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의 취미 활동은 예전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러닝을 비롯한 운동, 아웃도어, DIY, 독서, 게임, 여행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누려야 하기에 오히려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중에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취미활동은 '여행'이 아닐까 싶다. 일상과 다른 환경에서 색다른 경험을 누리는 일은 언제나 신선하고 즐겁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의 짜릿한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특히 해외여행이라면 챙겨야 할 일들이 더욱 많아진다. 비행기 티켓부터 숙소 예약은 물론이고, 현지에서 이용할 교통수단까지 미리 알아봐야 한다. 여행자 보험, 환전 정보를 포함하여 여행지의 다양한 정보를 조사하는 일도 필수다. 이런 준비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져 오히려 여행의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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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선택과 결정이 어렵고 번거롭게 느껴지는 이들에게 '패키지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패키지여행은 어르신들을 위한 관광이라고 여겨졌으나, 이제는 MZ 세대들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분위기이다. 이미 짜여진 여행 계획을 보고 원하는 여행을 선택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혼자서는 도전하기 힘들 소도시 탐방이나 남미, 이집트 같은 난이도가 다소 높은 여행지도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여행사들 또한 다양한 여행 상품을 기획하며 젊은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중이다.
여기에 현재 사회 전 분야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더해지며 여행 준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I는 개인의 성향과 그동안 즐겨왔던 여행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여행 정보'를 제안한다. 일정을 짜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에게는 교통, 숙소, 관광지를 한데 묶어 패키지 형태로 추천하기도 한다. 이처럼 AI는 여행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마이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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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설립된 스타트업 MYRO가 2019년 'AI 여행 플래너 서비스'인 마이로(MYRO)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구글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수집된 전 세계 25만 건의 장소 데이터와 자체 개발한 AI 엔진을 기반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여행 일정을 제안한다. 이용자는 그저 가고 싶은 장소와 일정만 장바구니에 담듯이 선택하면 된다. 이후 AI가 모든 조건을 고려해 최적의 일정을 몇 분 만에 자동으로 생성해 준다.
마이로의 강점은 '편리함'에 있다. 기존 여행 플래너 서비스는 사용자가 직접 여행 장소의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며 세부 일정을 조정해야 했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장소만 선택하면 AI 알고리즘이 운영시간, 휴무일, 브레이크 타임 등과 같은 정보를 파악해 일정을 세세하게 조정해 준다. 시, 분 단위로도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AI콕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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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는 2022년부터 국내 여행 정보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여행 코스 추천 서비스 ‘여행콕콕’에 AI 기술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소셜미디어와 OTT 등에서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가 보편화되는 흐름 속에서 국내 여행 분야에서도 보다 정확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탄생했다. 여행콕콕은 'AI콕콕’, ‘AI콕콕 플래너’, ‘핫플콕콕’ 세 가지의 서비스로 구성된다. 관광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4만여 개 여행지 정보(POI)와 내비게이션, 공공포털 데이터 등과 같은 정보들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용자의 활동 데이터(검색, 클릭, 좋아요 등)가 적용되어 여행지 추천이 진행되고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AI콕콕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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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콕콕에서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이용한 활동 내역을 바탕으로 관광지와 맛집을 추천해 주고, AI콕콕 플래너에서는 여행 목적과 상황 등을 기반으로 한 여행 일정을 제안한다. 핫플콕콕에서는 관광 빅데이터 정보로 분석한 실시간 지역별 핫한 여행지와 맛집이 소개된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국내에서 유명한 관광지는 물론이고 최신 트렌드에 맞는 여행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으며, 여행 계획을 세우는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서울관광재단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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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광재단은 올해 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맞춤형 서울 관광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비짓서울(Visit Seoul) 여행 플래너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 이번 서비스는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과 개별 관광객(FIT)이 증가하고 있는 관광 트렌드를 반영하여 관광객들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AI 챗봇 형태로 기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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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비스는 비짓서울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관광 정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 통합검색 기능부터 ‘진행 중인 전시·공연·축제·행사’, ‘사용자 맞춤형 일정 추천’까지 서울 관광에 특화된 컨시어지 역할을 수행한다. 그와 더불어 서울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비짓서울의 약 3만 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뢰성 있는 답변을 생성하여 5개 어권(국문, 영문, 중번, 중간, 일문)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이 서비스를 통해 서울을 접하고 방문할 수 있도록 2025년 내 운영 플랫폼을 앱에서 홈페이지까지 확장하고 러시아어, 말레이어를 추가 지원하여 어권을 7개까지 확대하여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AI 기술도입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놀유니버스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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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놀자, 인터파크, 트리플이 합병한 기업 '놀유니버스(NOL UNIVERSE)'가 여행 일정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규 서비스는 초개인화 여행 플랫폼 '트리플'의 일정 기능을 활용해 고객이 편리하게 개인화된 여행 일정을 계획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왕복 항공권 구매 시 일정판이 자동 생성되며, 숙소 예약 시 숙소 정보가 일정에 자동 연동되는 등 편의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 또한, 지도와 연동돼 이동 동선을 살펴볼 수 있으며 장소 간 거리도 자동 계산돼 동선을 계획하기 편하게 돕는 등의 기능도 선보였다.
이 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AI를 활용한 추천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여행 날짜 별로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추천 장소를 제안하고, 사용자 취향과 선호도를 기반으로 한 추천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행 계획부터 예약까지 원스톱으로 완성할 수 있어 여행 플래너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연정 놀유니버스 투어엔터 최고제품책임자는 “NOL이 여행 준비 단계부터 현지에서까지 고객 여정을 심리스하게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 이번 서비스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여정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지속 고도화하며 여행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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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는 언제나 그림자가 존재하듯이, AI에게도 단점은 존재한다. AI 플래너의 기능은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선사하지만, 여행지 추천이나 일정 생성에 오래된 지역 데이터나 부정확한 정보가 활용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 발생할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예약 시 입력되는 개인 정보가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은 해당 서비스에 신뢰감을 낮추는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이런 문제들은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주목할 점은 AI가 열어가는 새로운 가능성이다. 여행객의 취향과 관심사에 기반하여 일정을 구성하고, 현지 날씨와 여행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여행 상품을 추천해 줄 수 있다. 이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AI는 이를 실시간으로, 무엇보다도 개인을 중심으로 최적화된 결과물을 제안할 수 있다. 이런 강점 덕분에 여행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점차 많은 사람들이 AI 여행 플래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여행 산업 전반에도 커다란 변화와 혁신이 찾아올 것이라 본다.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삼성전자 근무
(현) 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 디자인프레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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