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블리치(Sun-bleach) 기법으로 차별화된 컬렉션을 선보이는 지용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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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지용킴(JIYOUNGKIM)’을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 김지용은 자연과 시간의 흔적을 담은 독창적인 ‘선 블리치(Sun-bleach)’ 기법으로 차별화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선 블리치는 원단이나 의류를 몇 개월간 외부의 햇빛과 자연의 변화에 노출시켜 자연스러운 탈색을 유도하고 이를 그대로 의류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천천히 바랜 원단은 은은한 그라데이션 패턴과 새로운 컬러를 만들어 내어 세상에 하나뿐인 옷을 탄생시킨다. 또한 화학 약품이나 후 가공을 하지 않고, 버려지는 소재와 의류들을 업사이클링하고 있어 지속가능성도 실천하고 있다.
선 블리치 작업은 원단 자체를 햇빛에 노출시키거나, 옷을 완성한 상태에서 노출 시킬 때도 있다. 지용킴 브랜드의 모든 옷은 한국에서 제작되고 있는데, 계절과 온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변색되는 부분 역시 흥미롭다. 또한 선 블리치 기법 안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 오브제를 덧대어 여러 가지 패턴을 담아내거나, 진공 팩에 넣어서 자연스러운 주름 패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팩에 담긴 채 길거리 가판대에 놓여 있는 빛바랜 기념품 티셔츠에서 영감받은 ‘팩 티셔츠’ 컬렉션이 대표적인 예이다. 자연을 이용해 옷을 제작하기 때문에 변수가 많지만, 이러한 의외성 역시도 디자인의 또 다른 요소가 된다. 소재의 물성에 따라서 외관의 변화가 달라지기도 한다. 특히 벨벳 소재처럼 투 톤 효과를 가진 소재에 선 블리치 기법으로 적용하여 생기는 미묘한 톤의 변화도 멋스럽다.
김지용은 우연히 마주친 것들, 의도하지 않은 것들,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것들에서 영감을 받고 자연스러운 방식을 지향한다. 선 블리치 기법도 김지용이 쓰고 다니던 빛바랜 니트 모자에서 영감을 받았다. 빈티지한 아이템들을 좋아하고 수집하는 디자이너의 취향이 반영되어, 빛 바랜 것도 멋스러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세상에 없던 옷을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에서 학사 졸업 작품으로 선 블리치 기법을 활용한 작품을 처음 선보였는데, 2020년 6월에 예정되었던 졸업 작품 쇼가 팬데믹으로 취소되자,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작품을 올렸다. 이를 본 패션사진 작가 마크 히버트(Mark Hibbert)가 작품을 찍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이렇게 완성된 졸업 작품 룩북이 화제가 되어 일본 편집숍 GR8에서 컬렉션을 모두 바잉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으며 이것이 브랜드 지용킴(JIYOUNGKIM)’의 시작이 되었다.
김지용은 이러한 독창적인 방식으로 2024년 2월 발표된 LVMH 프라이즈 최종 20인에 선정되었으며, 2023년 12월에는 삼성물산의 패션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인 제19회 삼성패션디자인펀드(Samsung Fashion & Design Fund, SFDF)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SFDF에서는 독창성과 환경적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최고점을 획득하며 1위 자리에 올랐다.
1990년생인 김지용은 일본 문화복장학원(Bunka Fashion College)에서 패션 공부를 시작하여, 영국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에서 남성복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3학년부터 나갈 수 있었던 인턴십을 통해 일본의 메종 미하라 야스히로(Maison Mihara Yasuhiro), 파리의 르메르(LEMAIRE), 루이비통 옴므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석사 과정 중이었던 2021년 브랜드 지용킴을 런칭했다. 현재 서울을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으며, 10꼬르소꼬모 서울, 도버 스트리트 마켓(DOVER STREET MARKET), 센스(SSENCE), 브라운스(BROWNS), 셀프리지(SELFRIDGES), 미스터포터(Mr.Porter)를 포함한 국내외 편집숍, 온라인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최근 오픈한 도버 스트리트 마켓 파리의 오픈 브랜드 리스트업에 오르기도 했다.
2021년 브랜드 런칭 후에는 다양한 공간에서 컬렉션을 발표해 왔다. 옷뿐만 아니라 거대한 설치 작업 및 아트워크와 함께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2022년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플라츠 2(Platz 2)에서 진행된 전시 ‘JiyongKim Exhibition’에서는 전시 전부터 플라츠 2의 중정에 설치된 대형 패브릭이 햇빛에 의해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수화학에서 버려진 폐근무복을 업사이클링한 작품들을 선보인 전시에서는 버려진 유니폼을 분해하고 재결합한 대형 캔버스를 바탕으로 선 블리치 기법을 적용한 유니폼을 레이어링한 대형 작업물과 함께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었던 빛바랜 마네킹, 고장난 오토바이를 덮고 있는 빛바랜 천 등을 함께 전시했다.
누티드 익선(Noudit Ikseon)에서 발표한 24 FW 컬렉션에서는 미국 전기 바이크 브랜드 슈퍼73(Super 73)과 헙업한 바이크 제품과 함께 옷과 바이크의 요소들을 모두 분해한 조각들, 선 블리치 기법을 테스트한 스와치, 작품 개발 과정을 담은 스케치 등을 전시하였다.
얼마 전에는 삼성전자와 협업하여 액자형 스피커에 선 블리치 패브릭 아트 패널을 적용한 ‘뮤직 프레임 x 지용킴’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아트 패널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삼성전자 LS60D 스피커에 지용킴의 시그니처 소재를 패널로 적용했다. 또한 클락스(Clarks)와 협업하여 스웨이드 소재와 선 블리치 기법으로 제작된 소재를 믹스한 슈즈 ‘왈라비 컵(WALLABEE Cup)’ 2종은 올해 여름, 왈라비(Wallabee), 데저트 트렉(Desert Trek)은 25SS 시즌에 출시 예정이다.
참고 자료
지용킴 사이트 : https://jiyongkim.net/index.html
지용킴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jiyongkim_official/
-성신여자대학교 통계학과 학사 졸업
-연세대학교 대학원 의류환경학과 석사 졸업
-트렌드 분석 및 컨설팅 회사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 분석 연구원 및 컨설턴트
(현) 시선인터내셔널 미샤 정보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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