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국내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보조적 기능을 본질적 가치로, 색의 진화

인간의 느끼는 다섯 가지 감각(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중 사람들은 대부분 시각에 의존하며, 시각의 비중이 70%(80~90%으로 보는 견해도 있음)로 인간은 대부분 시각으로 세상을 지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각에서도 가장 먼저 인지하는 것은 형태가 아닌 색상이다. 즉각적인 인지 반응뿐만 아니라, 시각이 주는 정보 자체의 70% 정도를 색의 정보로 기억한다. 이렇듯 색은 인간의 지각에 매우 중요한 정보이며, 인간에게 미치는 심리적∙생리적 측면의 영향력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하다. 

색의 영향력은 치료 목적 등 다방면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주로 제품의 마케팅 분야에서 적극 사용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가 물건을 선택할 때의 우선 순위와 연관이 있다. 컬러와 마케팅의 상관 관계에 대한 자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물건을 고를 때 80%는 색채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그 후에 형상이나 모양 등을 본다고 설명한다.  

 

색은 소비자의 경험과 무의식적 감각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짓는 근거나 논리에 따라 색을 고르기보다는 본인이 선호하는, 즉 취향에 따라 색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색의 취향은 문화적 배경과 개인의 감수성 등 주관성에 따른 개인차가 존재하며, 주관을 기조로 한 색채 이론의 한계로 과거에는 색의 접목이 시각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과학과 심리학 연구를 기반한 색채 이론의 발전 및 사회적 트렌드에 따라 색을 단편적인 정보 전달에서 종합적인 정보 전달로 적극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모바일 콘텐츠에서 활용되고 있는 음계와 색을 연결시킨 색채 음악, 식욕에 자극을 주는 색상을 활용하는 식품 마케팅, 색채의 이미지와 온도감을 반영하여 시각과 촉각을 함께 고려한 마감재 제품도 있다. 또한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고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컬러인 빨간색과 빠른 비트의 BGM이 결합하여 의도적으로 고객의 회전율을 높이는 패스트푸드점과 같은 공간도 대표적인 사례이다. 색은 우리가 인지하기도 전에, 그 기능을 중심으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연관되어 있다. 


마케팅과 브랜딩에 깊숙이 연관되어 있는 색채 심리학 | 출처: blog.aweber.com/learn/how-to-use-the-psychology-of-color-in-marketing.htm
 

이렇듯 색이 가진 효과는 충분히 검증되었으나,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인 색을 기능이 아닌 '메인 콘텐츠'로 강조하여 공간에 구현했을 경우, 시각적으로 색만 강조하는 단순한 활용 방식을 벗어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쉽게 진부해질 수 있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각을 넘어 타 감각과의 접목을 통해 공간에 과감하게 시도한 사례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뮤지엄 오브 아이스크림 (Museum of Ice Cream, 이하 MOIC 

미국 전역의 여러 도시에서 운영되는 설치 미술 체험관인 MOIC는 브랜드의 주요 컬러인 딸기맛 아이스크림이 연상되는 팬톤 1950C 색상의 핑크 컬러를 다양한 명도와 채도를 공간에 사용하여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MOIC는 아이스크림을 주제로 구성한 13개의 방에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아이가 된 듯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사랑스러운 색감을 곳곳에 펼쳐 놓았다.

전시 공간에서 제공하는 아이스크림과 디저트를 맛보며 사진을 찍는 것이 주된 콘텐츠로, 시설 전체가 자체 브랜드의 아이스크림을 경험하는 곳이며 그 공간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남기는 포토 스팟이다. 이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Instagram+ -able 합성어)이라는 최근 사회적 트렌드와도 그 결을 같이하며, 리테일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브랜드 경험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좌) 낙후된 뉴욕의 지하철을 화사하고 달콤한 핑크컬러로 재해색한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우) 핑크색과 노란색 바나나가 전시된 공간으로,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곳에 포토 스팟이 표시되어 있다. 

사진 출처: https://www.museumoficecream.com 

 


마치 어린아이가 된 듯한 경험을 선사하는 어른들의 놀이터, 아이스크림 뮤지엄 | 
사진 출처: https://www.museumoficecream.com 

 

 

좌) 화장품 브랜드 세포라(Sephora) | 우) 아동 의류 브랜드 (Target) 와의 콜라보 프로젝트. 아이스크림 모티브가 이질감 없이 어울릴 수 있는 리테일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컬러 팩토리 (Color Factory, 이하CF)

CF는 뉴욕, 휴스턴, 시카고 3곳에 지점을 가진 체험형 전시관으로, 색을 이용해서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를 주로 한다. 소통과 행동을 강조하는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으며 전시관으로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공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추된다. 뉴욕점은 뉴욕을 대표하는 자연과 명소, 문화를 컬러로 담았으며, 휴스턴 점은 기존 가구 매장을 미로로 재구성하여 휴스턴을 대표하는 컬러 30개를 중심으로 전시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형 전시관|사진 출처: https://www.colorfactory.co

 

MOIC & CF가 시도하고 있는 Keyword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 Keyword 1. 셀카 박물관(Selfie Museum)

MZ세대는 SNS를 활용하여 경험과 소유를 인증하는 문화에 익숙하며, 20대의 82.3%, 30대의 73.3%가 SNS를 활용하고 있다. SNS을 대표하는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은 10억 명이 넘는 월간 이용자가 있으며, 5억 명이 매일 접속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들 중 56%는 음식을 먹기 전 사진을 찍고, 하루에 1.46회 업로드한다. 인스타그램은 사진, 영상 중심의 게시물을 기반으로 비주얼을 강조하는 플랫폼이다. 타인의 인정과 주목받기를 원하는 MZ의 욕구는 텍스트보다는 비주얼을 통해서 나타내기 적합하며, 개성을 드러내기에도 용이하다. 이는 독특하고 화제성 높은 공간과 접목했을 때 효과가 극대화 된다. 이와 같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공간은 몇 가지 공통점으로 정의할 수 있다.


1. 감탄할 만큼 화려한 공간 / 2. 독특한 컨셉의 이색적인 공간 / 3. 자신이 돋보일 있는 공간 


MOIC는 색과 아이스크림이라는 콘텐츠로 소품, 조형물, 놀이 기구 등 공간 구성을 통일성을 갖추면서 독특하게 구현하였고, CF는 해당 지역만의 매력을 색, 작품, 스토리를 통한 감각 자극으로 SNS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두 시설 모두 사진이 돋보일 수 있도록 소품, 컬러, 조명 등을 섬세하게 계획한 공간으로, 해당 지역들을 방문했을 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장소가 되었다. 


MZ세대 트랜드를 겨냥한 셀카 박물관으로서의 기능|사진 출처: https://www.instagram.com/colorfactoryco

* Keyword 2. 익스페리엄(Experium)
MOIC의 창업자 중 한 명인 마리엘리스 번(Maryellis Bunn)은 경험(Experience)과 박물관(Musuem)의 합성어인 익스페리엄(Experium)이라는 용어로 MOIC를 설명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박물관은 유물, 예술품 등 가치 있는 작품들을 감상하기 위한 곳으로, 정적이며 교육적이고 역사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익스페리엄은 일반적인 박물관처럼 교육적이고 역사적인 역할이 아닌, 독특하고 창의적인 공간 경험을 통해 오프라인 공간만의 즐거움과 인스타그래머블한 기회를 제공한다. 

색은 시각 중심의 정보로, 공간에서는 주로 색이 가지고 있는 기능을 활용하며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그 기능을 넘어 다른 오감의 감각들과 접목되고 인스타그래머블이라는 사회적 트렌드와 맞물려 색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형태의 공간들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색이 공간의 기능적인 보조 역할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류인혜(국내)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실내디자인 석사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실내디자인 졸업
(현)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책임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보조적 기능을 본질적 가치로, 색의 진화"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