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뉴스에는 꽤 자주 ‘아파트, 주택’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다. 아파트 단지에서 있었던 일, 투기과열지구가 어디에 있는지, 주택 전세사기가 대두되면서 전세 기피현상과 그로 인한 오피스텔 월세로 관심 증가, 아파트 미분양, 무순위 청약에 사람들이 몰려 경쟁률이 세자릿수 또는 네자릿수를 넘어갔다든지, 아파트 과열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그리고 그로 인한 가계 경제와 거시 경제 현상 등 ‘주거’로 인한 이슈가 사회적으로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었다. 여기에는 공통적인 것이 보인다. “아파트”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먼저 우리가 살면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거주 형태에는 아파트, 오피스텔(주상복합시설), 다세대 주택, 연립주택, 단독주택, 기숙사가 있다.
건축법 시행령 제3조의5 관련하여 용도별 건축물의 종류에 따르면 주택의 종류를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으로 나눌 수 있으며, 단독주택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전원주택과 같은 형태의 주택을 의미하며, 공동주택에는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 주택, 기숙사가 포함된다.
자료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 (이미지 출처: https://blog.naver.com/rightnow2032/223381468954)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를 선호하지는 않았다. 1930~1960년까지만 해도 단독주택이 대부분의 거주형태를 띄었다.
1935년 경성 미쿠니상사라는 일본 회사에서 내자동에 관사를 위한 용도로 아파트를 지었다. 4층 높이에 현대식 외관과, 평면 구조 내부 설계로 4개의 다다미방과 부엌, 화장실을 갖추고 개별 난방이 있는 현대식 아파트의 면모를 갖추었다. 다만 아파트 건물 안에 공동 화장실이 있고 식당, 오락실 등 각종 부대시설이 있는 전용 아파트가 아닌 관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용도로 지어진 것이 아파트로 진입하기 전이었다. 그러나 1937년 관사가 아닌 임대를 위해 동일하게 4층 콘크리트 건물로 지은 것이 우리나라 첫 아파트의 등장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충정아파트(유림아파트)’이다. 중앙원형구조의 이 아파트는 주로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임대됐다. (후에 이 아파트는 역사를 함께하며 1970년 도로 확장으로 일부 건물을 철거하며, 2024년 현재 아직 존재하지만 2022년 안전상 문제로 철거하기로 결정되었다. 출처 KBS뉴스: 85년 근대 주거사 관통한 ‘충정아파트’ 역사속으로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5489261)
그 이전에 앞서 1910년대에 일본인 노동자를 위한 “요(寮)” 라는 공동주택의 형태에서 아파트와 유사한 형태의 시초라고 하기도 한다.
유림아파트 (출처: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 (2009))
2022년 충정아파트의 모습 (출처: KBS 이진성)
2024년 7월 충정아파트의 모습 (출처: 다음지도)
충정 아파트 중정에서 올려다본 하늘과 굴뚝. 굴뚝은 중앙난방시설로 추정된다. (출처 : KBs 뉴스)
도로 확장 공사 전후 유림 아파트의 모습 변화. (출처 : 스마트서울맵 항공사진)
그리고 1942년에 한국인 손으로 직접 건설한 아파트가 등장한다. 조선주택영단 (현 대한주택공사)이 설립한 ‘혜화아파트’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일본 생활구조를 담은 아파트를 그대로 모방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1945년 해방 이후 1957년에 지어진 종암아파트는 최초의 한국식 아파트로 인정받는다. 최초의 수세식 변기가 도입된 아파트라고 한다. 이 당시만 해도 아파트가 낯설고 선호하는 형태의 주택이 아니었기에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파트를 홍보하기 위해 이승만 대통려이 참석한 낙성식에서 “편리한 수세식 화장실이 있다”고 하며 아파트 내에 별도 화장실이 있는 것이 특징으로 대중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아파트와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최신식의 주택이었던만큼 다시에는 정치인, 예술인, 교수와 같은 상류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입주한 ‘고급’주택이 되었다. 엉덩이를 떼지 못하게 하는 따뜻한 온돌이, 집집마다 빨래가 바람에 나부끼는 발코니가, 빛 잘 드는 남향으로 개천을 바라보는 모양새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당시에도 아직까지는 ‘높은 곳에서 자면 고공병 걸린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후에 이 아파트는 1995년 11월 재건축되어 선경아파트가 되었다. )
종암아파트 구조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67298&cid=58767&categoryId=58770)
종암아파트 전경 (출처: 조선DB)
그리고 ‘한국 최초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것은 1960년대 ‘마포아파트’이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주택난 해소를 위해 건설할 것을 지시했고, 10개동으로 지어졌으며 모두 6층이고, 당시 아파트의 표준형이었던 9평(신혼부부 거주, 월 임대로 1880원), 12평(아이가 있는 가족, 월 임대료 3000~4000원), 15평(그 이상의 평수, 월임대료 4230원)로 구성되었다. 연탄보일러가 있으며 복도식 아파트에 방 2개, 거실, 부엌, 베란다, 수세식 화장실을 갖추었다. 그러나 1962년 말 입주가 시작됐을때 분양류리 10%밖에 되지 않았다. 당시 월평균 소득 6600원이었던 도시 근로자에게 월세 3500원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교수와 연예인들이 입주하면서 인식이 달라져 2년 뒤에는 프리미엄이 붙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1968년에 종로와 퇴계로 사이에 세운상가에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섰다.
마포아파트 모습 (출처: 조선DB)
그리고 현재는 우리나라의 정말 많은 비율의 주거형태가 아파트라고 모두 동의할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 2022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다르면 재고주택(한 가구가 살 수 있도록 지어진 집) 현황을 보면 아파트가 우리나라 전체 주택 수의 59%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많은 인구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알수 있다.
대한민국 재고주택 현황 (출처: 한국토지주택공사)
그리고 이제는 여러 세대를 지나 재건축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 또는 재건축 조합원이 되기 위해, 즉 좋은 아파트에 살기 위해 엄청난 경쟁을 보이고 있다. 특정 지역, 특정 브랜드, 특정 아파트(재건축 전)를 모두가 알 정도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트렌드로 보아,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최고 수준의 아파트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세권’ 과 ‘커뮤니티’로 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 살기 좋은 아파트를 꿈꾸고 있다.
입지조건으로는 한강뷰, 좋은 학군, 교통 요지, 직주 근접을 꼽고 있다. 서울을 기준으로 보면 강남, 성수, 마포, 용산 등이 꼽힌다.
재개발, 재건축에 다른 신축 아파트를 선호한다. 구축보다는 신축을 선호하며, 이것은 시세차익이 많이 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재건축 아파트에 분양을 받으며 시장가보다 먼저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고, 지어지는 과정을 거쳐 입주할 때는 지역의 시장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포함된다.
그리고 아파트가 가진 특징적인 것에 대한 선호도가 있다. 최신식 커뮤니티 시설, 최고급 실내 자재, 좋은 경관 또는 조경 설계, 최신형 주방 및 현대 생활에 맞는 아파트 내부 설계 구조, 층고 높이 2.5m 이상, 주차 1.3대 이상, 2가구 2엘리베이터, 인공지능 AI, 다양한 구조 등이 포함된다.
그렇다면 신축 아파트를 왜 선호할까?
위를 종합해보면 신축 아파트는 최신 설꼐와 시설을 갖추고 있어 생활 편의성이 높다.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고 최신 기술이 적용되어 현재를 살아가는 거주민들이 생활하기 좋은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식사 공간, 카페, 헬스장, 도서관, 수영장과 사우나 등 커뮤니티 시설이 대단지로 확충되고 이용도가 높아지며 그에 따른 관리가 잘 되고 있어 ‘아파트 밖에 나가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있기 때문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명한 브랜드 아파트가 건축하게 되면 작은 평수에서도 공간효율을 최대한 높여 생활할 수 있는 일명 ‘잘 빠진 구조’와, 최신 기술이 적용된 아파트 자체에 매립되는 아파트 AI(아파트 건축사와 IT업체가 협력하여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차량과 아파트와의 연동을 통해 이동까지도 다룰 수 있는 생활 공간 전반의 연결성, 브랜드가 가진 특징으로써 조경이나 커뮤니티가 잘 갖춰지게끔 설계하고, 브랜드 가치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 있는 가능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각자가 생각하는 생활 양식은 무엇이며 (아파트가 좋을까, 주택이 좋을까), 그에 따라 나는 어떤 주택의 특징을 선호하는지 생각해보자. 여러 사람이 선호한다고 해서 따라갈 것이 아니라 각자의 취향에 따라, 나의 환경과 조건에 적합한 주거형태는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 아파트의 전경
계윤선(국내)
yoonsunkye@naver.com
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대학원 지식재산 박사 수료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석사 졸업
(현) 현대자동차 AI 연구소 서비스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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