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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가 서도호 작가의 개인전 ‘스페큘레이션스(Speculations)’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개인전 ‘스페큘레이션스(Speculations)’이 2024년 8월 17일부터 11월 3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진행 중이다.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작가 서도호는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나선 이후 국제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2003년 아트선재센터에서 진행한 첫 개인전 이후, 21년 만에 다시 찾았다. 작가는 유학 시절에 서로 다른 문화와 공간이 충돌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집과 기억, 이동 등을 주제로 작업해 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 20년간 탐구해 온 주제인 시간, 공간, 기억, 이동을 스페큘레이션이라는 사유의 과정을 통해 재구성하여 선보이고 있다. 전시 제목인 ‘스페큘레이션스(Speculations)’는 사변, 추론, 추측, 사색 등을 의미한다. 작가는 자신의 창작 활동을 ‘스페큘레이션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개인과 공동체, 환경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다양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아트선재센터 https://artsonje.org/exhibition-program/exhibition/

  

일반적으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작가의 작품은 자신이 실제 거주했던 집이나 작업실 공간을 빛이 투영되는 천으로 정교하게 구현하여 관객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공간을 경험하는 기회를 주었다면, 이번 전시는 작품이 탄생하기 전까지 작가가 상상하고 사색하는 사유의 흐름을 드로잉, 축소 모형, 영상 등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2013) 

이미지 출처 : 리만 머피 갤러리 https://www.lehmannmaupin.com/ko

 

전시 공간 1층인 더 그라운드에서는 서도호 작가의 ‘다리 프로젝트’를 만나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당신을 위한 완벽한 집은 어디에 있을까?’를 상상하면서 작가가 거주했거나 현재 거주하고 있는 도시들을 연결하여 완벽한 집을 구상함으로써,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 번째 다리 프로젝트(2010-2012)는 작가가 거주했던 두 도시인 서울과 뉴욕을 태평양 위로 연결한 다리 위에 ‘완벽한 집’을 드로잉으로 표현했다. 건축가, 생물학자, 물리학자, 이론가, 산업 디자이너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여 해당 지역의 기후에 적합한 구조를 갖춘 집을 설계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번 전시에 처음 공개한 두 번째 다리 프로젝트는 작가가 현재 거주하는 런던을 추가해서 서울, 뉴욕, 런던 세 도시를 등거리로 연결하여 북극 보퍼트해 인근에 ‘완벽한 집’을 설계했다. 또한 북극해의 극한 상황에서 견딜 수 있는 구명복 프로토타입을 개발하여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가장 작은 대피소’라는 개념으로 옷의 역할을 새롭게 제안했다. ‘완벽한 집 S.O.S.(Smallest Occupiable Shelter, 2024)’라 이름 붙인 이 구명복은 코오롱스포츠가 연구 개발한 라이프테크(LIFETECH)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안되었으며, 내년에 완성된 결과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전시 공간 2층에서는 작가가 집을 주제로 상상한 아이디어들을 구현한 축소 모형과 작품을 설명하는 영상을 함께 선보인다. 서도호 작가는 1991년부터 자신의 생각을 스케치하고 기록해 왔으며, 2003년부터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시각화하기 시작했고, 이 중 일부는 실제 건축물로 실현되기도 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다리를 놓는 집, 리버풀’ 모형은 두 건물 사이에 끼인 한옥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 모형은 2010년 영국 리버풀 비엔날레에 실물 크기로 재현된 작품이기도 하다. 영국의 산업 도시 리버풀에 서도호가 어린 시절 살았던 집 모형을 축소하여 끼워둔 것으로 문화 충돌, 대도시의 공간 부족 등을 표현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다리를 놓는 집, 리버풀

 이미지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Do_Ho_Suh-_5759-sm_%285133451420%29.jpg

 

작가가 어린 시절 살았던 한옥과 정원을 섬세하게 구현하여, 미국에서 볼 수 있는 대형 트레일러 트럭에 실은 작품 ‘비밀의 정원(2012)’은 집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이동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전달하자 했으며, 전형적인 미국의 풍경을 상징하는 트럭과 한옥을 함께 배치하여 대조를 이룬다. 옆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한옥을 실은 트럭이 대륙을 횡단해 미국 동부의 뉴욕에 닿는다는 상상력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작품 ‘향수병(2024)’은 해변가 모래사장 위로 폐허가 된 한옥 모형을 구현했다. 유리 케이스는 천천히 움직이면서 파도를 만들어 내고, 파도에 쓸려 각종 쓰레기들이 떠돌아다닌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이주, 망명을 위해 강제로 바다를 건너야 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재앙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2012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소형 이동식 호텔 ‘틈새호텔’은 특정 지역에 고정된 호텔이 아니라, 도시의 역사와 골목 틈새를 따라 여행하는 이동식 호텔 컨셉으로 제작되었다. 이번 전시에 보여진 틈새호텔의 모형 역시 실제 호텔과 똑같은 외부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구현하였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모형인 ‘공인들(2024)’은 기념비 위에 한 명의 위인을 세우지 않고, 기념비 좌대 아래에 300여 명의 민중들이 함께 움직이며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한 명의 영웅이 아닌 익명의 다수에게 관람자의 시선이 머물도록 유도한다. 이 작품은 올해 4월에 미국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국립 아시아 미술관 앞에 설치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전시 모형은 설치작품을 6분의 1로 축소하여 제작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전시장 중앙에는 2018년 런던에 실제로 설치되었던 ‘연결하는 집, 런던’을 125분의 1로 축소 제작한 모형을 볼 수 있다. 런던의 웜우드 스트리트(Wormwood Street)의 육교 위에 한옥이 날라와서 꽂힌 것 같은 형태의 이 작품은 서도호 작가가 이주하는 과정에서 느낀 국가, 문화에 관한 기억과 감정 등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연결하는 집, 런던

 이미지 출처 : 리만 머피 갤러리 https://www.lehmannmaupin.com/ko

 

작품 ‘별똥별’은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제이콥스 홀 건물에 실제로 설치했던 작품을 32분의 1로 축소한 모형이다. 정원이 있는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주택이 회오리바람에 날려 건물 위에 꽂힌 모습을 표현했다. 이는 ‘한 문화의 건축물이 날아가 다른 문화의 건축물에 박힌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별똥별

 이미지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kevlar/7353258576

 

전시장 한쪽 벽면에 다양한 컬러와 형태의 블록으로 구성된 작품이 눈길을 끈다. 작품 ‘나의 집/들, 양(2024)’은 한국, 미국, 독일, 영국에 이르기까지 서도호 작가가 살았던 모든 주거지와 스튜디오를 축소하여 제작한 모형들을 하나의 작품 속에 넣었다. 건축물의 고유한 모습들을 그대로 살려서 서로 다른 지역과 시대의 요소들이 하나의 작품 속에서 어우러진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맞은 편에 놓인 테라코타 컬러의 작품 ‘나의 집/들, 음(2024)’은 건축물에서 생명력이 빠져나간 듯한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3층에서는 한국과 영국에서 철거된 공동주택단지 영상이 반복 상영되고 있다. ‘동인아파트(2022, 20분 32초)’와 ‘로빈 후드 가든, 울모어 스트리트, 런던 E14 0HG(2018, 28분 34초)’는 재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공동 주택 단지의 모습을 느리게 기록하고 재현했다. 공동 주택에 담긴 주민들의 삶의 흔적과 다양한 모습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전시장 1층에 위치한 한옥에서는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와 협업한 티셔츠 아이템을 만나볼 수 있다. 서도호 작가가 설치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나온 원단 등의 조각들을 활용하여 프린트 티셔츠 4종과 패치워크 티셔츠 1종을 제작했다.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시 기간 동안 래코드 홈페이지와 코오롱 몰에서 선주문을 받아 판매한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전시 기간 : 2024. 08. 17 – 11. 03 (월요일 휴관)

전시 장소 : 아트선재센터

관람 시간 : 12:00 – 19:00

티켓 : 25 – 64세 : 10,000 원

         19 – 24세, 65세 이상, 예술인 패스 소지자 : 7,000원

         9 – 18세 : 5,000원

         그 외 연령 및 장애인 : 무료

 

 

 

 

참고 자료

아트선재센터 : https://artsonje.org/

아트선재센터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rtsonje_center/

서도호 작가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dohosuhstudio/

리만 머피 갤러리 https://www.lehmannmaupin.com/ko







서민정(국내)
-성신여자대학교 통계학과 학사 졸업
-연세대학교 대학원 의류환경학과 석사 졸업
-트렌드 분석 및 컨설팅 회사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 분석 연구원 및 컨설턴트
(현) 시선인터내셔널 미샤 정보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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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아트선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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