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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샌가 전성시대, ‘밴드’, 붐은 온다

“밴드 붐은 온다.” 작년부터 인터넷에서 조금씩 화제가 되던 문장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동명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선보여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계정은 국내외 밴드들의 소식을 전달하며 밴드 음악이 주는 매력을 널리 전파 중에 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 수는 7만 명이 넘어가면서 밴드 붐이 실체화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을 오픈하며 뜨거운 인기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밴드 붐은 온다' 인스타그램 계정 

ⓒ instagram.com/age_of_band/

 

처음에 이 문장은 그저 농담처럼, 또는 밈의 일환처럼 이야기되곤 했다. 하지만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밴드 음악은 대중 음악계의 주류 장르가 아닌 '마니악'한 음악 장르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그 판도가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댄스 음악과 발라드 음악이 주를 이루던 음악 차트 순위권에 밴드 음악이 보이고, 각종 축제에서 밴드 그룹들이 활약하며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최근 걸 밴드 그룹 QWER이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고 연말 음악 시상식에서 공연을 펼치는 모습을 보면, '말이 씨가 된다.'라는 속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MMA2024] QWER - 내 이름 맑음 + 고민중독 (MMA ver.) 영상 갈무리

ⓒ youtube.com/@MelonOfficial(멜론 유튜브 채널)

 

 

이처럼 폭발적인 밴드 붐을 일으키게 한 이들은 누구일까? 대표적으로 4인조 밴드 '실리카겔(SilicaGel)'과 2인조 밴드 '잔나비', 4인조 밴드 '데이식스(DAY6)'를 꼽을 수 있다.

 

 



'EBS 스페이스 공감 - 실리카겔' 영상 갈무리 

ⓒ youtube.com/@EBSCulture (EBS 교양 유튜브 채널)

 

서울예대에 재학 중이던 이들이 2013년 '평창국제비엔날레' 참가를 계기로 결성된 실리카겔은 특유의 독창적인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5 EP 앨범 [새삼스레 들이켜본 무중력 사슴의 다섯 가지 시각]으로 데뷔한 이들은 데뷔와 동시에  EBS  <스페이스 공감>의 '올해의 헬로루키'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케이루키즈'에서 우승하며 음악의 우수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10년에 가까운 세월의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음악성 및 인기는 여전하다. 작년에는 멜론뮤직어워드에서 '베스트 뮤직스타일'을, 올해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악인'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 밴드로 사랑받고 있는 중이다. 이제 이들은 국내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청년 밴드로 발돋움하고 있다.

 

 


잔나비 -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 2024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영상 갈무리 

ⓒ youtube.com/@BandJannabi(잔나비 유튜브 채널)

 

잔나비는 2013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 5에서 TOP 7까지 진출해 이름을 알렸던 최정훈이 버스킹 동료 및 추가 멤버 영입을 통해 완성한 밴드다. 작곡가 신사동호랭이의 도움으로 2014년 디지털 싱글 [로켓트]로 데뷔했으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2019년 3월에 발매한 정규 2집 타이틀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가 멜론 차트 1위에 오르면서부터였다. 이후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나는 볼 수 없던 이야기> 등 여러 히트곡을 내며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는 밴드가 되었다. 잔나비의 흥행 요인은 무엇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레트로한 멜로디에 시적인 한글 가사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밴드 이름부터 원숭이의 순우리말인 잔나비를 쓰는 것에서 이들의 남다른 한글 사랑을 느낄 수 있다.

 

 


DAY6(데이식스) "녹아내려요" M/V 영상 갈무리 

ⓒ youtube.com/@DAY6Official(데이식스 유튜브 채널) 

 

데이식스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최초로 선보인 밴드 그룹으로 밴드 음악의 대중화를 이끄는 주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로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이들은 '역주행 신화'로 더 유명하다. 발매 당시보다 훨씬 인기를 끌며 각종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는 모습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자연스럽게 이들의 매력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예뻤어>,<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좋아합니다>, <녹아내려요> 등, 최근 발매곡부터 데뷔 초 발매곡까지 고루 사랑 받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람들이 이들의 음악에 열광하는 이유는, 곡에서 '청춘'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에서부터 이별까지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빡빡한 현실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현재의 젊은 세대의 모습을 그대로 곡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이들의 노래에서 위안을 받고 힘을 얻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 나서서 그룹의 음악을 홍보하기 시작했고, 역주행의 신화를 쓸 수 있었다. 

 

 

 


유튜브 내 '데이식스 플레이리스트' 검색 결과 화면 

ⓒ youtube.com

 

이런 모습은 소셜미디어에서도 바로 느낄 수 있다. 유튜브 등에서 데이식스를 검색하면 이들의 인기곡을 모은 플레이리스트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팬들의 노력 덕분에 이제는 음악 방송에서 1위를 하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월드투어를 진행하며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홀리고 있다.

 

이들의 행보에 힘입어 엔플라잉(N.Flying),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 등과 같은 그룹들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밴드 그룹의 멤버들이 아이돌처럼 육각형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려한 외모, 작사·작곡 능력, 뛰어난 보컬 실력, 그리고 다양한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이들이 밴드를 구성하면서 대중적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 pexels.com/ko-kr/photo/19960865/ 

 

몇 십년 전 전성기를 구가했던 밴드 음악과 지금의 밴드 음악을 비교한다면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록과 헤비메탈처럼 무겁고 시끄러운 음악이 주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그보다 듣기 쉬운 팝 스타일의 경향이 느껴진다. 이런 차이점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요즘 사람들이 귀가 듣기 편한 음악을 선호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밴드 그룹들이 무조건 가벼운 음악을 선보인다고 정의 내릴 수는 없다. 실리카겔처럼 무겁고 강렬한 음악을 선보이면서도 인기를 얻는 그룹도 있기 때문이다. 실리카겔 이전부터 인디 밴드계를 이끌었던 국카스텐(Guckkasten)이나 노브레인, 크라잉넛 등 또한 파워풀한 음악을 선보여왔다. 밴드마다 추구하는 방향성과 음악들을 생각한다면, 밴드 음악에는 다른 장르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개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 pexels.com/ko-kr/photo/fogs-354304/ 

 

이처럼 밴드 음악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 그리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녹아든 레트로의 열풍이 조합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음원 파일 대신 LP 판으로 음악을 듣는 이들, 컴퓨터로 만들어낸 음향 보다 사람이 직접 기타와 드럼 등과 같은 악기들을 연주하여 조화를 이루는 소리를 좋아하는 이들, 남들과 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밴드 음악은 그야말로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음악 장르의 다양성은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페스티벌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페스티벌에 밴드 그룹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도 이런 흐름에 따른 것이다.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밴드의 음악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더불어 새로운 창작의 영감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밴드 붐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그리고 계속 이어질 것이다. 

 

 

박민정(국내)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현)프리랜서 패턴디자이너
(현)디자인프레스 온라인기자
(현)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전)삼성전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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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음악트렌드 #밴드 #K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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