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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젊게 살고 싶다! '네버랜드 신드롬'

현재 소비의 주체인 20-30대가 현재 열광하는 것들을 보면, 저절로 '키덜트(Kidult)'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이들이 10대였던 시절에 인기를 얻었던 아이템들이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 대 말 TV에서 방영되었던 애니메이션 '웨딩피치'에서 나오던 요술봉이 다시금 인기를 얻으며 원가보다 비싸게 중고거래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유아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몇 천 원짜리 액세서리 아이템은 이제 당당히 생일 파티의 필수품이 되었다. 액세서리를 하고 공주처럼 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놀이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작년 초에 품절 대란을 빚으며 허니버터칩만큼이나 이슈가 되었던 포켓몬빵의 포켓몬 또한 비슷한 시기에 유행했던 애니메이션 중 하나다.

 

 


ⓒ 네이버 '웨딩피치 요술봉 판매' 검색 결과 화면 

 

90년 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농구 만화, '슬램덩크'가 최근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개봉되면서 누적 관객 수 462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에서는 영화에 대한 리뷰와 더불어 원작과의 비교, OST, 명장면 등에 대한 콘텐츠가 무수하게 쏟아졌다. 그와 더불어 한정판으로 선보인 유니폼과 피규어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또한 어린 시절 게임기를 통해 만났던 슈퍼 마리오가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로 개봉하자, 이 또한 뜨거운 반응을 이끌며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중이다.

 

 


ⓒ 유튜브 '더 퍼스트 슬램덩크' 검색 결과 화면 

 

2천 년대가 레트로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그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을 갖고 놀았을 게임기인 '다마고치' 또한 뜨거운 인기몰이 중이다. 그와 더불어 2000년 처음 영화로 선보여 사람들을 열광시키게 했던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또한 게임 '호그와트 레거시'로 선보이면서 다시금 인기 몰이 중이다.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가 종영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들은 신비로운 마법사의 이야기에 열광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야기 속 설정과 인물들에 대한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 commons.wikimedia.org/wiki/File:Gele_tamagotchi,_objectnr_78041.JPG 

 

어른이 되었지만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어린 시절 갖고 놀았던 것들을 수집하고 이를 인증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예전이라면 분명 어른답지 못한 행동으로 치기 어리다고 놀림 받았을만한 일들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문화 생활 중 하나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오히려 이런 문화를 즐기는 것이 트렌디하다고 여겨지면서 주류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는 모습이 놀라울 뿐이다. 옛 추억을 즐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구매력까지 갖춘 이들 덕분에 마케팅 분야에서도 이들의 추억 아이템을 활용하는 모습이다.

 

 


ⓒ pixabay.com/illustrations/peter-pan-moon-sky-neverland-6658445/ 

 

키덜트가 주류 문화로 자리 잡으며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새로운 성향이 두드러지게 되었다. 이전 세대보다 젊게 살고 있는 동시에 나이 들기를 거부하는 이들의 모습을 가리켜 부르는 '네버랜드 신드롬(Neverland Syndrome)'이 그 주인공이다. 여기서 네버랜드는 스코틀랜드의 소설가이며 극작가인 J. M. 배리가 1911년 발표한 소설 '피터와 웬디(Peter and Wendy)'의 배경이 되는 세계다. 그곳에서 영원히 나이 먹지 않고 살아가는 피터팬처럼 현재 사람들은 영원히 젊게 살고 싶어 하며, 아이처럼 열망하는 것을 마음껏 누리고 싶어 한다. 

 

예전에 이와 유사하게 '피터팬 신드롬(Peter Pan syndrome)'이라는 용어가 있었다. 이 용어에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른에 걸맞은 책임과 거부한 채 어린이의 심리 상태에 머무르고자 하는 이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면이 담겨있었다. 네버랜드 신드롬은 피터팬 신드롬과 시작점은 같지만 현실에서 도피하지 않고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젊은 인생을 추구하며 즐긴다는 점에 있어서 보다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pexels.com/ko-kr/photo/3148935/ 

 

사회 전반적으로 네버랜드 신드롬이 생겨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먼저,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이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의학 기술의 발전과 식습관 개선 등으로 현재 우리는 기존 세대와 비교했을 때 같은 나이 대에서 건강면에서나 미용면에서나 더 어린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전보다 더 늦은 나이에 사회 생활을 하게 되는 시대의 상황 또한 이런 성향을 부추기는데 일조했다. 경제 불황으로 취업 시기가 늦어지면서 결혼, 출산 또한 늦어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젊은 시절을 더 오래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게 되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다른 세대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젊은 감각을 갖추는 것이 미덕이 되고 자기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서 자신의 취향대로 소비하고 이를 공유하는 문화도 이 신드롬의 탄생에 기여했다.

 

 


ⓒ pexels.com/ko-kr/photo/3356489/ 

 

그와 더불어 신드롬이 형성되는 이유 중에는 몇 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을 괴롭힌 '팬데믹'에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전염병으로 인해 이전의 생활을 영위하지 못했던 이들은 모두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우울감과 절망을 느꼈다.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과 같은 단어들이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정서적인 문제들을 드러내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우울, 불안, 분노, 절망만이 가득한 현실 속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서 따뜻하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돌이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네버랜드 신드롬이 생겨난 것이라 볼 수 있다.

 

 


ⓒ pexels.com/ko-kr/photo/bokeh-869517/ 

 

어린 시절에는 아무리 원해도 얻지 못했던 대상을 마음껏 구매할 수 있고 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취감을 느끼는 일은 사람들에게 대체불가한 위안을 선사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즐기는 것은 캠핑이나 식물을 키우는 등의 취미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어린이 취향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일이 또 하나의 취미 생활로서 인정받는 사회적 분위기 덕분에 네버랜드 신드롬과 키덜트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민정(국내)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현)프리랜서 패턴디자이너
(현)디자인프레스 온라인기자
(현)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전)삼성전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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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 #네버랜드신드롬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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