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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에서 찾는 건강과 지속 가능성

환경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환경 보호와 함께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먹거리'로 쏠렸다. 대형마트에서 잘 포장된 식재료들을 구입할 수 있고 새벽 배송으로 원하는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먹는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니 아이러니하다.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너무나 소박하다. 그저 우리의 입에 들어가는 것들이 몸에 해롭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나빠진 환경 만큼이나 식재료의 질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홍수로 인해 과일이나 채소가 싱싱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며, 전염병으로 인해 계란이나 고기가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 박민정 

 

어디서나 대량 생산된 음식과 식재료들을 만날 수 있지만 이런 음식들이 과연 몸에 건강할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늘 불안하기만 하다. 사람들의 이런 불만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마켓 형태가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바로 식료품 잡화점인 '그로서리 마켓'이다. 식재료를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점은 여느 마트와 다르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마켓들이 마트와 다른 점은 현재 식문화를 이끌고 있는 트렌드를 한 눈에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와 더불어 마켓을 여는 주인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사람들을 열광하기 충분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문을 열고 화제를 불러일으킨 그로서리 마켓은 '트렌디함'을 무기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렇게 그로서리 마켓의 수가 늘고 그 종류도 다양해지자, 마켓의 모습도 진화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화제가 되는 마켓들은 '지속 가능성'과 '로컬', 그리고 소비자와 생산자의 '윤리적인 면'을 강조하여 꾸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 박민정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곳은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슈퍼파인(SUPERFINE)'이다. 이는 브랜딩 및 브랜드 디자인 회사인 와이어즈(Y’erz)가 '지속 가능한 그로서리 플랫폼'을 표방하며 처음으로 오프라인에 만든 공간이다. 가치소비를 확산시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와이어즈는 그동안 소신 있는 생산자와 의식 있는 소비자를 연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속초의 '완벽한 날들'. '칠성조선소 북살롱'을 비롯하여 용인의 '묵리 459' 등, 로컬 공간 브랜드 및 식음료와 리테일 브랜딩을 진행하며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어 이들은 성수동에 가치소비를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며 사람들에게 건강한 식문화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자리를 선보였다.

 

 


ⓒ 박민정 

 

슈퍼파인에 들어서면 그로서리와 베이커리 카페가 한 공간에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역 주민을 모이게 하는 커뮤니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을 보면 일반 마트와 다르다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대형 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벌레 먹고 예쁘지 않은 못난이 과일과 채소가 판매용으로 진열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디저트와 빵, 주스 등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버려지는 식품 부산물인 맥주박을 활용한 그래놀라 등도 만나볼 수 있다. 무조건 깨끗하고 완벽한 식재료만 구매했던 일반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아이디어가 가득한 공간이 아닌가 싶다.

 

 



ⓒ 박민정 

 

이런 못난이 과일과 채소는 모양만 조금 나빠 보일 뿐 영양면으로는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식재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오히려 예쁘게 만들어진 식재료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식재료는 판매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슈퍼파인은 이런 유통 구조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우리의 먹거리가 미래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아직은 조금 어색하지만 우리의 삶과 미래가 지속 가능할 수 있는 새로운 식문화를 선보이는 이들의 노력은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 박민정 

 

일상 속 의식 있는 장 보기를 통해서 환경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 공간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비건, 동물복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소규모 브랜드들의 제품들도 함께 판매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의지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또한 제품의 포장은 재활용이 수월한 유리병, 종이 백 등으로 되어 있으며 장바구니를 이용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하여 구매 과정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 박민정 

 

앞으로 이 공간의 역할은 더욱 커질 예정이다.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팜 다이닝, 농부 마르쉐, 플리마켓 등 음식과 재료에 대한 이해와 감각의 지평을 확장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성수동을 시작으로 지역에서 버려진 집과 건물과 같은 유휴공간을 지자체와 기업과 함께 개발해 로컬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한다. 조만간 충남 아산, 속초 등지에서도 슈퍼파인을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 박민정 

 

슈퍼파인만큼이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로컬 그로서리 마켓은 또 있다. 바로 서울 서초동에 있는 '그로우 마켓(Glow market)'이다. 이 마켓은 아이들에게 방부제가 가득 든 식재료를 먹이고 싶어 하지 않는 엄마의 마음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 있는 유기농 재배 농가와 생산자를 발굴하고 이들의 제품들을 판매하는 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식재료를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농장에서 바로 식탁으로 식재료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그로우 허브를 통해 산지의 신선함을 전하고 있다. 

 

 



ⓒ 박민정 

 

그와 더불어 건강한 재료를 재배하는 농부와 철학을 가지고 소신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생산자들이 직접 소비자와 만나 교류할 수 있는 플리마켓을 주기적으로 선보이며 사람들이 보다 쉽게 건강한 친환경 라이프를 구현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플리마켓만큼이나 화제가 되는 미식회에서는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가 얼마나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독특한 매력을 지닌 먹거리들이 바로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이들은 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산자들이 당일 수확하고 생산한 먹거리에 대한 소개와 함께 로컬 먹거리의 중요성을 열심히 알리고 있다. 이런 배경 이야기가 없다면 판매되지 못할 벌레 먹은 로메인, 모양이 제멋대로인 짭짤이 토마토 등은 이제 사람들에게 환영 받으며 식탁에 오르고 있다. 

 

 


ⓒ 박민정 

 

이런 노력들로 인해 버려지는 식재료가 적어지고, 그만큼 우리의 환경은 나아질 수 있다. 그러면서 건강한 삶을 추구할 수 있다니, 너무나 멋진 일이다. 앞으로 계속 사람들은 건강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이제는 환경 또한 건강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로컬과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는 그로서리 마켓의 미래는 밝다.



박민정(국내)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현)프리랜서 패턴디자이너
(현)디자인프레스 온라인기자
(현)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전)삼성전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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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그로서리 스토어 #지속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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