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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해진 항공 서비스

전세계 코로나19 유행기가 끝나고 비행길이 다시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가지 못해 아쉬웠던 마음을 풀고자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 그동안 원활하게 해외를 오고가지 못해 협력사와의 사업을 다시 풀고자 하는 기업 등이 이제 비행기 탑승에 활개를 펼치게 되었다. 그러면서 최대 위기와 불황을 겪었던 항공사들도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그동안은 비행기의 좌석을 더 넓게 하는데 집중했다면 요즘의 항공사는 다양한 서비스로 고객을 모집하기 위한 매력을 발산하는 중이다.


목적지 도달만이 목적이 아닌, 여정의 편안함을 제공한다.


에어프레미아 항공

중장거리 노선 전문 항공사를 목표로 하며, 인천발 국제선만 운행하고 있는 비교적 신규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 항공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이용자의 효용이 낮은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감축하여 낮은 비용구조를 통해 차별화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가진다. 비용 경쟁력을 통해 주요 노선의 항공편 티켓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여 많은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준다. 

또, 합리적인 가격과 동시에 프리미엄 좌석을 제공한다는 HSC (Hybrid Service Carrier) 전략을 표방한다. 기존 항공사처럼 퍼스트 클래스나 비즈니스 클래스를 따로 두지 않고, 이코노미를 기본으로 하여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부가된 서비스 좌석으로 제공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또다시 확보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이코노미 및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이 우리 나라 항공사 중 가장 넓은 이코노미와 가장 넓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제공한다.

초기에 운항하기 시작했을때는 어떠한 클래스 좌석인지 상관없이 모든 승객에게 와이파이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실시하여 국제선 비행 여정 중에 모두 데이터를 이용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넓은 좌석을 제공하는 에어프리미아/ 좌-프리미엄 이코노미, 우-이코노미 좌석  (출처: 에어프리미아 항공)


대한항공은 프레스티지 클래스의 좌석 및 인테리어에 큰 변화를 주었다. 클래스 명칭을 

‘프레스티지 스위트 2.0’으로 명명하고, 모든 좌석을 독립된 공간으로 설계했으며, 좌석 등받이를 180도 눕힐 수 있도록 했다. 당연히 좌석 시트 길이와 간격이 늘어나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또, 팔걸이 옆 개인 공간을 확장하고, 기존 프레스티지 클래스 이용자들의 아쉬웠던 점을 반영하여 나란히 붙어있는 좌석의 경우 팔걸이 공간을 좌석 가운데 배치하는 것이 아닌 바깥은로 배치하여 일행과 옆자리에 앉아서 갈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스위트 2.0 (출처: 대한항공)


기내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채식에 관심이 많아지는 트렌드를 인지하여 비건 매뉴를 개발했고, 노선과 계절에 따라 다른 메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한가지, 일반석에 기내 셀프 스낵바를 도입하여 승객이 원하는 때에 자유롭게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 장거리 노선의 경우 기내를 어둡게 해놓는 시간동안은 승객을 따로 호출하거나 승무원에게 직접 찾아가 간식을 요청할 수 있었던 불편함을 해소한 셈이다. 


제주항공은 기내식 주문 시간을 연장했다. 사전에 주문해야 하는 기내식은 출발 72시간 전까지만 가능했으나, 출발 24시간 전까지도 신청할 수 있도록 기간을 늘려 기내식 이용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보였다. 


보호자의 동반 없이 혼자 이용하는 어린이 승객을 승무원이 돌봐주는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어린이 안심 케어 서비스라고 하는 이 서비스는 제주항공의 경우 유선 예약으로만 신청할 수 있었다. 이제 온라인 예약으로도 전환하여 보호자로써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제주항공 어린이 안심케어 서비스 (출처: 제주항공)


기내 콘텐츠 서비스의 강점을 둔 항공사도 보인다. 티웨이 항공은 다양한 OTT 및 구독 서비스와 제휴 프로모션을 제공한다. 승객들이 개인 기기에 미리 로컬로 콘텐츠를 저장해서 비행기를 탄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좋은 제휴 서비스 전략이라고 할수 있다. 


그밖에 이스타항공은 이스타항공의 모바일 앱에서 ‘비행기 모드’가 있어 인터넷 연결 없는 환경에서도 국가별 출입국 신고서 작성 방법 안내와 같은 기내 편의 정보를 제공하고, 기내에 비치된 책자 대신 스마트폰 모바일 앱으로 기내 면세품과 기내식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비행 중 와이파이를 유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와 반대되는 아이디어로 와이파이 없이도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스타항공 모바일 앱 비행기모드 (출처: 이스타항공 모바일앱)


그리고 청각 장애인을 위해 기내 의사소통 카드(그림카드)를 만들어 비행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이나 비상시 안내 등 총 24개 항목으로 제작되어 장애인이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과 원활한 소통을 꾀하고 있다. 여기서 고객이 의식적으로 인지하지 못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던 니즈를 해결한 좋은 사례가 되겠다. 

기내 의사소통 AAC 카드 (출처: 이스타항공)


에어서울은 가족단위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여 비행기 좌석 앞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과 차별화하여 닌텐도 스위치 대여서비스를 제공하여 어린이들의 지루한 비행시간을 알차게 채워준다. 성인들을 대상으로는 전자책 단말기 무료 대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에어뉴질랜드는 ‘스카이카우치 좌석’을 새롭게 제공했다. 이코노미석 3개 좌석의 다리 받침대를 올려서 넓고 평평한 소파처럼 만들어주는 서비스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성인 2명도 편하게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베개와 같은 침구류도 별도 제공된다. 여기서 ‘눕코노미’라는 말이 탄생하게 되었다. 에어뉴질랜드 뿐만 아니라 베트남항공에서도 ‘스카이소파’라고 하여 나란히 붙은 이코노미 좌석 2개를 패키지로 제공한다. 루프트한자의 경우에도 ‘슬리퍼스로우’라는 상품으로 11시간 이상 장거리 항공편에서 나란히 붙은 좌석을 한 줄 전체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 좌석은 공간이 넓은만큼 비용도 올라가게 된다. 그럼에도 비즈니스석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스카이카우치 좌석 (출처: 에어뉴질랜드)


저가항공사의 경우 기존의 대형항공사가 취항하던 노선과 동일한 노선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갈 수 있는 근방의 위치 중 소도시를 대상으로 신규 노선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여러 항공사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전에는 비행기의 여정이 단순히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면, 이제는 고객들의 경험이 많아지고 니즈가 더 많아지면서 편안하고 즐겁게 도착하는 비행 과정에 주안점을 둔 서비스가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각 항공사별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모두 다르고 다양하다는 점에서 고객에게는 선택지가 넓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그만큼 똑똑한 고객이 많아져 여러 항공사들의 기내 서비스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계윤선(국내)
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대학원 지식재산 박사 수료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석사 졸업
(현) 현대자동차 AI 연구소 서비스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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