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일, 경기도 과천시에 새로운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이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경기도 광명에 있던 '호반아트리움'이 이전한 것이다. 호반아트리움은 호반문화재단이 처음으로 선보인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함께 경험하는 예술'을 지향하며 설립되었다. 4년 동안 광명에서 지역 사회와 예술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했던 이 공간이 과천에서 어떤 영향력을 보일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박민정
'아트리움'은 고대 로마 건축에서 유래된 단어로, '중앙 정원'을 의미하는 건축 용어이다. 이 용어에 걸맞게, 호반아트리움은 정적인 미술관의 형태에서 벗어나 관람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예술을 강조해 왔다. 공연을 비롯하여 다양한 클래스와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다채로운 문화 예술 활동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예술가들에게 중요한 전시와 공연의 기회를 제공했으며, 대중에게는 풍성한 문화적 경험을 선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덕분에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친근하고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자리 잡는 동시에 더 나아가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문화적 영향을 선사했다는 평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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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으로 이전한 호반아트리움은 총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관은 2층부터 있으며, 3층은 전시관 및 강연과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호반아트리움의 매력은 개관전 《단초의 구(Circular Basis)》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예술가와 관객 간의 새로운 만남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4월 2일부터 6월 8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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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제목에서 '구(球)'는 둥근 공의 형태를 일컫는다. 그와 더불어 우주나 창조 현상 전체,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데에도 쓰인다. 시대를 불문하며 탄생과 소멸을 반복해온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궤도는 미술사 내에서 작품의 형태를 띤다. 전시에서는 이런 개념을 기반으로 누구나 알 수 있는 대가의 작품에서부터 실험적인 매체를 통해 예술의 확장을 모색한 작품까지 아우르며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를 위해 호반문화재단의 소장품 둥 의미 있는 미학적 서사를 담아낸 작품들을 중심으로 국내외 작가 34명의 작품 40여 점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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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입구부터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의 향연이 이루어진다.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정적인 예술 관람 방식에 도전을 던진 아니쉬 카푸어(Anish KAppor)의 작품을 시작으로, 마크 샤갈(Marc Chagall), 데렉 포저(Derek Fordjour), 코헤이 나와, 조지 콘도(Goerge Condo), 헤르난 바스(Hernan Bas),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 쿠사마 야오이, 앤서니 카로(Anyhony Caro) 등의 작품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각 작품에 대해 충분히 사색할 수 있도록 작품 간의 거리를 둔 점이 인상적이다. 그와 더불어 주목할 만한 작품에 작가의 말을 더해 그 의미를 곱씹어 볼 수 있게 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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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으로 이어지는 전시관에서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둘러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한국적인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는 이우환 작가의 작품부터 김창열, 윤형근 작가 등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이 세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 해도 이곳에 올 의미는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세계를 감동시킨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이 담긴 작품을 보며, 문득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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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분단국가의 상흔을 보여 주는 이수경 작가의 조각 작품, 한지를 통해 달동네의 풍경을 따스하게 담은 정영주 작가의 작품과 더불어 이대원 작가의 화사한 풍경화 등이 어우러져 한국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서양의 작가가 흉내 낼 수 없는 한국 작가들만의 특성이 고루 느껴지는 전시관에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첫머리'라는 뜻을 가진 '단초'를 초월하는 심도 있는 미적 경험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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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설립된 호반문화재단은 '지속 가능한 문화 예술 생태계 구축'이라는 목표와 '문화 예술의 가치가 발현되는 열린 플랫폼'이라는 비전 아래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재단은 모두를 위한 예술을 지향하며 지역·계층 간 격차를 줄여 누구나 문화 예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기여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예술공작소', 청년 작가 발굴을 위한 'H-EAA', 중견·원로 작가를 지원하는 '호반미술상', 창작공간 'H아트랩'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호반아트리움 또한 이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써, 앞으로 과천 지역 사회의 문화 예술 저변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단초의 구(Circular Basis)》
경기 과천시 사기막길 71-7 호반아트리움
화-일요일 10:00-18:00(입장마감 17:30)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무료
https://www.instagram.com/hoban_artrium/
https://hobanartrium.co.kr/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삼성전자 근무
(현) 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 디자인프레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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