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교육이 본격화된 것은 2010년대 이후지만, 그 전부터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래밍 교육 시도는 꾸준히 있었다. 대표적인 초기 사례로는 1967년 MIT에서 개발된 LOGO 언어가 있다. 이 언어는 '거북이 그래픽'이라는 방식으로 아이들이 단순한 명령어를 입력해 선을 그리고 도형을 완성하며, 기초적인 알고리즘 사고를 익히도록 했다.
이후 2000년대에 등장한 Scratch는 드래그 앤 드롭(drag and drop) 방식의 시각적 프로그래밍을 통해 코딩의 문턱을 대폭 낮췄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부터 초·중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실과' 또는 '정보' 과목으로 코딩이 포함되며, 디지털 소양의 기초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닌, 디지털 환경에서 생각하고, 창조하고, 문제를 푸는 방식을 배우게 하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코딩 교육 디자인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이제는 생활 모든 것들이 디지털인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코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 소양으로 떠올랐다. 단순히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 문제 해결 능력, 창의력 등 다양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의 도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추상적인 개념이 많고 접근 장벽이 높은 코딩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려면, '사람 중심의 사고 방식'인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를 기반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설계가 필수적이다.
디자인 사고로 본 코딩 교육의 구조
디자인 사고는 사용자의 공감을 출발점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아이디어를 도출한 뒤 이를 프로토타이핑하고 테스트하는 5단계 프로세스인데, 이 과정을 코딩 교육 프로그램에 적용해 볼 수 있다.
공감(Empathize):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문제를 찾아 함께 이야기하며 출발점을 설정한다. 예를 들어, “강아지에게 밥을 주는 자동 기계를 만들자”와 같은 구체적인 생활 주제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다.
문제 정의(Define): 아이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사용자(자신 또는 친구, 가족)의 입장에서 명확히 정의하고,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목표를 설정한다.
아이디어 도출(Ideate): 스토리보드, 그림, 블록 코딩 도구 등을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시각화한다.
프로토타입(Prototype): 아이디어를 실제 블록코딩(Scratch, Entry 등) 또는 피지컬 컴퓨팅(Micro:bit, Arduino 등)으로 구현하여 동작을 실험한다.
테스트(Test): 친구 또는 선생님과 함께 실험해보고, 피드백을 통해 코드를 수정하고 기능을 개선한다.
디자인 사고 단계 |
코딩 교육 단계 대응 |
교육 방식 설계 포인트 |
공감(Empathize) |
문제 탐색, 사용자 이해 |
아이들이 관심 가지는 문제를 중심으로 출발 (예: 반려동물 밥 주기 자동화) |
문제 정의(Define) |
목표 설정 및 요구사항 정리 |
목표 기능 정의: 누구를 위한 어떤 문제를 해결할까? |
아이디어 도출(Ideate) |
코드 구조 구상, 기능 구성 |
블록 코딩, 그림, 스토리보드 등으로 아이디어 시각화 |
프로토타입(Prototype) |
코드 작성 및 동작 실험 |
시뮬레이터/로봇 키트 등을 통해 직접 동작 확인 |
테스트(Test) |
동료 피드백 및 반복 개선 |
친구와 함께 실험, 코드 수정, 새로운 기능 추가 |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코드 암기가 아닌, 문제 해결의 과정으로 코딩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아이의 이해를 돕는 디자인 전략
■ 직관적 인터페이스 설계
블록 기반 코딩 툴은 텍스트 언어의 문법적 허들을 제거하고, ‘조건→반복→동작’ 같은 코딩의 핵심 논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아이들의 두뇌에 자연스럽게 논리 흐름 구조를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 놀이 기반 학습
게임화(Gamification)를 적용하여 배지, 점수, 챌린지 미션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도전과 성취의 사이클을 경험하게 한다. 특히 반복 실패 후 성공을 경험할 수 있는 구조는 자기주도 학습을 이끌어낸다.
■ 스토리텔링 중심 구성
코딩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될 수 있도록 “미로 탈출”, “나만의 애완로봇 만들기” 등 스토리를 중심으로 코딩을 진행한다. 아이들은 이야기 속에서 캐릭터를 조작하고 감정을 이입하며 더 높은 집중력을 보이게 된다.
교육 전달 방식의 설계 특징
시각 중심 설계: 복잡한 개념을 그림, 애니메이션, 피지컬 도구로 설명하여 직관적 이해를 유도
모듈형 커리큘럼: 컴퓨팅 사고 → 알고리즘 이해 → 조건문 → 반복 → 제어 및 센서 → 프로젝트 완성까지 점진적 확장
협업 기반 학습: 2~3명이 한 조가 되어 협력하고 발표하면서 사회성 및 발표력을 함께 키움
실시간 피드백: 선생님의 코멘트 외에도 친구들의 리뷰 및 테스트를 통해 코드의 구조 개선을 유도


어린이 코딩교육 교재 (출처: https://blog.naver.com/gjswnsdl07/221057533940)
디자인 사고 기반 사례 분석
[Google CS First]
구글이 개발한 초등/중등 대상 무료 코딩 교육 프로그램으로, 스토리텔링 기반의 미션 중심 학습을 통해 디자인 사고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유튜브 기반 튜토리얼을 통해 동기 유발을 유도하고, 프로젝트 중심의 학습을 장려한다.



코드로 구글 이미지 만들기 (출처: google CS First)
[코드잇 유스(Codeit Youth)]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메타버스 기반 교육 플랫폼으로, 실제 교실을 디지털 세계에 구현하여 학생들이 직접 가상공간에서 코딩을 수행하고, 결과를 즉시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구성했다. 실시간 피드백이 강점이다.
코딩 교육 이후, AI 리터러시 교육으로의 확장
코딩 교육은 단지 ‘언어’를 배우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데이터, 알고리즘, 센서, 네트워크 등 다양한 디지털 구성 요소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제는, 이 흐름이 “AI 교육(AI Literacy)”로 이어지고 있다.
코딩 다음의 흐름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므로, 데이터를 수집·정리·해석하는 기본기가 필요하다.
모델을 이해하는 감각: 아이가 직접 간단한 이미지 분류 AI를 만들며, AI의 ‘판단’과 그 한계를 이해할 수 있다.
윤리와 활용의 균형: AI의 편향 문제, 프라이버시, 저작권 등 기술을 넘은 인문적 사고도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흐름
EBS ‘AI 융합 교육 프로그램’ 시범 운영
AI + 코딩 키트를 활용한 초등 프로젝트형 교육
‘나만의 챗봇 만들기’, ‘AI 작곡 체험’, ‘AI 화가와 협업하기’ 등의 활동
이처럼, 코딩 교육은 곧 AI 활용과 제작의 기본 체력이 되며, 미래 교육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디자인 사고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출발해 그들의 언어로 코딩을 구성하게 한다. 이 접근법은 단순한 '기능' 중심이 아니라, 코딩이라는 도구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협력하며 배우는 ‘태도’를 길러주는 데 중점을 두고있다.
앞으로의 교육은 무엇을 가르칠지가 아니라, 어떻게 사고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디자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교육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보다, 어떻게 사고하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코딩은 문제 해결력, 디자인 사고, 협업 역량, 디지털 소양을 통합적으로 길러주는 도구이며, 나아가 AI와 연결되는 미래 기술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교육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보다 중요한 “교육 경험의 ‘디자인’”이 필요하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출발하여 놀이, 협업, 실험, 반복으로 구성된 교육 프로그램이야말로, 다음 세대를 위한 진짜 교육 혁신이라 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석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대학원 지식재산 박사 졸업
-KT 융합기술원 연구소 UX 기획가
(현) 현대자동차 차량 소프트웨어개발 연구소 서비스 기획 및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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