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고객이 같은 물건을 고르는데 있어 기호를 가지게끔하는 심미적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반면에 사용하는 방식을 특정지어는 상호작용을 하기도 한다. ‘Form follows function’ 이라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것이 적용되는 예이다. 이전에 발행한 신호등이나 교통 표지판 같은 약속된 기호에 사용자 행태가 따르는 것의 후속으로는 우리 일상생활 속에 알게 모르게 자리잡고 있는 ‘약의 모양’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한다.
약에는 경구 투약하는 고체형 알약, 알약을 가루형태로 만든 가루약, 피부에 바르는 젤 또는 연고, 주사바늘을 통해 체내에 투약하는 액체, 경구 투약하는 액체형 약, 안약과 같이 환자가 직접 투입하는 액체형 약으로 나눠볼 수 있다.
1. 연고
연고의 경우 피부에 바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튜브에, 용기에 담아 연고를 짜서 쓰거나 용기에 있는 젤형 연고는 손이나 도구로 떠서 바를수 있도록 담겨나온다. 간혹 눈에 점안하는 연고는 작은 튜브형으로 나와 눈에 직접 주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연고도 있다.

여러가지 모양의 연고 용기 (출처: https://images.app.goo.gl/GxbvG75o4RSPkc5V6)

점안 연고 (출처: https://images.app.goo.gl/T962PUVc55En7qsv6)
2. 액체형
(1) 체내에 투입하는 약
체내에 투입하는 액체는 대부분 환자가 직접 투여하는 것이 아닌, 병원에서 의료인이 투약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에는 주사바늘을 통해 혈관이나 체액에 넣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약은 주사 바늘을 통해 넣을 수 있도록 용기에 담아 나오는데, 액체의 색상과 투여되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한 비닐 용기에 담아 나온다. 그리고 투여가 원활하도록 스텐드에 걸어 액체가 주사바늘을 통해 중력에 의해 체내로 이동하도록 한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링겔이 그 예이다.

링겔 (출처: https://images.app.goo.gl/38jKDS7NequKbe9r6)
(2) 경구 투약
많은 사람들이 어릴때 한번쯤은 먹어봤을 해열제나 시럽이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예로는 아이들에게 먹이는 해열제나 감기 기침약, 그리고 건강검진 중 대장내시경 준비를 위한 사전 경구 투약 액체가 있다. 이러한 액체형 약은 갈색 유리병에 넣어 직사광선으로부터 보호하거나, 용량과 약의 종류를 식별할 수 있도록 투명한 용기에 담아 색상이 보이도록 보관하게 되어있다. 마시는 방법으로는 동봉된 뚜껑이나 계량컵에 정량을 측정하여 마시면 된다. 간혹 가루약과 함께 먹는 아이들에게는 이 액체형 약과 가루약을 섞어 마시게 하기도 한다.

시럽 (출처: https://images.app.goo.gl/VeWYkgcVNQM9WNfH7)
(3) 점안액
특수한 경우로 점안액이 있다. 안약은 눈에 투약해야 하므로 액체형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고 형태의 경우 위에 기술하였음). 점안액의 형태는 용액을 한번 떨어트렸을때 눈에 들어갈 만큼의 사이즈로 용기 입구가 작게 만들어져 있고, 감염이나 안약의 오염을 막기 위해 비교적 유통기한이 짧은 안약은 1회 처방받아 사용할 정도의 양만 담을수 있는 작은 사이즈 용기에 담아 나온다.

점안액 용기 (출처: https://images.app.goo.gl/KRu23z6HZAy2RppMA)

점안액 투약 (출처: https://images.app.goo.gl/krQd1k224TWz8Ynk6)
3. 고체형 알약
그리고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약이 바로 알약이다.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가면 1회 분량으로 약을 작은 봉지에 소분해주는데, 여러개의 약이 있는 경우 알약의 형태와 색상이 모두 다른것을 볼 수 있다. 알약 제조에는 약물의 성분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이고 모양에 따라 삼킬 수 있는지 여부를 고려하기도 하는 등 주요 요소 네 가지가 있다.
(1) 태블릿(알약) 크기 및 모양
환자가 약을 삼킬수 있을 정도의 사이즈로 만든다. 대부분 직경 22mm 이하로 하고 이상적으로는 8mm 이내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모양에 따라 질식 위험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약의 모양이 날카롭거나 각지지 않아야 목을 통해 넘어갈때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
* 약은 아니지만 lifsavers 라는 사탕이 이를 보여주는 예시이다. 아이들이 사탕을 삼키더라도 질식하지 않도록 사탕의 모양이 가운데 구멍이 뚫려있다.

(2) 알약의 색상
알약의 색상은 다양하다. 제조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는 흰색이 가장 적합하지만, 환자는 약의 종류를 잘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색상으로 약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독특한 색상을 사용하면 다양한 알약의 복용량을 쉽게 구별할 수 있고, 실수로 삼킬 가능성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음영을 추가한다면 약을 잘라 먹을 때에도 편리할 수 있다.

여러가지 색의 알약 (출처: https://www.colorcon.com/colorcon-insights/pharmaceutical-tablet-design-top-4-factors-to-consider)
(3) 정제코팅
약의 겉면을 코팅하여 목넘김이 부드럽게 할 수 있고, 물과 함께 섭취하는 동안 입 안에서 약이 바로 녹지 않도록 한다. 즉, 크기가 작고 광택이 나는 필름 코팅 마감된 약일수록 삼키기 쉽다. 또, (1)에서의 형태가 타원형이거나 모서리가 둥근 모양이라면 더 삼키기 수월한 약이 될수 있다.

코팅된 알약 (출처: https://images.app.goo.gl/d8rrwh2MnYjNPCZ88)
(4) 태블릿 모양 및 브랜딩
M&M 초콜릿의 경우, 초콜릿 한 알 한 알마다 “m”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모양이 M&M 초콜릿이라는 것을 쉽게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약에도 독특한 모양이나 글자를 음각 및 양각으로 넣음으로써 브랜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알약 한 알마다 특정 숫자가 적혀있어, 다른 약과 혼동하지 않도록 구분해주는 역할도 한다.

알약에 음각으로 새겨진 브랜드 및 문구 (출처: https://images.app.goo.gl/prWsM7WJHcS45y9J9)
그밖에도 알약은 복용량 강도(횟수), 압축성 및 단단함도 세부적으로 고려해야할 요소에 포함된다.
약은 우리 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건이면서도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이기에, 그만큼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복용하기(이용하기) 쉽도록 디자인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만큼 우리 생활 속에 깊게 스며든 ‘form follows function”의 명확한 예시라고 할수 있겠다. 더 나아가 영양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영양제를 선택해야 할지 알약 디자인의 이유에 대해 좀더 생각해본다면 도움이 될 거것이다.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석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대학원 지식재산 박사 졸업
-KT 융합기술원 연구소 UX 기획가
(현) 현대자동차 차량 소프트웨어개발 연구소 서비스 기획 및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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