폭넓게 공유하기 위함이다. 주제의 선정은 도구의 기여도, 아름다움, 필수 불가결성, 활동성 등 4가지 기준을 가지고 선정된다. 2021년 1월 발행된 매거진 툴즈 1호의 주제는 ‘비누’였다. 비누는 인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한 발명품으로 전염병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코로나 시대를 지나오면서 가장 주목해야 할 도구라는 점에서 채택했다고 한다. 비누 탄생의 비화, 러쉬(LUSH), 이솝(AESOP) 등 글로벌 브랜드의 철학, 비누를 소재로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 비누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봉태규와 하시시박 부부의 인터뷰 등 다양한 스토리를 담아냈다.

매거진 툴즈는 1, 2호 모두 한정판 에디션을 선보였다. 매거진 툴즈 1호는 욕실제품 전문 브랜드 ‘한아조’와 함께 제작한 프리미엄 비누가 포함되어 있다. ‘BAD NEWS(배드 뉴스)’라고 적힌 박스를 뜯어내면 ‘HERE COMES THE GOODNEWS’ 라는 문구와 함께 매거진과 비누가 들어있어 언박싱(unboxing) 하는 재미가 있으며, 300부 한정으로 선보였다.  

2호의 스페셜 에디션은 200부 한정판으로 제작되었으며, 다회용(NON-DISPOSABLE) 숟가락이 함께 구성되었다.

참고 자료

매거진 툴즈 : https://www.toolsmag.kr/

매거진 툴즈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magazine.tools/

블랭크코퍼레이션 : http://blankcorp.kr/

서민정(국내)

mjseo@yonsei.ac.kr

연세대학교대학원 의류환경학과 석사 졸업

(전)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 분석 연구원 및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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