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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디자인과 소리

악기는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오며 형태와 기능이 진화해왔다. 특히 현악기의 경우, 음향적 특성과 연주 편의성을 고려한 디자인 변천이 두드러진다. 현악기의 디자인 변천사를 살펴보며 현재의 악기 형태가 자리 잡기까지의 변화를 조명해본다.

현악기의 기원은 활줄을 튕기는 단순한 원리에서 시작되었다. 인류가 활을 사용하던 과정에서, 활의 줄을 퉁기거나 켜면 소리가 난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 현악기의 시초로 여겨진다. 이후, 줄을 길게 늘이고, 공명통을 결합하면서 악기 형태가 발전하게 되었다.

1. 고대 현악기: 단순한 구조에서 시작

현악기의 기원은 기원전 수천년까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활줄을 이용한 단순한 형태로 메소포타미아의 리라(Lyre), 이집트의 하프(Harp)를 시작이다. 나무 프레임에 현을 연결한 직관적인 구조로 음향 증폭을 위한 공명통이 있어 손으로 퉁겨 연주할 수 있는 형태였다. 따라서 초기에는 작은 음량과 단순한 음색을 가졌기에 주로 실내에서 연주했을 것이다. 이후 음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공명통을 추가해서 더 크게 하고, 현의 갯수를 늘려 음역을 넓혔다. 

리라와 하프 (출처:https://images.app.goo.gl/b3ViMUToTC6DjDDa7,https://images.app.goo.gl/8G7ty9n8s7pdq1e69)

2. 중세 현악기: 구조적 정형화

중세 시대에 들어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비엘(Vielle)이나 류트(Lute)와 같이 현악기가 다양해졌다. 이 시기에는 점차 크기와 형태가 정형화 되며, 공명통이 더 정교하게 제작되면서 소리가 보다 풍부하게 발전했다. 손이 아닌 활을 사용하는 기법이 사용되었으며, 나무 재질과 현의 조합이 다양해지면서 악기의 음색도 변화하기 시작한다. 

비엘 (좌, 출처:https://images.app.goo.gl/wiDt9VxvcNYLm2we8)

류트 (우, 출처: https://images.app.goo.gl/5voumf4d788pZ36MA)

3. 르네상스~바로크 시대: 바이올린의 전신과 정형화

르네상스 시대에는 지금의 바이올린의 전신이 된 악기가 등장했다. 비올라 다 감바(Viola da Gamba)가 대표적인 악기이다. 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연주 환경에 맞게 조정되는 시기다. 바로크 시대에 이르러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와 같은 악기 제작자들이 등장하여 바이올린(Violin), 비올라(Viola), 첼로(Cello)와 같은 현악기의 기본 형태를 갖추었다. 

콘트라베이스 (출처: https://images.app.goo.gl/hCmbTn7K4ALtJq6R9)


이 시대에서부터 우리가 흔히 아는 현악기의 F자형 울림구멍(F-hole 이라고 한다)이 생겨 소리의 전달력이 향상되었고, 목재의 건조와 가공 기술이 발전하여 가볍고 강한 구조를 구현했으며, 줄의 장력과 현의 재질이 개선되어 풍부함 음색을 띄게 되었다. 악기의 다양한 기능을 갖추게 되자, 연주자의 감정 표현이 강조되고 오케스트라 연주가 가능해졌다. 

4. 고전주의~낭만주의 시대: 연주지법의 발전과 구조 보강

18~19세기에는 오케스트라가 확장되면서 현악기의 구조적 변화도 함께 나타났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크기는 표준화되었고, 활의 곡선과 길이 고정되어 연주 기술이 정교해졌다. 또 줄감개, 약음기와 같이 다양한 도구가 등장하여 섬세하고 감성적인 음악 연주가 가능해졌다. 반면 강렬한 표현이 강조되던 낭만주의 시대에 더 크고 강한 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의 변화가 일어났다. 이로써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라는 4가지 현악기가 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오케스트라 (출처: https://images.app.goo.gl/iWm9Rn4qyhiwjuKt5)


5. 그리고 현재: 소재의 혁신과 디자인의 다양화

고전주의, 낭만주의 이후 현악기의 형태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20세기에 와서 음악의 장르와 영역이 다양해지면서 소재를 변경한 악기의 재탄생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또, 악기를 제작하는 방식이 기술의 뒷받침으로 발전하면서 악기를 접할 수 있는 일반화, 보급화가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악기의 소재는 기존에 사용하던 목재(단풍나무, 스프루스 등)에서 합성 섬유, 탄소 섬유 등의 새로운 소재를 이용하고, 이는 활이나 현에도 영향을 미쳐 음색이 달라지고 장르에 맞게 변화가 되었다. 대표적인 예시가 전자 바이올린(Electric Violin)이다. 현악기를 전자 악기로 재탄생시키면서 소재의 특성에 맞게 현대적 디자인을 다양하게 입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소리를 증폭해 락, 재즈, 팝 등의 장르에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전통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실험적 모델이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전자 바이올린 (https://images.app.goo.gl/FVsujpfVCWnfZo5m7)


6. 새롭게 등장한 악기의 다양성

[전자 현악기]

전통적인 공명통이 없는 디자인으로, 다양한 음향 효과를 적용할 수 있고, 어쿠스틱 바이올린보다 다이내믹 소리를 만들며 이펙트를 통해 새로운 사운드를 창조해낸다. 

[맞춤형 디자인, 인체공학적 개량]

전통적인 바이올린이나 첼로의 구조와 같지만, 연주자의 편의를 고려해 인체공학적 디자인(Ergonimic Design)이 도입되고 있다. 어깨받침과 턱받치의 모양을 연주자의 인체에 맞게 제작하여 연주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장기간 연주에도 피로가 덜하도록 도와준다

Jordan 5-string electric violin (출처:(electricviolinshop.com)

[하이브리드 악기]

이제는 전자악기만이 아닌 전통적인 현악기와 결합하여 하이브리드 악기가 등장하고 있다. 바이올린 내부에 피에조(Piezo) 픽업을 내장하여 어쿠스틱 소리와 전자 사운드를 동시에 활용하는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어쿠스틱 사운드의 따뜻함을 유지하면서, 앰프 연결시 전자 효과를 함께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사운드 조합에 의한 창의적인 연출이 가능해졌다. 

하이브리드 바이올린 (출처: electricviolinshop.com)

 


[새로운 형태의 실험적 디자인]

바이올린의 유기적인 곡선 형태에서 벗어나 미니멀하고 독특한 프레임 구조를 가진 실험적인 디자인의 악기도 등장했다. 현대 음악의 소리와 공연 환경에 맞춰 가볍고 유니크한 스타일 구현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즉, 소리에서 시각적인 요소까지 확장한 영역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이제는 기존에 악기에서 나오는 자연 음향을 넘어서, 음향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여 다양한 이팩트와 새로운 음역대의 음향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현대음악의 또다른 형태 (출처: https://images.app.goo.gl/8EwkZshKfXXaH2iL6)

악기는 소리를 표현해내는 과학적인 형태의 도구이기에 악기 디자인의 트렌드는 다른 산업의 트렌드보다는 느릴 수 있다. 음악은 단순한 형태뿐만 아니라 연주자들의 요구와 음향적 필요성, 기술 혁신, 사회적, 문화적 요인이 모두 반영되는 예술의 총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제는 악기 뿐만 아니라, 디지털 효과와 같이 소리를 내는 다양한 방법이 있기에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기술이 발전하면서 AI가 조율을 도와주는 스마트 악기나, 새로운 소재로 만들어진 초경량이면서도 음의 크기는 크게 할 수 있는 등의 새로운 방식으로의 음악을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계윤선(국내)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석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대학원 지식재산 박사 졸업
-KT 융합기술원 연구소 UX 기획가
(현) 현대자동차 차량 소프트웨어개발 연구소 서비스 기획 및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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