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은 특정 산업과 그 기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세대가 변화하고 흐름이 바뀌면서 미술품 시장 또한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미술품 거래 시장은 과거에 한정된 고소득층에게만 열려있다고 보여졌으나 근래에 들어서는 비교적 경제력이 적은 젊은층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시장이 되었다. 이 변화의 기본에는 공유경제와 보편적인 기술의 발전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미술품 경매부터 요즘의 미술품을 소유하고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1. 전통적 미술품 경매 방식
과거부터 이어져 온 대표적인 미술품 거래 방식은 경매를 통한 판매다. 대표적인 경매사로는 서울옥션과 크리스티, 소더비 등이 있으며, 이들은 라이브 경매와 온라인 경매를 병행하며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희소성이 높은 작품의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며, 컬렉터들이 직접 경쟁하여 낙찰을 받는 특징이 있다.
대게 고소득층, 중장년층, 전문직 종사자들이 참여하여 경매를 진행해왔으며, 이는 높은 초기 자본이 필요하고 오랜 경험과 미술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라는 시간적 여유와 경제적 요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술품 경매는 희소성 높은 작품을 획득하고 그 과정에서 미술품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하게 되며, 전세계적으로 명망이 높은 글로벌 경매사의 브랜드 신뢰성을 기반으로 투자 안정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작품의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소유권이 명확하다.
하지만 초기 투자 금액이 커서 소액 투자자에게는 부담이 있으며, 경매 과정을 잘 알고 미술 시장에 대한 일정 수준의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진입장벽이 있다. 또, 경매사를 통해 진행하는 만큼 낙찰 수수료가 높고 세금이 발생한다.

미술품 경매 (출처: sortheby’s https://images.app.goo.gl/BsUYDSj3eE79LMJt6)
2. 분할 소유 방식 (Fractional Ownership)
최근에는 미술품을 여러 명이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는 분할 소유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 방식은 블루칩 아트를 포함한 고가의 작품을 조각 형태로 나누어 소유권을 분배하며, 투자자들은 소액으로도 미술품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테사(TESSA)와 같은 플랫폼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부 작품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일정 기간 후 재판매되기도 한다.
2030세대의 젊은 층, 중산층 투자자, 직장인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소액 투자로 고가 미술품 시장에 접근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주식 투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거래되며, 보관 부담이 없다. 미술품의 가치가 오르면 지분을 되팔아서 수익 실현이 가능하여 일종의 주식 거래 방식을 예술 산업에 가져온 것으로 생각할 수 있어 이해가 쉽다. 작품을 직접 보관하고 유지보수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반면, 실물 작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기 대문에 작품을 직접 감상하거나 전시할 수 없다. 또, 지분을 소유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가치 상승에 따른 수익 실현 측면에서 수익률이 높지 않을수 있다. 이 방식 또한 플랫폼을 통한 거래로 수수료가 발생하며, 플랫폼의 거래 방식에 따라 투자 방식 또한 단기간에 변화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투자하려면 예의 주시가 필요하다.

미술품 분할 소유 플랫폼 Tessa (출처: https://tessa.art)
3. 블록체인 및 NFT 기반 미술품 거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미술품 거래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NFT(대체 불가능 토큰)를 활용한 디지털 아트 거래는 이미 활성화되었으며, 최근에는 실물 미술품도 블록체인을 활용해 소유권을 증명하고 거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토큰화된 플랫폼이 미술품의 소유권을 토큰화하여 안전하고 투명한 거래를 지원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20~30대, IT 업계 종사자, 크립토 투자자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전통 미술 시장보다 디지털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NFT 시장은 변동성이 크지만, 빠른 거래와 높은 유동성을 제공한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특성상 소유권이 투명하게 관리되어 안심할 수 있으며, 일부 NFT는 로열티 지급 기능이 있어 작가가 계속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NFT 시장은 아직 큰 변동 가능성이 있으며 그에 따라 가격 하락 가능성도 존재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전통적인 미술 시장과 NFT의 현대 기술의 만남으로 인해 NFT 작품의 가치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한 편이다. 또,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해서 완벽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 플랫폼에서 보안 문제와 논란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NFT 작품 판매 (출처: https://superrare.com)

NFT 플랫폼 시장점유율 순위 (출처: https://ninjapromo.io/top-20-nft-marketplaces)
4. AI 및 데이터 기반 미술품 추천 및 거래
더 나아가 AI 기술을 활용한 미술품 거래 플랫폼도 등장하고 있다. AI 알고리즘은 작품의 가격 변동, 작가의 경력,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여 투자 가치가 높은 작품을 추천해준다. 예를 들어, 아트비(Artvee)와 같은 서비스는 개인 맞춤형 추천을 통해 컬렉터들이 보다 전략적으로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NFT 거래방식보다는 더 연령대가 높은 30~40대 직장인, 테크 기반 투자자, 금융·데이터 전문가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투자 정보를 제공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이 방식은 전통적인 경매보다 비전문가가 쉽게 미술품에 투자가 가능하며, 데이터 기반으로 시장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금 더 논리적으로 합리적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다. 즉, 거래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예측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AI의 분석이 완벽하지 않은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가격 예측이 빗나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또한 미술 시장의 감성적 가치(작품의 예술성)를 AI가 온전히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기도 하다. 더 나아가 AI 추천에 의한 미술품 거래는 미술품을 예술로서 직접 감상하고 경험하는 감성적 측면의 경험이 소홀해질 수 있는 아쉬움이 있을것으로 보인다.

AI 작품 생성 및 예측 (출처: https://gencraft.com)
5. 구독 및 렌탈 서비스
미술품을 소유하지 않고도 일정 기간 대여해 감상할 수 있는 구독 및 렌탈 서비스도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이나 개인이 특정 기간 동안 작품을 전시하고 교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로, ‘아트앤쉐어(Art & Share)’ 같은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이는 작품을 구매하기 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대중이 미술을 더욱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30대 젊은 층, 스타트업 운영자, 예술 감상을 즐기는 개인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소유해야 한다는 경제적 부담 없이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다. 단기간 미술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특정 작가나 스타일을 시도하며 주기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품에 대한 선호도가 아직 서지 않은 초보자들에게 미술품 구매 전 체험으로써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또 개인적 소장보다는 비즈니스 공간을 보다 감각적으로 꾸밀 수 있어 사업상 용도로 활용하기에 좋다.
그렇지만 작품이 본인 소유가 아니므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없고, 우리가 흔히 알듯 렌탈서비스가 결국 장기적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높게 발생할 수있다. 또, 렌탈을 통해 순환하는 구조이므로 인기 작품이 있는 경우 렌탈 대기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불안정성 또한 존재한다.


그림 렌탈 서비스 (출처: https://www.opengallery.co.kr/rental-service)
미술품 거래 방식은 단순한 경매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경제적 요건, 기술 친화도, 투자 목적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이 선호되며, 미술품 시장이 점점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가 등장하면서 미술품 거래 방식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석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대학원 지식재산 박사 졸업
-KT 융합기술원 연구소 UX 기획가
(현) 현대자동차 차량 소프트웨어개발 연구소 서비스 기획 및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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