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IKEA)는 2014년부터 매년 ‘라이프 앳 홈(Life at Home)’ 보고서를 통해서 전 세계인의 주거 생활을 탐구해오고 있다. 올해의 키워드는 ‘즐거움’이다. 집 안에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요소는 무엇이고, 어떤 인테리어로 ‘즐거움이 가득한 집’을 만들 수 있는지, 라이프 앳 홈 보고서를 통해 알아보자.
이케아(IKEA)는 지난 10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감정적·기능적 요구를 모델화한 8가지 니즈(Needs)를 제시했다. ‘주도권’, ‘편안함’, ‘안정감’, ‘돌봄’, ‘소속감’, ‘즐거움’, ‘성취감’, ‘희망’ 이 여덟 가지는 이케아(IKEA)가 더 나은 삶을 위해 제시한 핵심 요소들이다. 올해는 이 8가지 키워드 중 ‘즐거움’에 주목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케아(IKEA)는 디자인 스튜디오 ‘울리세스 스튜디오(Ulises Studio)’와 협업하여 집 안에 즐거움을 더할 가상의 디자인 컬렉션을 공개하고, 이를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 집에서의 즐거움을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36%)이 즐거움을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지만, 집에서는 이를 자주 경험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문화가 다양해지면서, 사람들의 주거 공간에 대한 인식 또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 갈 생활 공간은 단순히 기능적인 역할을 넘어, 기분이 즐거워지고 머물고 싶게 만드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케아(IKEA) 2024년 ‘라이프 앳 홈(Life at Home)’ 보고서
이케아(IKEA)는 즐거운 공간을 위한 레시피로 다음과 같은 4가지의 키워드로 제안했다. 또한 울리세스 스튜디오(Ulises Studio)와의 협업을 통해 ‘상상의 방’을 주제로 하여, 즐거움을 만드는 6가지 공간을 선보였으며, 이는 실제 이케아의 홈퍼니싱 제품을 활용해 구현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건강과 행복’ 을 목적으로 즐거움을 찾는 인테리어 디자인: 조이스크롤링(Joyscrolling), 글리프레싱(Gleefreshing), 베드로팅(Bedrotting)
우리는 매일 직·간접적으로 소셜 미디어 피드를 접하게 된다. ‘조이스크롤링’(Joyscrolling: 긍정적인 뉴스를 지속적으로 찾아보는 행위)과 ‘글리프레싱’(Gleefreshing: 재미있는 글을 읽기 위해 SNS나 뉴스 등을 반복해서 새로고침하는 행위)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콘텐츠를 찾기 위한 행동이다. 이러한 활동은 적절한 시간을 고려하여 이용한다면,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베드로팅(Bedrotting)’은 침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웰니스 트렌드다. 단순히 누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침대에서 간식을 먹거나 좋아하는 TV를 보고 인터넷을 하는 등 자신만의 편안함을 중심으로 한 ‘셀프 케어’ 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베드로팅(Bedrotting)은 침대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면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웰니스 트렌드이다. |출처: https://www.freepik.com/
울리세스 스튜디오(Ulises Studio)는 솜사탕처럼 푹신하고 부드러운 소재를 적극 사용하여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을 만큼 아늑한 침실 인테리어를 제안했다. 방을 구성하는 여섯 면 전체를 포근한 털 소재로 감싸고, 조명을 최소화하여 마치 어머니의 자궁 속에 들어가 있는 듯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온전히 자기 자신을 돌보며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충분해 보인다.

좌: ‘베드로팅’ 인테리어 ©이케아×울리세스 스튜디오| 우: 아늑한 분위기의 코지 하우스 사례. 출처:http://www.maisonkorea.com/interior
‘놀이와 재미’로 즐거움을 자극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키덜팅(Kidulting)
취미나 놀이, 창의적인 활동은 어른에게도 웰빙을 높이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즐거운 일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 미래,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스트레스 해소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놀이는 인간의 본성입니다. 하지만 근육과 마찬가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죠.
단순한 행동이나 행위를 넘어 하나의 사고방식이기도 해요.
오늘날과 같이 치열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많은 어른에게 놀이는 삶을 경험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는 하나의 방법이 되고 있어요.”
- 엠마 보롤로(Emma Worrollo), 놀이
컨설턴트 -
이케아(IKEA)에서 제안하는 ‘키덜팅(Kidulting)’ 인테리어는 아이들 대상으로 만들어진 활동이나 행사에 어른이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체험형 전시장이나 체험관, 어른들을 위한 볼풀장, 놀이 시설 등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단순한 취미에서 창의적인 표현 방식에 이르기까지, 관심사가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내면에 깊이 잠든 천진난만한 즐거움을 다시 발견하려는 노력이다.
‘키덜팅(Kidulting)’ 인테리어는 간이 텐트처럼 조성한 연출을 통해, 어린 시절 아늑하고 따뜻한 나만의 공간을 찾아다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어린 아이들이 텐트 속에 숨거나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는 행동과 유사하다. 마치 동심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우주선 모양의 등, 따스한 색감의 조명, 그리고 레이어드 된 카펫 연출이 인상적이다.
최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한 방송인 노홍철의 가게 겸 침실 공간도 공간도 이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붉은 계통의 따스한 색감과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소품들을 보면, 그도 ‘키덜팅(Kidulting)’ 인테리어를 추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성과 소속감’으로 즐거움을 이끄는 인테리어 디자인: 도파민(Dopamine), 바이오필릭(Biophilic)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소속감'은 집을 즐기기 위한 중요한 요소다. 사람들은 집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 때 더욱 소속감을 느낀다고 하는데, 이를 테면 물건이나 습관, 또는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공간에 반영할 때 그 소속감을 실현할 수 있다.
'도파민 인테리어'(Dopamine Décor)는 집을 다채로운 컬러, 질감, 패턴으로 꾸미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재미있는 요소들을 더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인테리어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개그우먼 박나래의 집은 도파민 인테리어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그녀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색상과 패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집 리모델링 컨셉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인 것처럼, 동화 속에 나올 법한 다이아몬트 패턴의 거실과 주방 바닥의 타일, 미로의 문을 떠올리게 하는 아치 형태의 문 프레임 등 독특한 요소들이 혼합되어 있다.
이와 반대로 '바이오필릭(Biophilic)' 인테리어는 돌, 나무 같은 자연 소재와 식물이나 자연 채광 같은 자연 요소를 집 안에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하여 차분하고 힐링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상상의 집’을 컨셉으로 한 울리세스 스튜디오는 자연 소재를 비현실적일 정도로 과장하여, 상상의 세계를 현실 공간에 구현했다.
‘소통과 연결’로 즐거움을 잇는 인테리어: 빅 토크(Big Talk)
요즘처럼 점점 분열되고 양극화되는 사회에서는 소통이 줄어들어,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대화, 신체적 접촉, 반려동물 키우기, 식사를 함께하는 등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일상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일상에서 경험하는 물리적 연결이나 온라인상의 연결을 넘어, 우리를 둘러싸고 지탱해주는 커뮤니티로와의 연결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

'빅 토크(Big Talk)' 인테리어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여럿이 둘러 앉아 얼굴을 마주하고 친밀한 소통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공간을 계획하고 연출하는 것이다. 이 인테리어는 주로 대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도록 공간 배치와 가구 디자인에 신경을 쓴다.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조명은 부드럽고 은은하게 설정되며, 소음이나 방해를 줄이기 위한 독립적인 공간이 강조되기도 한다.
'빅 토크(Big Talk)' 인테리어는 사람들이 소통을 통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현대적인 주거 공간에서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대개 거실이나 라운지 공간에서 많이 활용되며, 사람들 간의 친밀감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에 적합하다.
이케아(IKEA)는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에는 작은 즐거움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고 강조한다.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서 무엇이 즐거움을 주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이해하고 변화를 시도하려는 노력만으로도 전반적인 건강과 행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자료 >
- 이케아(IKEA)_'라이프 앳 홈(Life at Home)’ 보고서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실내디자인 학사 졸업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실내디자인 석사 졸업
-2023 굿디자인어워드(GD) 심사위원
(현)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책임 디자이너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